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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4개 마을 뜻 모아 문화사업 시작… 자연 접목한 예술작품·행사 직접 만들어 눈길
지난 27일 창녕군 우포늪 인근 마을인 대합면 주매마을은 주민 40여 명이 모여 생태문화마을 선포식을 했다. 마을이 지역에 문화를 덧입히는 작업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마을은 앞서 지난해부터 마을의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이를 알려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민들이 지신밟기 풍속을, 올해는 지난 9월 모내기 농요를 재현했다.
◇우포늪 인근 마을, 새로운 문화 '꿈틀' = 이처럼 60·70대가 대다수인 우포늪 인근 마을에서 새로운 문화가 꿈틀대고 있다. 주매마을뿐만 아니라 우포늪 인근 유어면 세진마을, 대합면 신당마을, 이방면 장재마을도 마찬가지다. 세진마을에서는 합창제, 장재마을에서는 '우포늪, 어부의 아내 여성의 삶이야기' 자료집 발간 등을 했다. 세진마을은 '따오기품은 세진마을', 신당마을은 '우포가시연꽃마을', 주매마을은 '교과서에 나오는 반딧불이 마을', 장재마을은 '우포늪 기러기마을'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9월 주매마을 모내기 농요 재현 행사. /(사)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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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열린 세진마을 문화예술잔치. /(사)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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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4개 마을은 지난해 9월 마을 이장, 주민들이 (사)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우포늪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습지의 전통과 삶의 모습을 방문객과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자 한다. 단체를 중심으로 이 마을의 문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우포자연미술여행'에서 우포늪 생태관 앞에 설치된 문병탁 작가 조각작품. /예술을담는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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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미술 등 예술 실험 = 협회는 마을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문화·예술을 만나는 우포늪 생태관광'이라는 행사에 분야별 예술 전문가를 초청해 우포늪과 연계한 예술 활동을 펼칠 방안을 모색했다. 이후 분야별 전시, 공연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지난 10월에 열린 '우포 자연미술여행'이다. 시각예술 분야에서 진행할 수 있는 우포늪 예술 활동을 보여주고자 했다. 예술을담는협동조합, (사)대안공간 마루가 행사를 기획했다. 여기서 문병탁 조각전이 주목을 받았다. 작가는 우포늪 생태관 앞에 나뭇가지로 만든 코끼리 3마리를 설치했다.
예술인들은 자연미술제를 우포에서 보여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봉기 작가가 다른 나라에 설치한 자연미술작품들. 박 작가는 우포에서도 이런 작업이 가능하다고 한다. /박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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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준비한 박봉기(51) 작가는 "우포늪 인근은 주변 환경, 자연과 어우러지는 미술 작품을 펼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주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주변 재료를 이용해 지역민과 자연환경이 어우러지는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전 세계에서 이러한 자연미술 작품 활동을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오고 있다. 우포늪의 갈대, 나뭇가지, 흙 등을 이용해서 지역 주민과 예술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것. 지역 주민이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만드는 미술작품인 만큼 이 현장이기에 가능한 작품이 만들어져서 방문객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봉기 작가가 다른 나라에 설치한 자연미술작품들. 박 작가는 우포에서도 이런 작업이 가능하다고 한다. /박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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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함께 만드는 작품, 참여하고파" = 지역 주민도, 창녕군도 자연 미술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혔다. 노창재(54) 주매마을 이장은 "마을에 수생식물 생태체험장을 만들고 있다. 3만 평가량 된다. 넓은 공간에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이 있으면 경관성, 접근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과 조화로운 작품을 주민이 함께 만든다면 굉장한 명성을 얻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창녕군 생태기획 담당자도 "우포늪을 잘 보전하고 현명한 이용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생태관광을 펼치고자 한다. 지속적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우포미술제를 한 차례 했다. 사진, 문학 등 다양한 분야 예술도 접목하고 있다. 우포늪을 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변을 확대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이곳 우포늪 생태체험장에 다양한 자연미술작품을 설치할 예정이다. /우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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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훈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 사무국장 인터뷰>
-"주민들 참여의지 무척 강해"
- 생태관광이 무엇인가?
"주변 자연을 그대로 두고 잘 보존하면서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광 자원화하는 것이다."
- 예술과 접목한 활동을 펼치는 것 같다.
"기존에 우포늪 인근에서 펼쳐지는 예술 활동이 있었다. 우리는 주민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활동을 하고자 한다. 올 한 해 실험적으로 분야별로 전문가를 초청해 제안을 받았다. 자연, 생태, 문화가 결합하는 활동을 보여주고자 한다."
오상훈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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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이 참여하는 예술 활동을 펼칠 가능성이 보였나?
"그렇다. 여러 분야가 있지만, 그중에 미술 분야가 인상적이었다. 주변에 있는 억새, 갈대를 꺾어서 작가와 함께 주민들이 새 모양 등의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주민이 참여하면 작품 보수도 가능하다. 시골에서 목수 일을 해본 분들은 금방 배워서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주민들도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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