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볼펜으로 그린 ‘꿈꾸는 일상’
김완규 한국화가, ‘회유당 일기’ 주제 전시
성산아트홀·맛산갤러리서 두 차례 선보여
오색빛깔 물고기 떼가 항아리 주변을 유영하고 있다. 바다 위 애드벌룬(ad balloon)도 고요히 떠있다. 고개 숙인 나뭇가지에 앉은 새, 조약돌을 벗 삼아 쉬는 나비가 평화롭다. 소재는 친숙하지만, 일상서 쉽게 볼 수 없는 풍경들이다.
김완규 作
김완규 作김완규 한국화가가 아홉 번째 개인전을 마련했다. 지난해 2월 교직을 퇴임한 후 여는 첫 전시다. 전시 주제는 ‘회유당 일기’. 회유당은 작가의 화실 이름으로, 작업실 일상을 어릴 적 일기 쓰는 생활에 비유했다. 작품 준비 기간만 3년 가까이 걸렸다.
작가는 청아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만의 준법(?法)을 완성했다. 준법은 한국화서 쓰는 표현 기법을 말한다. 그가 생각해낸 기법은 난준(亂?). 일정한 규칙 없이, 어지러운 선이 반복되는 게 특징이다. 작품엔 주로 항아리·물고기·아카시아가 같이 등장한다. 작가는 “유년시절 추억이 담긴 소재를 활용, 그림에서만 꿈꿀 수 있는 세상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항아리의 경우 화폭서 도자를 굽는다는 생각으로, 질감에 변화를 줬다.
김완규 作
김완규 作그는 “난준을 나타내기 위한 좋은 표현 재료가 볼펜임을 알게 됐다. 볼펜으로 그리면 색이 맑게 나온다. 전시 기간 채색으로 작업한 그림도 만날 수 있다. 아교가 들어간 물감으로 그리기 때문에 탁한 느낌이 덜하다. 난준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한 관람객이 ‘어지러운 선을 썼다고 하는데, 막상 평화로워 독특하다’라고 하더라”면서 “그리는 사람의 마음보다 보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 그림을 보는 순간만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창원 성산아트홀(12월 1~6일) 제3전시실과 마산 브라운핸즈 내 맛산갤러리(2022년 1월 31일~2월 25일)서 두 차례 열린다.
주재옥 기자 jjo5480@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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