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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전시소식

제목

창원 진해구 '흑백다방'을 유택렬 미술관으로?

작성자
왕혜원
작성일
2015.08.2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321
내용

흑백운영협의회 2차 토론회 열어
추진 형태·방향·콘텐츠 등 논의

 

 

메인이미지
지난 19일 진해 시민문화공간 ‘흑백’에서 열린 ‘지역문화와 개인미술관’ 토론회.

 

창원의 문화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시민문화공간 ‘흑백’을 유택렬미술관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흑백’은 도내 추상미술 1세대였던 고 유택렬 화백이 운영했던 곳으로 지난 60여년간 지역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지역 문화예술인으로 구성된 흑백운영위원회(회장 전점석)는 흑백의 1층은 카페와 음악감상·전시회 공간을 겸한 문화공간, 2층은 유택렬미술관, 3층은 유 화백 작업실로 복원하기로 하고 형태와 방법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특히 ‘흑백’은 100년 가까이 된 일본식 목조건물로 보존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이어서 이곳에 새로운 형태의 개인미술관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흑백운영위원회는 지난 6월 ‘지역문화와 개인미술관’을 주제로 1차 토론회를 가진 데 이어 지난 19일 2차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철수 대산미술관 관장은 개인미술관 등록에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흑백은 현재 규모로 볼 때 2종 미술관이 가능하다. 미술관 등록을 위해선 수장고나 보안 시스템, 온·습도 조절장치 등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며 “흑백의 경우 접근성이 용이하므로 시민들과 문화를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는 미술관으로 쓰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황무현 마산대 아동미술교육과 교수는 미술관 건립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전문법인화를 먼저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예술법인이나 사단법인 형태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운영위를 사업·교육, 운영, 아카이브 분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공간 구성을 바꾸고 기념사업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자료관이나 교육관, ‘작은 미술관’으로 활용하거나 기금을 만들고 상을 제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이강민 창원미협지부장, 김종찬 창원예총 사무국장, 조범제 진해예총부회장, 이해련 시의원이 참석했다.

유택렬미술관 추진은 지역사회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흑백이라는 공간이 수십년간 지역사회의 문화 브랜드가 되어왔다는 점, 건물 자체가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 진해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 토론하며 방향 설정을 해 나간다는 점 등에서 다른 개인미술관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점석 회장은 “연내에 유택렬화백기념사업회(가칭)를 구성해 미술관 설립에 대해 가닥을 잡을 예정이다. 개인미술관, 자료전시관, 기념관 등 형태는 아직 유동적이다”며 “오는 9월 추모행사 때 3차 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유택렬 화백과 흑백= 유택렬 화백은 함경남도 북청 출생으로 6·25전쟁 때 월남해 진해에 정착, 47년간 지역 추상미술을 이끌었다. 그는 전통적인 토속신앙 세계를 특유의 미의식으로 재구성해 독자적인 양식을 구축했으며, 진해중·고, 진해여중·고 등 교직에 있으면서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1955년부터 유 화백이 운영했던 흑백다방은 6·25전쟁 기간 동안 전국 예술인들의 만남 장소였다. 진해우체국(1912년 준공)과 같은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2013년 경남도에서 근대건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창원시에 근대건조물 지정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유 화백 타계 후 운영이 잠시 중단됐다가 2011년 12월 흑백운영위원회가 꾸려지며 시민문화공간 '흑백'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지금은 유 화백의 딸인 피아니스트 유경아씨가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흑백에 머무르며 유 화백의 작품으로 상설 전시, 기획전 등을 갖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 연주회를 열고 있다. 흑백은 1층 130㎡, 2층 130㎡, 3층 18㎡ 규모다.

글·사진= 강지현 기자


[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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