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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도지사는 솔직했다. '대한민국을 잘 경영해보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숨기지 않았다.
홍 지사는 지난 15일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앞으로 2기 도정이 모두 대선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에도 그는 거리낌이 없었다.
이처럼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이 때로는 정치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때가 많음에도 그는 자신있게 말했다.
홍 지사가 "정치인이 둘러서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것은 나중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나중에 변명할 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데서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홍 지사는 대한민국 경영의 꿈을 밝히면서도, 흔히 정치인이 하는 말처럼 "반드시 내가 돼야 한다" 혹은 "내가 가장 적임자다"라는 표현은 물론이고, 그런 뉘앙스조차 풍기지 않았다.
그는 "세상은 어울려서 만들어가는 거다. 대통령은 한 사람만 된다. 여야를 통틀어 십여 명의 대선 주자가 있지만, 2017년 1월 그해 시대정신에 맞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처럼 2017년에 어떤 상황이 될지,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한 형국이 될지 알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현재 있는 자리에서 주어진 책무에 충실하고 열심히 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다음 자리를 보고 의도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히면서 정치 입문부터 현재 경남도지사까지 정치 행적을 되짚었다.
홍 지사는 보통 정치인이 말하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정치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가족을 보호하고자 정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검사 시절인 1988년 노량진 수산시장 경영권 탈취 사건을 수사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형인 전기환 씨를 구속하고, 광주지검으로 쫓겨갔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와 그 유명한 '슬롯머신' 사건을 맡았다. 평검사 신분으로 고위 간부 검사를 수사했다. 그다음부터 그에게는 검찰 안팎에서 '통제할 수 없는 검사'라는 별명이 붙었고, 급기야는 수사부서에서 배제됐다. 그는 2년을 버티다가 검찰을 떠났다. 서울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는데 매일같이 조직폭력배 등이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가 검사 시절에 구속했던 사람이었다. 집으로도 '아들을 납치하겠다'는 등 협박 전화가 이어졌다.
다시 검사로 돌아갈 길은 없었다. 1996년 정치권을 택했다. 국회의원이 되면 더는 가족을 괴롭히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홍 지사는 "처음 정치 입문은 가족 보호를 위해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인의 책무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당에서 저격수 하라면 저격수 하고, 여야 대치 국면에서 법안 날치기 통과도 했다. 그런 일 때문에 적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은 전혀 없었다. 그 자리에 충실할 뿐이었다. 돌아보면, 그 당시 상대방에게는 내가 배척의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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