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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시]세월호·쌀수입…나무와 돌로 보듬는 아픔

작성자
이효진
작성일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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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99
내용

세월호·쌀수입…나무와 돌로 보듬는 아픔

이강석 '자연에 조형한 함성'전 내달 5일까지 마산대 청강미술관사회서
현상·사건 시사적 관심나무 줄기·뿌리 등으로 표현



나무와 돌로 농민의 아픔을,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노래했다.

이강석(62·사진) 작가가 28년 만에 경남 창원시 마산대 청강미술관에서 '자연에 조형한 함성'이라는 개인전을 열고 있다. 단체전에는 꾸준히 참여했지만, 개인전은 한참 만이다. 지난 1988년 서울과 마산에서 개인전을 연 후 30여 년이 흘렀다.


마산제일여자고등학교 교사인 이 작가는 내년 정년퇴임을 앞두고 틈틈이 작업한 작품을 모두 모아서 이번에 개인전을 개최했다. 작품 수만 무려 130점에 달한다.


자연에서 발견한 나무, 돌 등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태풍에 부러진 나무, 공장을 지을 때 베어진 나무를 싸게 사기도 하고, 길에서 굴러다니는 나무와 돌 등을 줍기도 했다. 나무를 살 돈이 없을 때는 작품과 나무를 맞바꾸기도 하면서 작품 토대를 다졌다. 나무가 갈라지지 않도록 10년 이상 말리면서, 작품에 쓸 재료를 하나 둘 모았다.


마산대 청강미술관에 전시돼 있는 이강석 작가 작품. /우귀화 기자

작가는 "어린 시절 시골에 살아서인지 나무의 촉감을 좋아한다. 오랜 세월 풍상을 견뎌낸 강인한 생명력이 사람과 닮았다. 작업을 기다리는 나무를 바라보며 무엇으로 되살아나고 싶으냐고 물어보고 형상이 투영되는 대로 다듬는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 작품은 어렵게 마련한 소재의 특징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세월호 침몰의 가슴 아픈 심정을 시리즈로 표현한 작품이 인상적이다. '세월호 침몰하던 날 뚫린 가슴 시로 메운다'라는 작품은 사람의 형상을 한 나무의 중심 부분이 움푹 들어가서 마치 온몸이 뻥 뚫린 것처럼 절규하는 모습처럼 비친다. 전시장 천장에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매달아 두기도 했다.


사회 현상, 사건 등에 대한 시사적인 관심을 작품의 모티브로 삼은 작가는 나무의 뿌리나 줄기의 형상에 외부로부터 받은 충격을 작품 속에 이입했다. '쌀 수입 개방 반대'를 '우리 쌀의 함성'이라는 주제로 표현하기도 했다. 북한 도발사건(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 핵실험)에 대한 충격을 나무를 깎아서 표현하기도 했다.


동학농민군의 주요 무기였던 죽창을 나타낸 작품도 시선을 끈다. '죽창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는 제목의 작품이다. 벚나무, 대나무,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작품은 120여 년 전 동학농민군이 염원했던 '신분 차별 없는 세상'은 아직 요원하다고 말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 실업자 등이 서열 사회의 붕괴와 공정사회의 시작을 요구하며 죽창을 든 형상을 상징화해서 표현했다.


이 작가는 "앞으로 충격적인 사건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사건들이 생긴다면 더 적극적으로 바라보고 그 이미지를 자연미에 조형성을 더해 작품으로 승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5월 5일까지. 문의 010-3673-8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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