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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창원아시아미술제 큐레이터 공개 프레젠테이션 가보니…

작성자
이효진
작성일
2016.04.06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691
내용

2016창원아시아미술제 큐레이터 공개 프레젠테이션 가보니…

지역청년 작가들 ‘전시기획자’ 데뷔
노순천·박미·감성빈·장건율 작가 ‘청춘’ 테마로
‘독립운동’ 등 패기 넘친 콘텐츠 담아 기대감 높여


기사입력 : 2016-04-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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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경남도립미술관 영상전시실에서 열린 ‘2016창원아시아미술제 큐레이터 공개 프레젠테이션’에서 감성빈 작가가 전시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2016창원아시아미술제 개막을 50여 일 남겨둔 4일 오후 1시 30분 경남도립미술관 1층 영상전시실. 오후 2시부터 예정된 ‘2016창원아시아미술제 큐레이터 공개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발표자로 나선 참가자들이 준비한 원고를 읽으며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이번 공개 프레젠테이션은 창원아시아미술제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가 예산 부족으로 예술감독제를 폐지하고 처음 선보이는 미술제인 데다 예술감독 대신 지역 청년 작가들이 처음으로 전시기획자로 나선 터라 분주하면서도 초조한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작가들은 평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할 때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들과는 사뭇 다른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시간이 2시에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속속 자리에 앉았고, 네 명의 ‘큐레이터 아닌 큐레이터’들은 각자의 전시기획 방향과 참여 작가에 대한 소개를 차분하게 이어나갔다.

‘靑春本心(청춘본심)’이라는 네 글자가 큰 화면에 나타났다. 이들이 말하는 올해 미술제의 핵심은 ‘과거로의 회귀’다. 언뜻 보면 부정적 의미를 담은 듯하나 그런 뜻이 아니다. 작가들은 입을 모아 “용지야외미술제 시절의 정신과 기억으로 돌아가겠다”고 힘줘 말한다. 언젠가부터 눈에 보이는 성공에 파묻혀 외부 기획자의 일회적 실험실로 변해간 미술제를 반성하고,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작가들과 함께 청춘의 놀이터였던 ‘그때’로 돌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4명의 청년 작가와 창원아시아미술제의 연결고리는 그렇게 ‘청춘’이 됐다.

공개 프레젠테이션은 ‘청춘본심’이란 큰 테마에 4명의 청년작가이자 큐레이터가 각자 네 가지 작은 테마를 덧입혔다. 창원 성산아트홀의 전시실 동선에 맞게 차례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이들이 준비하고 있는 창원아시아미술제의 모습은 어떨까? 노순천 작가는 ‘TWO JOBS(투 잡)’을 테마로 청년이든 예술인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또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전시로 보여줄 예정이다. 박미 작가는 ‘HIDE AND SEEK’를 주제로 청년들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숨기고 타협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스스로 대면하고, 묻어뒀던 자신을 다시 찾아보길 희망하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감성빈 작가는 ‘청년문화 조명 프로젝트’라는 아카이브형(기록보관소형) 전시를 계획했는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창원의 문화예술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다양한 단체들을 전시공간으로 이끌 계획이다. 장건율 작가는 ‘독립운동’을 콘셉트로 자유와 독립을 꿈꾸는 젊음의 패기를 날 것 그대로 드러낼 작정이다.

정확히 58분이 걸린 2016창원아시아미술제 큐레이터 공개 프레젠테이션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았다. 이들은 미술제를 준비하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청년 작가들은 패기 넘치지만 현실 앞에 녹록지 않은 그들의 현재를 콘텐츠로 담아냈고, 반 토막 난 예산 앞에 ‘자구책’을 찾던 운영위는 예술감독제를 폐지하고 청년 작가들을 큐레이터로 전면에 내세운 ‘운영의 묘’를 보여줬다. 묘한 희비극이 된 셈이다. 운영위 관계자는 “전시 예산이 대폭 축소돼 지역의 자체인력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로 시작된 일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창원을 기반으로 한 기획력 있는 작가들이 참여해 어떤 ‘그림’이 나올지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지역 예술계는 미안한 마음과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박금숙 창원예총 회장은 “올해 예산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못 줘 가슴이 아프고 미안하다”며 “내년엔 단 10원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시아미술제가 제자리를 찾아간 것 같아 고무적이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종효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은 “각자 개인이 가진 뚜렷한 특성이 잘 나타난 것 같아 기대가 크다”며 “도립미술관도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 돕겠다”고 말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오후 3시 30분. 전시기획자로 화려한 ‘데뷔’를 마친 청년 작가들은 후련한 표정으로 서로를 다독이며 자리를 일어섰다. 이들의 청춘본심은 어떤 전시로 나타날까? 창원미술청년작가회와 창원문화재단이 마련하는 2016창원아시아미술제는 오는 5월 26일부터 6월 5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 전관에서 열린다.


 글·사진=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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