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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각은 나 자신을 새기는 작업”

작성자
이효진
작성일
2016.05.12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468
내용
“서각은 나 자신을 새기는 작업”
곡산 이동신 92년 입문 일흔에도 활동 왕성 “글ㆍ조각 등 종합예술”


“서각은 글ㆍ그림ㆍ조각ㆍ공예 등의 다양한 장르가 융합된 종합예술이지요.”
 
▲ 작업 중인 곡산 이동신 선생.

 서각은 자신의 모습이라는 곡산 이동신 선생을 지난 9일 나무를 켜고 자르는 굉음과 먼지가 진동하는 김해 곡산서각공예연구실에서 만났다. 

 곡산 선생은 하던 일을 멈추고 에어 분사기로 먼지를 툭툭 털면서 자리에 앉았다. 

 곡산 선생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작품 활동에 있어서는 기법과 채색에 심대한 변화를 주며 새로운 서각세계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다음은 작가의 내면을 보여준 곡산 선생과의 일문일답.

 -서각을 하게 된 동기.

 “1974년부터 배우고 익힌 서예와 천자문을 나무판에 쓰고 면도칼로 파서 간판과 현판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양한 나무를 구하고 좋은 글귀를 쓰면서 작품 활동을 하던 선생은 1992년 서각의 대가인 환웅 김진희 선생으로부터 서각에 본격적으로 입문을 했다.”

 -서각이 좋은 점.

 “마음 수련이다. 3개월만 배우면 가훈 등을 새겨 작품도 가능하다. 머리로 작품을 구상하고 손을 사용해 서각도, 망치 등을 다룬다. 작품 활동에서 정신집중으로 치매예방 잡념 등을 없애 집중력 향상과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나무의 향을 맡으며 심리안정도 된다.”

 -곡산 선생의 작품세계는. 

 “서각의 세계는 심오하다. 서각은 글씨나 그림을 나무나 기타 재료에 음각, 양각, 혼합각으로 새기는 것이다. 나무의 종류와 성질, 건조방법에서부터 서각의 여러가지 각법, 선질, 채색 등을 제대로 배웠다. 서각의 기본기를 익히고 자신만의 독자적 필법, 각법, 채법을 전통서각, 현대서각과 서각을 이용한 공예작품에 접목했다.”

 -서각에서 중요한 재료인 나무는.

 “서각의 주재료인 나무는 직접 준비한다. 나무는 물이 오르기 전에 베어서 재제를 한 후 3년 이상 자연건조를 시킨다. 스팀건조는 나무의 윤기를 빼앗아가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도 자연건조를 고수한다고 한다. 나무는 각자 나름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작업을 할 때 나무의 결대로 조각을 하지 않으면 찢어지기 때문에 나무의 특색을 잘 살려야 한다. 일반적으로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등을 사용하는데 나무의 질감에 따라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와 기법에 맞는 나무를 선택한다.”

  
▲ 곡산선생의 작품 ‘중행무구’.
 -곡산 선생의 작품은.

 “그동안 수백 점의 작품을 한 것 같다. 성균관대 박물관, 강릉 오죽헌 박물관, 통도사박물관, 한국예술문화원, 김해문화의 전당, 김해문화원, 김해가야테마파크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고, 한국서회예술 비엔날레 대회장 표창, 2008년 한국문학정신 선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서각작품의 감상은.

 “서각에는 작가만의 독자적 필법, 각법, 채법으로 제대로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 느낌대로 글을 보고 느낄 수도 있지만 작가로부터 직접 작품 설명을 들어야 한다.”

 -앞으로 계획은.

 “여러 예술 장르 중에서도 가장 힘들고 긴 작업시간과 예술혼을 필요로 하는 서각예술이 이곳 경남에서 도민들로부터 많은 호응과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우선, 김해시와 협조가 된다면 개인전을 열어 작품을 팔아 불우이웃돕기를 하려고 한다.”

 인터뷰가 끝나기도 전에 서각을 배우려는 문하생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곡산 서각공예연구실은 언제나 개방돼 있다. 남녀노소 누구든지 서각에 관심이 있으면 대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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