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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창원아시아미술제 ‘오래된 미래도시’ 전시가 지난 12일 시작돼 27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열린다. 창원아시아미술제 운영위원회가 주관하고 창원미술협회·창원미술청년작가회·(재)창원문화재단 성산아트홀이 공동 주최한 미술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12개국 작가 34개 팀이 참여해 설치·입체·사진·영상 등을 선보이고 있다. 미술제가 열리는 성산아트홀을 찾았다.
세로로 길게 늘어뜨려진 수십 개의 투명한 비닐막이 1층 로비 중심을 차지했다. 비닐막 위에는 가수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가수 강은철의 ‘삼포로 가는 길’ 등 한글 노랫말과 중국어·베트남어 노랫말이 적혀 있다.
리금홍(한국) 작가는 전시에 참여한 나라의 도시를 상징하는 노래를 비닐 위에 잉크로 적었다. 노랫말을 통해 아시아 도시의 기억을 끄집어내고, ‘오래된 미래도시’ 전시로 가는 문을 연다.
“칙칙폭폭~” 하얀 증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증기기관차 소리가 제1전시실에서 나온다. 인도 작가인 지지 스카리아의 ‘프리즘 오브 퍼셉션(Prisms of Perception)’으로 5개의 분할된 화면에 낡은 기차와 최신식 기차가 한몸이 돼 달린다. 동시대에 살고 있지만 각 도시를 가로지르는 기차는 낡은 기차이거나 최신 설비를 갖춘 신식이다.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가 보는 관점에 따라 현대가 아닌 다른 시대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도시에서 보기 드문 굽이진 골목길 같은 전시실이 나타난다. 골목길 사이사이에는 작품이 놓여 있다. 빌딩이 제멋대로 뻗어나가는 마닐라의 현재, 미래 모습을 담은 필리핀 작가인 마크 살바투스의 ‘모델시티’와 서울·도쿄 등 대도시의 풍경을 재구성해 새로운 도시를 만든 백승우 작가의 ‘리이스태블리싱 샷 (Reestablishing shot)’, 빌딩 공사가 한창인 중국 도시를 담은 조우쥔 작가의 ‘버닝 빌딩(Burning Building)’ 등을 볼 수 있다. 고도성장주의, 개발주의 아래 자신의 정체성이 사라져가는 아시아 도시 풍경이 담겼다.
대만 작가인 첸 치에젠의 ‘해피니스 빌딩(Happiness Building I)’은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세상과 삶의 이면을 담은 영상이다. 작가는 사회 여러 계층을 대변하는 젊은이의 삶을 토대로 허구의 시나리오를 구성해 작품화했다. 소통 단절, 소외, 상실감 등이 가득하다.
제2전시실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작품은 중국 작가인 양용량의 작품. 언뜻 보면 한 폭의 전통 산수화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상하이의 고층건물들을 찍은 영상과 전통 산수화를 혼합한 것이다. 작가는 인간이 현재 살고 있는 도시를 재조명하고 대자연 안에서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작고 미약한 것인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제2전시실의 작품은 대부분 개발로 인해 역사가 사라져버린 아시아 도시의 모습이다.
제3전시실과 제4·5전시실은 도시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잡지 <빅이슈 코리아> 관련 작품과 이상엽 작가의 작품이다.
<빅이슈>는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 잡지로 한국에서는 2010년 발간됐다. <빅이슈 코리아>는 경제 활동이 어려운 노숙인에게만 판매권한을 부여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전시실에는 한국에서 발간된 잡지의 아카이브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옆에는 이상엽 작가의 ‘도시의 이웃들’이 전시됐는데,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가수 이효리 등 유명 인사 얼굴 대신 잡지 표지에 도시 비정규직 노동자의 얼굴을 넣었다. 공동체와 이웃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제6·7전시실에는 창원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 있다. 양해광 작가는 창원시가 부락을 이뤘던 시절부터 현재까지 모습을 카메라로 담았는데, 사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일반 2000원·학생 1000원·유아 500원. 문의 055-263-3553.
출처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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