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 가면 돔처럼 생긴 전시관(돔하우스)과 큐빅처럼 생긴 전시관(큐빅하우스)이 있다. 올해 처음 관람객과 만나는 큐빅하우스서 '기·운·생·동'전과 '백일의 꿈'전, '클레이아크를 담다'전 등 세 가지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이 중 '클레이아크를 담다'전(2013년 3월 2일까지)은 소장품 전시다.
◇작가 네 명이 기·운·생·동을 말하다 = 기운생동(氣韻生動)의 사전적 의미는 기품이 넘침, 뛰어난 예술품, 동양화에서 쓰는 육법의 하나를 말한다. "개관 특별전인 만큼 큐빅하우스에 '생명과 기운을 불어넣어 생동하게' 만든다는 의도로 기획하게 됐다"고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시는 권기범과 정헌조, 이현진, 이윤미 작가가 기, 운, 생, 동에 맞춰 작품을 내놨다.
고무줄 다발이 한 쪽 벽면에 흐트러져 있다. 평면적이지만 곧 벽면을 뚫고 나올 태세다. 권기범 작가의 '점블 페인팅(jumble painting)'이다. 그는 고무줄 다발을 바닥에 떨어뜨려 얻어진 형상을 사진으로 촬영, 그것을 조합한다. 그리고 벽면에 프로젝터를 이용해 영사하고 확대된 형상을 검정 페인트로 그려낸다. 검은 에너지가 관람객을 잡아먹을 듯하다.
권기범 작 '점블 페인팅' |
정헌조 작가의 'The One is the All, the All is the One'은 선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긋고 또 긋는 작업을 통해 그는 단순한 선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만든다. 반복과 질서가 돋보인다.
닌텐도 '위(Wii) 리모트컨트롤'이 왜 전시실에 있을까? 그 옆에는 커다란 화면이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가상의 호수로 이현진 작가의 미디어설치작품인 '물수제비던지기'다. 관람객은 위 리모트컨트롤을 물수제비 삼아 던질 수 있다. 그러면 물수제비는 얇게 또 깊게, 가까이 혹은 멀리 뻗어나간다. 이때 관람객은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행동할 수 있는 관람객이 된다.
이윤미 작가는 전시실을 도화지 삼아 드로잉을 했다. 사물의 테두리를 따서 그린 것 같이 표현된 그의 오브제(Objet)들은 벽면과 전시실 중앙을 차지했다. 바로 '공간 드로잉'이다. 8월 12일까지.
◇유년의 기억을 작품으로 끄집어내다 = '백일의 꿈'전 기획 의도는 전시제목에서 쉽게 알 수 있다. 백일몽은 대낮에 꿈을 꾸다는 뜻으로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공상을 말한다. 조은필과 정찬부, 이윤정, 이정석, 이시영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관람객이 발을 디디는 순간 전시실은 곧 동화책으로 탈바꿈한다.
파란색으로 가득 찼다. "블루(파란색)에 대한 나의 집착은 그저 취향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인생 전반에 걸친 평생의 인연과도 같은 것이다"고 말한 조은필 작가의 '일렁이는 궁전'이다. 일일이 뜨개질해 2m가량의 성을 만들었다.
조은필 작 '일렁이는 궁전' |
가까이서 보니 빨대다. 빨대가 산세비에리아와 도롱뇽으로 태어났다. 정찬부 작가의 '정원에서'다.
라인 테이프가 작품을 벗어나 벽면을 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윤정 작가의 '회전목마'로 여러 개의 캔버스 위에 회전목마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와 라인 테이프로 연장된 선과 면은 공간의 확장을 강조한다.
이정석 작가의 '숨겨진 상상'을 보면 정말 현실을 벗어나 꿈을 꾸는 착각을 들게 한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재기 발랄하고 유머러스하다. 모든 작품은 도자로 만들어졌다. 이시영 작가는 종이로 새를 접어 전시실 공중에 띄워 놓았다. 전시 제목이 '백일의 꿈'전인 만큼 전시는 100일 동안 진행된다. 7월 1일까지. 문의 055-340-7000.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초등학생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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