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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레지던스 사업, 돛은 내린 채 순풍 기다리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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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1323
내용

올해도 어김없이 경남에 레지던스 사업이 열립니다. 올해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진행될지 벌써부터 구미가 당깁니다.

지난달 24일 심사를 통해 선정단체를 발표했습니다. 경남문화예술연구원(마산아트센터), 구복예술촌, 대안공간 마루, 대산미술관, 정수예술촌, 경남국악단, 경남전업작가회, 창원아트센터에게 기회가 주어졌네요.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선정된 단체가 5개입니다.

지난해 가뿐히 심사를 통과했던 연극단체의 몰락은 예상외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지난해 선정된 연극단체가 모두 중앙정부의 예산으로 진행되는 레지던스 사업에 뽑혀 중복지원이 안되어서 생긴 오해일 뿐입니다. 연극과 문학이 차지했던 빈자리에 미술단체와 국악단체가 당당히 들어왔습니다.

 

지난해 경남에서 벌어진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전국 단위 평가에서 최우수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내년에는 1억 원 증액 편성이라는 선물까지 받았기 때문에 더욱 행사가 풍성해질 듯합니다.

◇제자리서 먼 그림(?)그리기 = 심사평점에서 첫 순위를 받은 마산아트센터는 올해도 자연생태문화공간을 모티프로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환경미술전을 중심으로 지역주민 커뮤니티 활동 프로그램으로 동네벽화제작과 지역청소년 예술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특히 귀촌인을 대상으로 한 지역 커뮤니티 활동이 가장 눈에 띄는군요.

2순위의 구복예술촌의 올해 프로그램 모토는 '뉴 프런티어'입니다. 젊은 작가 발굴에 강한 개척정신을 쏟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어떤 작가가 선정될지가 프로그램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2010년 1기 선정작가 초대전'은 고생했던 작가들에 대한 보은의 성격이 강한 듯합니다. 지난해 인상 깊었던 세미나가 올해는 어떤 주제로 열릴지도 지켜보아야겠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과 중국작가들을 초대해 석달 동안 동고동락하는 아시아 아트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는 대안공간 마루의 행보는 당대적으로 전위적입니다.

옛 마산의 창동 빈 점포나 돝섬을 아지트삼아 미술이벤트를 벌이겠다는 '속셈'입니다. 선진국 등에서 예술가들이 빈 공장 등을 점거해 예술의 씨앗을 뿌렸듯이 말입니다.

창원대산미술관과 정수예술촌은 농촌지역 예술단체답게 지역 공동체와 스킨십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 눈에 띕니다. 벽화그리기나 솟대 등 조형물 제작과 다문화가정 예술체험 교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일한 비시각예술단체인 경남국악단은 판소리, 민요, 가야금, 타악으로 구분해 국악을 통한 소통을 주제로 '웰빙국악하우스'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연습실이 될 창동예술소극장에 불 밝히는 날이 늘어날 듯합니다.

경남전업작가회는 거제에 베이스캠프를 차립니다. 거제 GP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되는 사업은 인간+자연+환경을 주제로 시민들과 공동설치창작품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진해역 구내에 있는 창원아트센터는 체험교육시설을 위주로 한 시민과의 소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벽화와 바닥그림 프로젝트와 어린이 미술체험 교실도 있네요.

◇문제는 산 넘어 물이다 = 이제 시작하는 올해 사업에 재를 뿌릴 생각은 없지만 우려하는 문제는 산적합니다.

첫째는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벌어지는 바람에 일반인의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이는 경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레지던스 사업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외국과 달리 국내 레지던스 시설의 대부분이 땅 값 싼 오지로 밀려나 생긴 현상입니다.

모든 문화사업이 서울로, 도심으로 쏠린 것에 비하면 레지던스 사업은 농촌으로 쏠림이 강합니다. 적절한 분배가 필요하다는 이유 일테지요.

"시장에 숨어서 할지언정 관객에 둘러싸인 곳에서 레지던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고 싶다"는 한 미술인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정주형 프로그램의 한계입니다.

도 문예진흥기금처럼 소액다건 사업이 아닌 것을 인식하고서도 8개 단체가 선정되어 예산을 나누다보니 대다수의 단체들이 절름발이 사업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른 광역단위 레지던스 사업이 3개 단체 정도가 뽑힌 이유를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심사과정에서도 선정단체 수를 놓고 심사위원간 얼굴을 붉힌 일이기도 합니다. 6개 단체를 뽑기로 했다가 7순위 단체를 구제해주기로 하면서 공동 7등으로 두 단체가 늘어나면서 예산도 나누기 되었던 일입니다. 지난해 심사 때 잡음이 일면서 두 차례에 걸쳐 선정단체가 꼽혔던 것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피드백이 안 된 점입니다. 경남문화재단은 2010년 사업이 끝나고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단체장을 모아서 평가회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나온 이야기들 중 중요쟁점은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또 식사비 지원이 안 되고 식자재 구입비만 지원된 점도 예술가들의 대외 활동을 간접적으로 막고 있습니다. 단체에서 스스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 뻔한데도 말입니다.

이전 평가가 다음 평가의 기준이 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전년도 사업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면 다음 선정 심사 때 가산점을 받아야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야 계속사업의 판단기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신규 단체는 사업의 타당성을 주요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될 일입니다.           여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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