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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촉석루 농촌미술관 전원일기 Ⅱ- 김철수 대산미술관장 연재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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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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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문 닫은 식품공장 2동을 미술관으로 개조하기 전 유등마을 꼬마들의 놀이터였던 콘크리트 바닥은 점차 잔디밭과 전시실로 리모델링되어 갔고, 세월과 함께 이제는 402점의 작품과 3000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그리고 학예사를 둔 제1종 등록사립미술관으로서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개관 당시 그 수줍고 천진난만했던 동네 꼬마들은 어느새 성장해 결혼하여 명절이나 여름방학 때 유모차를 밀고 아이들과 함께 와서 지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얘기할 때면 훈훈하기 그지없고, 만감이 교차하기도 한다.

‘승희’ 단 한 명으로 시작했던 미술교실은 이제 토요일이면 오전엔 아동센터의 예술플러스 교육, 오후엔 꿈다락토요문화학교 50여명의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이 대산면, 북면, 동읍, 진영읍 그리고 창원 시내에서도 찾아와서 개관 이래 954회의 미술관 교육을 실시했고, 작가들에겐 113회의 크고 작은 기획초대전을 열어 주었다.

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보다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을 수집, 보존, 연구, 전시, 교육, 그리고 관람객들에게 삶의 여유를 찾는 휴식의 공간 제공이라 할 수 있다.


화랑이나 갤러리는 작품을 컬렉션하여 전시를 통해 판매할 수도 있지만 국가등록 공·사립미술관은 작품 판매가 금지되어 있고, 관련법을 위반하였을 경우 등록취소 사유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사립미술관을 개인이 운영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모르는 사람들은 돈 많은 사람들의 취미생활이나 혹은 세제 혜택, 재산 증식 등의 수단으로 여기는 기업의 전유물쯤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2년 전 봄, 나는 딸의 혼례식을 이곳 미술관 야외 잔디밭에서 치르고 당일 밤늦도록 신랑·신부 절친들과 낙동강의 밤하늘을 보며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어린 시절부터 논둑, 밭둑, 강둑을 거닐면서 전원미술관 생활을 한 우리 아이들과 동네 꼬마녀석들이 앞으로도 휴머니즘 넘치는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진선미의 어른이 되어 주길 염원해 본다.

김 철 수

창원문성대 교수 대산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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