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권 신공항 문제로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이 어수선하다. 최근 신공항과 관련한 토론회에서 공항 입지 가운데 대산면을 포함하는 안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제안이 현실화하면, 대산면 주민 대다수는 농경지 등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
이를 우려해 대산면 주민들은 지난 4일 '남부권 신공항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대산면 이장협의회, 새마을금고, 120 자원봉사대, 청소년지도위원회, 청년회 등 모두 22개 사회단체가 참여한다. 대산면 곳곳에 비대위에서 내건 '남부권 신공항 대산면 선정 기준 결사반대한다'라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대산면은 면적 33.82㎢, 38개 마을로 인구가 7800여 명이다.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일대 전경./박일호 기자 |
김봉석 비대위원장(이장협의회장)은 12일 "대산면 전체가 공항 부지에 들어가는 안이라고 한다. 대산면민들이 그냥 있어서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며 "진짜 공항이 들어온다면, 비상대책위가 나서서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신공항 입지를 두고 경북에서 경남 쪽에 관여한다. 우리 지역을 넣어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한 마디 상의 없이 자기 이익에 눈이 어두워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마땅하지 않고 불쾌스럽다"며 "구미 전자공단에 물류비용이 많이 들어 신공항을 지어야 한다는데, 비용을 아끼려면 자기 지역에 지으면 되지 않느냐. 이곳에서 자손대대로 뿌리를 박고 살아왔는데, 이건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비대위는 공청회 등을 통해 반대 의견을 나타낼 예정이다.
대산면의 반발은 앞선 토론회가 계기가 됐다. '남부권 신공항 조기 건설의 필요성과 최적 입지 검토'라는 주제로 지난달 23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경일대 김재석 건설공학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평야지대인 창원 대산면에 활주로를 건설하면 공사 기간이 8년으로 예상돼 15년 가덕도보다 훨씬 개항 시기가 앞당겨진다. 접근성, 항공 수요, 지형 장애물 등 모든 항목에서 우세한 밀양·창원이 최적 입지"라고 주장했다.
토론회 이후 대구상공회의소,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 남부권 신공항 범시·도민 추진위원회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달했다. 이 때문에 대산면 주민들은 공항 입지에 대산면이 포함되는 안이 새 정부 쪽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반발한다.
대산면 신공항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와 대산면 주민자치위원회가 내건 대산면 일대 신공항 선정을 반대하는 현수막. /박일호 기자 |
하지만, 대구상공회의소와 남부권 신공항 추진위 등은 공동건의문에 입지와 관련한 내용이 없다고 해명했다. 경남·대구·경북·울산·호남 등 300여 개 단체가 참여해 2010년 12월 꾸려진 추진위의 이수산 사무총장은 "입지에 대해선 인수위에 건의한 사실이 없다. 민간단체에서 입지를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며 "밀양의 산지 절개 등 문제점이 정부 용역에서도 나와 대산면을 포함하는 안이 나온 것으로 이해한다. 실제 토론에서도 높은 지가, 주남저수지 환경 문제 등 여러 문제점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대구상공회의소 조사홍보부 관계자도 "개인 연구 결과를 밝힌 것일 뿐 공식적으로 대산면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 아니다. 입지와 관련해 새 정부가 국내외 전문가의 공정한 조사로 정한 데 따른다는 원칙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