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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유일 마산 화교 소학교 '존폐 갈림길'

작성자
이효진
작성일
201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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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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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671
내용

경남 유일 마산 화교 소학교 '존폐 갈림길'

창원마산화교협회 매각 추진 개항·화교 역사 사라질 수도 지자체 지원·보존 의지 필요


2016년 04월 06일 수요일


개항도시 마산의 마지막 흔적인 화교 소학교가 사라질 위기다. 역사적 의미가 큰 근대 건조물 보존에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창원마산화교협회는 매각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지난달 22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동 화교 소학교를 팔기로 했다.



학생이 없는 지 8~9년이나 돼 학교 기능을 하지 못하는 데다 운동장을 포함해 2000㎡가 넘는 넓은 땅을 유지·관리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학교 내부는 사람 손이 닿지 않아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는 상태이다.


상인전 창원마산화교협회 회장은 "그동안 학교를 살려보고자 백방으로 뛰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선배 화교들이 직접 지은 학교가 없어지는 것은 마음이 아프지만 수익도 없는데 선생님 월급 등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생업도 있는데 언제까지 학교에만 매달릴 수 없다"고 호소했다.


경남지역 유일한 화교 학교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동 마산 화교 소학교 정문 모습. /김해수 기자

 


◇마산 화교 역사 그 자체 = 국내 화교는 1882년 임오군란 때 청나라 군대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함께 온 상인이 시초로 알려졌다. 마산에는 1899년 이후 본격적으로 이주했다. 현재 도내에는 200여 명이 남아있다.


한국전쟁 이전 화교는 대부분 중국으로 돌아갔지만 전쟁 이후 고향에 가지 못한 화교는 한국에 뿌리를 내렸다. 1953년 마산에 정착한 화교들이 자녀를 위한 교육 기관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화교 소학교이다.


당시 화교들은 십시일반으로 돈을 내거나 직접 건물 짓는 데 노동력을 제공하는 등 학교 설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165㎡(655평)가량 되는 대지 위에 중국식 건물을 지었다.


화교 소학교는 경남지역 유일한 화교 학교라는 것 외에 마산이 개항도시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유적이라는 의미가 있다.


개항 이후 항구였던 마산은 과거 러시아·일본·중국 등 외국인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특히 중앙동은 마산의 가장 중심인 곳으로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삼광청주 주조장을 중심으로 일본인이, 화교 소학교를 중심으로 화교들이 모여 살았다.



◇"시 의지 갖추고 보존해야" = 매각 소식에 화교 역사, 개항도시 마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화교 소학교를 창원시가 나서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점석 마산문화유산보존회 운영위원은 "러·일 영사관 등 개항도시 마산의 흔적이 상당수 사라진 상태에서 화교 소학교는 마지막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학교 입구 '마산화교소학'이라는 한자 가운데 중화민국(대만) 국기의 상징인 청천백일이 그려져 있는데 이런 건물도 전국적으로 거의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시는 옛 중국 건물을 매입해 자장면 박물관을 만들었고 부산시도 차이나 거리를 만들어 관광지로 활용하고 있다"며 "보존 근거가 되는 조례도 마련된 만큼 시가 땅 일부라도 사들여 마산 화교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꾸며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1월 '창원시 근대 건조물 보전 및 활용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졌다. 근대 건조물이란 개항기 이후부터 1960년대 사이 건립된 역사적·건축사적·산업적 가치가 있는 건축·시설물을 말한다.


특히 화교 소학교는 창원시 근대건조물 보전·활용 기본계획에 포함돼 있어 시가 의지가 있다면 어떤 형태로든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산문화유산보존회 측은 시에서 관리가 어렵다면 수탁 운영할 의향도 있다고 전했다.


창원시 문화예술과 문화담당은 소유주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창원시근대건조물심의위원회가 올해 중 열려 마산지역 근대 건조물을 지정하겠지만 화교 소학교는 B등급이라 지정 여부를 확답할 수 없다"며 "운영상 어려움이라면 등록문화재, 경남 기념물 등에 신청해 선정되면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에 화교협회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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