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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문화재단 면접 유감- 이명룡(전 창원문화재단 부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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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79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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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문화예술본부장을 모집합니다.’ 최근 창원문화재단의 공고문이다.

필자는 창원문화재단의 전신인 성산아트홀 개관 요원으로 참여하여 재단 출범 후 부서장으로 재직하는 등 십수 년 동안 다양한 업무를 두루 섭렵한 경력을 바탕으로 소신을 갖고 응시하였다.

나름 소홀함이 없도록 준비하고 참여한 면접전형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그 과정은 가히 희대의 블랙코미디였다. “응시하게 된 동기는?”, “재단의 수지율은?” 필자가 속한 그룹에는 단 두 가지 단편적인 질문을 해놓곤 “수고하셨습니다”, “돌아가셔도 됩니다”라고 한다.

이렇게도 황당무계할 수 있을까. 신규 직원도 아닌 본부장을 채용한다면서 심층면접도 아닌 그룹면접으로 세 사람을 동시에 앉혀 놓고 벌어졌던 가당찮은 촌극이었다. 타 그룹의 면접에도 다름이 없었음을 쉬이 짐작할 수 있다. 애써 묻지도 아니하고 들으려고 하지도 않은 면접전형의 결과는 ‘합격자 없음’이란다. 애당초 채용에 관심이 없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선량한 십수 명 응시자들의 열정을 유린해놓고 지금은 두 번째 공모절차가 진행 중이다.

필자는 현직 재직 시 여러 곳의 문예기관에서 팀장급 등의 전형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모름지기 면접이라 함은 응시자의 가치관이나 철학, 경영마인드 또는 예술에 관한 전문성과 소신 등을 끌어내어 계량화하는 평가 과정일 것이다. 냉철하고 집요하게 묻고 난해한 질문으로 평가의 여지를 남겨야 한다. 당초 재단의 면접기준은 ‘전문성, 리더십, 경영혁신 그리고 윤리관과 공직관’ 등을 평가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에 관한 전문성도 채용절차에 대한 책임감도 응시자에 대한 인격적인 배려마저 외면한 전형위원장이었으니 어쩌면 이미 예견된 수순이 아니었는지 모를 일이다.

속담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섣부른 관상학이나 선입견으로 응시자들을 농락한 것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도 면접 과정의 황당함은 유감스럽기 그지없다. 최근 재단 대표이사와 문화예술본부장 공개채용 결과는 공교롭게도 ‘합격자 없음’이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귓전에 익숙한 말이다.

감히 청하건대 이번 전형에서는 재단의 위상을 곧추세우고 응시자들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지 않는 온전한 모습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합격자 없음’의 과정들이 문화예술계의 우려와 주시하는 눈길을 모면하기 위한 잠재된 의도가 아니었기를 애써 기대해본다. 필자는 재단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명룡 (전 창원문화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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