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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뉴스 문화·생활 '후원자 마음 잡아라' 예술가들 경쟁 PT 후끈

작성자
박이랑
작성일
201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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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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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290
내용

작가가 경쟁을 벌이며 자신의 작품과 작품 세계를 일반 대중에게 프레젠테이션 하는 일은 흔치 않다. 이 흔치 않은 일이 지난 20일 저녁 창원대 인문대학 11호관 4층의 작은 강의실에서 일어났다. 작품 세계 설명에만 그치는 일이 아니다. 참석자들이 호소력 있게 설명한 작가 가운데 한 명을 무기명 투표로 뽑아서 상금 300만 원과 미국 뉴욕 전시 기회 등을 제공한다. 나머지 작가들에게는 상장과 개인전 개최 시 100만 원을 지원한다. 지난 2013년 생긴 '메디치(MEDICI) 상'을 선정, 수여하는 방식이다.

'메디치상'은 경남 지역 기업가, 법률가, 의료인, 일반 시민 등으로 구성된 메디치(회장 이재철) 회원들이 문화예술인을 후원하고자 만들었다. 이들은 문화의 대중화, 문화인의 창작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 지난 6월 말 미국 탈리아 브라호플러스(Thalia Vrachopoulos) 평론가를 심사위원장으로 한 국외 심사위원들이 메디치상 응모자들 가운데 작가 4명을 1차로 뽑았다. 배달래, 백종기, 장치길, 최대선 작가다. 이 작가들이 이날 발표를 했다.

지난 20일 오후 창원대 인문대학 강의실에서 제3회 메디치상 후보들의 프레젠테이션이 열렸다. 이날 4명의 후보 중 맨 마지막으로 나선 장치길 작가가 자신과 작품을 소개하고, 심사위원과 일반 참석자들은 작가의 발표를 들으며 작품 사진을 보고 있다. /우귀화 기자

작가들은 발표 전 저마다 큰 작품을 2∼3점씩 가져와서 강의실 벽면에 전시했다. 자신을 알리기 위한 홍보 팸플릿과 유인물도 준비했다. 발표 순서는 제비뽑기로 결정됐다. 배달래, 최대선, 백종기, 장치길 작가 순이다. 강의실이 일반인, 작가 가족, 메디치 회원 60여 명으로 가득 찼다. 앉을 의자가 부족해 옆 강의실에서 가져오기도 했다.

배달래 작가는 자신이 펼쳐온 보디페인팅과 비무장지대(DMZ) 등 환경을 소재로 한 작업을 설명했다.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비무장지대 프로젝트를 통해 한반도의 어두운 역사를 드러내고, 자연의 강한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대선 작가는 신문을 소재로 작업을 하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음악을 곁들인 영상으로 설명했다. 그는 신문을 잘게 찢어서 물속에서 두 달 이상 숙성시킨 후 물기를 제거하고 절구에 빻아서 반죽을 해서 캔버스에 바른다고 했다. 나무, 쇠로 된 젓가락으로 직선과 기하학적 무늬를 만들어서 자신만의 역사를 기록한다고.

백종기 작가는 어린 시절 추억의 만화영화 아톰 캐릭터를 만들면서 관람객들에게 친근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빨간 고무장갑을 낀 아톰을 통해서 재밌는 모습을, 루이뷔통을 입은 아톰을 통해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고. 최근에는 로봇의 생각을 자신을 통해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알렸다.

장치길 작가는 초기에는 단군신화, 오광대 굿, 태몽, 보자기, 만다라 등의 작품을 선보이다가, 이후 전통 제복, 풍류 등을 보여주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적인 것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항상 품으면서, 통영의 나전, 오방색, 생명에 대한 상징으로서의 '꽃' 등을 그림에서 보여주고자 한다고 했다.

올해 메디치상 수상자로 선정된 장치길 작가가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작가 모두 작품 설명하는 데 주어진 10분이 전혀 길지 않았다. 긴장감을 보이는 작가들에게 작품 설명 후 질문 시간 10분도 녹록지 않은 시간이었다. 참석자 누구나 질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때 "이 작품이 다른 작가의 작품과 무엇이 다르나?", "여기서 우리도 작가의 설명을 듣지 않고서는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데, 뉴욕에 전시했을 때 어떻게 작품 의도를 전할 수 있나?"라는 등의 '송곳' 질문이 쏟아졌다.

작가와 참석자 모두 긴장 속에 발표가 끝난 후, 일반인은 제외한 회원 20여 명의 무기명 투표로 최다 득표자인 메디치상 수상자와 나머지 우수 미술가상 수상자가 가려졌다.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행사 동안 참석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수상자가 누가 될지 관심을 두고 지켜봤다. 투표는 회원 간 토론을 하지 못하게 곧바로, 빠르게 진행됐다.

올해 메디치상 수상자로는 장치길 작가가 선정됐다. 참석자들은 "아~"하는 탄성을 냈다. 장 작가는 "감사드린다. 작업을 열심히 하겠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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