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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임이 분명해 보였다.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아트 바젤의 철저한 기획력, 그리고 중국 작가들의 강세가 돋보이는 자리였다.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 인 홍콩'이 15일부터 18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39개국 245개 갤러리가 참가했다. 한국은 리안, 아라리오 갤러리 등 10곳이 이름을 올렸다.
컨벤션센터 1·3층은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세계적인 갤러리가 모인 '갤러리', 신진 작가만을 위해 5만 5000달러의 상금을 수여하는 '디스커버리(DISCOVERIES)', 아시아 태평양지역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인사이트(INSIGTS)', 대형 조형물을 보여주는 '인카운터(ENCOUNTERS)'가 그것이다.
16일 비가 오락가락하자 많은 관람객은 우산을 쥐고 있었다. 아트페어 관계자는 관람객이 편안하게 전시를 볼 수 있도록 우산과 가방, 옷 등을 따로 보관할 수 있는 장소로 안내했다.
15∼18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 인 홍콩'. /김민지 기자
전시장에 들어서자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다양한 인종과 갤러리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국내 아트페어에서는 '사진을 찍지 마시오'란 문구를 종종 볼 수 있지만 이곳은 관람객이 자유롭게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245개 갤러리 중 50%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갤러리로 꾸며졌다. 아시아, 특히 중국 작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미술평론가 홍경한 씨는 "하드웨어는 서구권, 소프트웨어는 중국으로 양분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마오쩌둥 사망 이후 세계 미술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중국 작가들의 영향력을 감지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면서 "중국은 스케일 내용, 형식 면에서 눈부신 진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아트 바젤 인 홍콩'은 역시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스위스의 아트 바젤이 2012년 기존 '홍콩 아트페어' 지분 60%를 인수해 만든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다. 아트 바젤이 홍콩에서 열리면서 세계 굴지의 갤러리인 화이트 큐브, 가고시안이 홍콩에 분점을 차렸다. 쇼핑 명소인 홍콩이 예술 쇼핑의 천국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15∼18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 인 홍콩'. /김민지 기자
정종효 경남도립미술관 학예팀장은 "명품을 찾아 홍콩으로 향하는 한국의 쇼핑족들도 이제는 옷이나 가방보다 명품 그림을 쇼핑하기 위해 홍콩을 찾고 있다"면서 그 주요 요인으로 △금융 중심지로서 제한 없는 금융 거래 가능 △중국 경제 부상으로 컬렉터층 증가 등을 들었다.
경남을 비롯해 국내 곳곳에서도 아트페어가 열리고 있지만 홍콩, 싱가포르 등에 밀려 존재감이 약한 상황이다. 변화에 대한 고민 없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홍경한 씨는 "기획력, 서비스, 홍보, 참여 화랑들의 질과 양, 전문성 및 전시부스 연출 등부터 내용까지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모습에서 탈피해 더욱 멀리 보는 자세로 다양한 부분에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정종효 팀장은 "경남만이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꼭 아트페어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지역 특성을 살리는 예술 프로젝트로 산업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경남국제아트페어에 조언을 던졌다.
홍콩 아트페어 가보니…'미술품 쇼핑 천국'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447370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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