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통영서 만나는 '세계 옻칠 예술'
통영옻칠미술관 10월까지 국제 현대 옻칠 아트전 4개국 160여 점 작품 전시…심포지엄선 위상 재정립
"이것은 7000년 된 중국의 옻칠 작품입니다."
중국의 리 후쳉(LI Fucheng) 허베이 예술대 교수가 통영옻칠미술관 전시실에서 청중들에게 벽면 스크린 사진을 보이며 설명했다. 앉아 있던 청중들이 손을 위로 들어 분주히 카메라에 작품을 담았다.
◇옻칠 예술의 현재와 미래 = 옻칠 예술을 펼치는 작가, 학생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지난달 31일 오후 1시 30분부터 꼬박 4시간가량 '옻칠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4개국 심포지엄에 열중했다.
심포지엄은 통영옻칠미술관에서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작가들이 참여하는 '2016 국제 현대 옻칠 아트전'을 마련하면서 개최됐다.
중국 BAI Xiaohua 작가의 'Snow Fall' |
4개국의 대학 교수, 전문가들이 각 나라 옻칠 예술의 현실과 고민을 밝혔다.
현재 옻칠 예술은 나라별로 다른 명칭이 있다. 한국은 '옻칠(Ottchil)', 중국은 '대칠(大漆)', 일본은 '우루시(うるし)', 베트남은 '산마이(SAN MAI)'로 부른다. 하지만 영어 사전에 '래커(LACQUER)로 표기돼 일반 도료인 화학칠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번 국제 행사는 평가 절하된 '래커'가 아니라 옻칠 예술을 나라별로 고유명사화해서 국가별 정체성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고자 기획됐다.
리 후쳉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중국에서 대칠(옻칠) 회화, 입체 작품을 만드는 작가를 소개했다. 민족성을 띤 작품, 인간의 삶, 곤충 모양 등을 형상화한 작품 등을 선보였다.
그는 "만약 미국 화가 마크 로스코, 스페인 화가 안토니 타피에르, 독일 현대화가 게하르트 리히터에게 옻칠로 창작활동을 하게 한다면 그들의 칠화는 어땠을까"라며 새로운 관점의 옻칠을 상상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천연 칠은 대체할 수 없는 시각과 촉각적 느낌이 있다. 중후함, 그윽함, 고요함, 간직된 매끄러움, 빛살, 특유의 붉은 빛과 신비로운 묵색 등의 문화적인 감각들이 칠예 작품에 남김없이 표현된다. 옻칠의 이런 특징은 바로 뛰어난 예술가들이 이용할 만한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김한내 작가의 'Moments ver.8' |
일본 오야부 히로시(OYABU Hiroshi) 교토시 산업기술연구소 관계자는 환경 친화적이고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지는 우루시(옻칠)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것을 작가들에게 제안했다. 실제로 여성 구두, 엘리베이터 문, 우산 등에 옻칠이 사용된 사례를 알렸다. 그는 젊은 후계자를 통해 옻칠의 기술·재료를 적극적으로 제품화해서 옻칠을 알려나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옻칠의 매력, 선보이는 작품들 = 이렇듯 나라별로 전통을 이어오며 미래를 고민하는 옻칠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 '2016 국제 현대 옻칠 아트전'은 지난 30일부터 통영옻칠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2016 국제 현대 옻칠 아트전'에서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4개국의 옻칠 작품을 비교하면서 감상할 수 있다. 나라별로 전시실을 따로 둬서 각 국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4개국 작가 110여 명이 작품 160여 점을 선보인다. 한국 작가 60여 명, 중국, 일본, 베트남 3개국의 작가 50여 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은 옻칠에 나전을 표현하고, 일본은 순금, 순은을 분말로 뿌린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중국은 다양한 기법의 작품을, 베트남은 옻을 연마해서 밑에 칠이 나타나게 하는 마칠(磨漆) 작품 등을 구현하고 있다.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들은 옻칠 특유의 매끄러움, 중후함 등이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옻칠 회화, 조각 작품을 보면, 옻칠로 나타낼 수 있는 표현력에 놀라게 된다.
전시는 10월 30일까지. 문의 055-649-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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