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ENU

지역정보

제목

창원에 세대 아우르는 아날로그 감성 충전소 열려

작성자
이효진
작성일
2016.05.2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120
내용

창원에 세대 아우르는 아날로그 감성 충전소 열려

아날로그 오디오 동호회 '파랑새' 25일 시민 무료 음악감상실 개관…클래식 명곡 등 들을 수 있어미술전시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이원정 기자 june20@idomin.com  2016년 05월 23일 월요일



빛바랜 12인치 보호재킷에서 빠져나온 LP가 턴테이블 위를 돈다. 요즘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모습이 눈앞에 있다. 그런데 공간을 채우는 소리는 '옛 것'이 아니다. 마치 연주 현장에 있는 듯 몸을 울리는 사운드는 눈부신 창원시 야경으로 향하던 시선을 무대 위 대형 스피커로 돌리게 만든다.

LP와 턴테이블, 앰프와 대형평판스피커. 주위에서 쉽게 보기 힘든 아날로그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음악감상실 '파랑새'가 경남 창원에서 문을 연다.

'파랑새'는 아날로그 오디오 동호회 이름이기도 하다.

비영리단체 등록을 진행 중인 이들은 지역에 문화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음악과 미술이 함께하는 시민복합문화공간 '파랑새'를 오는 25일 창원 시티세븐 43층에서 개관한다.

2년쯤 전부터 지역 기업인·문화인·의사 등 아날로그 오디오에 관심이 많은 사람 10여 명이 교류해 왔다.

각자 취미생활로 즐기던 것을 사회 나눔으로 이끌어내게 된 것은 우연히 학생들의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파랑새' 회원 이원우 씨가 오디오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원정 기자 june20@idomin.com

대표간사인 이원우 신행리버텍 대표는 "요즘 학생들은 대부분 K팝 같은 음악을 듣고 있다. 고전 명곡이나 멕시코·쿠바와 같은 제3세계 음악(월드뮤직), 우리나라 옛날 가요 명곡 등 좋은 음악이 많은데 잘 모른다.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교내 특별활동이나 방과 후 수업 등 다양한 시간을 이용해서 우리가 한번 나서 보자고 의기투합했다"고 전했다.

회원들은 지난해 초부터 경기도 파주에 있는 황인용 음악감상실 등 전국의 대표적인 음악감상실을 둘러보며 벤치마킹했다. 지역 학교들의 반응도 살폈다.

하지만 적합한 장소를 찾지 못하는 암초에 부딪혀 포기 직전까지 갔다.

다행히 최근 시티세븐 43층 소유주가 이들의 취지를 듣고 선뜻 저렴하게 공간을 빌려줘 시민복합문화공간을 개관하게 됐다.

공간의 절반 정도는 음악감상실로, 나머지 공간은 전시공간으로 만들었다. 이곳이 기존 갤러리로 운영됐던 데서 착안했다.

전시 공간 대관료는 일절 없다. 청년작가 등 전시 비용을 부담하기 힘든 지역 작가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간을 내어줄 계획이다.

앰프와 턴테이블, LP 등을 회원들에게 기증받고, 성금도 받아 공간을 꾸몄다. 시티세븐 입주민들도 좋은 취지에 동참해 소파와 집기를 기증하기도 했다.

음악감상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민 누구나 입장해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비영리·순수공간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음료나 음식 등을 파는 수익 사업을 하지 않으므로 간단한 음료를 가지고 와도 된다. 동호회원들에게는 5명 이상 신청하면 오후 5시 이후에도 문을 연다.

이곳에서는 악기 연주 등 작은 콘서트도 할 수 있다. 동호회원으로 가입해도 따로 회비는 없다.

일주일 단위로 감상 음악을 변경하고, 음악에 대한 간단한 설명서를 비치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곳은 음악다방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신청곡을 받아 음악을 틀어주는 형식이 아니다"며 "하지만 꼭 듣고 싶은 음악이 있을 때 미리 신청하면 동호회원들이 희귀음반 등 최고의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음반을 찾아서 신청인에게 연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음악이 녹음된 LP라도 금형으로 찍어내는 과정에서 처음 찍은 음반(초판)인지 여러번 찍은 음반(재반)인지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미 학생들의 체험 예약이 여럿 잡혀 있다. 활성화되면 학교를 방문해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동호인들의 자발적인 나눔 문화가 드문 상황에서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낀다"며 "음악도시를 표방하는 창원시에서 제대로 된 시스템으로 양질의 음원(소스)을 청소년들에게 들려줘 훌륭한 음악인이 탄생하는 데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문의 055-253-0001.



0
0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