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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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4色
마산문신미술관, 내년 1월 22일까지 '사인사색'전
감성빈.김태균.엄경근.장규옥 개성 담은 작품 전시
감성빈 作
조각, 회화,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한곳에 모였다. 이질적인 작품들이 내뿜는 각각의 독특한 분위기가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제2전시관에서 청년작가초대전 ‘사인사색(四人四色)’이 열리고 있다. 개성 뚜렷한 지역 청년작가 4명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창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감성빈 작가의 작품은 ‘심연(沈淵)’을 주제로 한 조각이다. 바닥에 넓게 깔린 흑경(黑鏡) 위에는 고통스러워하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있다. 머리를 뜯거나 어깨를 축 늘어뜨리거나 꿇어앉아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들이다. 그는 친형의 죽음을 경험한 후 타인의 슬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겪은 깊은 슬픔과 절망 속에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게 됐다.
작가는 “타인의 슬픔이 꼭 내 모습같이 느껴졌다”며 “바닥의 검은 거울은 조각을 비추고 동시에 관람하는 사람들의 형상도 비춘다. 바닥에 비친 서로의 모습을 보며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택균 作
마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택균 작가는 ‘기억’을 주제로 한 회화를 선보인다. 커다란 캔버스를 가득 채운 것은 눈을 감은 사람들이다. 작가는 지난해 개인적으로 겪었던 아픔을 잊고자 이 작업을 시작했다. 강렬한 색감, 거칠고 투박한 터치가 여전히 정리되지 않고 괴로운 작가의 내면 심경을 대변한다.
작가는 “괴로운 기억을 잊고 싶어 눈을 감았지만 다시 그때의 일이 떠올라 눈을 뜨고 또다시 이를 못 이겨 눈을 감게 되는 과정을 형상화한 것”이라며 “자화상은 아니다. 어떤 인물을 그리겠다고 예상하지 않고 손이 가는 대로 그렸다. 작품처럼 어떤 일의 결과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주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엄경근 작가는 ‘달동네’를 주제로 한 회화, 설치작을 내놨다. 작가의 고향인 부산 산복도로 일대를 모티프로 해 자전적인 성격이 짙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달동네를 그대로 옮긴 듯한 설치작이다. 달처럼 커다란 구체(球體) 위에 장판과 나무판자를 잘라 붙여 다닥다닥 붙어있는 판잣집, 가파른 계단, 전봇대 등을 섬세하게 재현했다.
작가는 “아버지는 바다에 나가셨는데 한 달에 한 번 집에 오셨다. 늦은 밤, 좁은 골목길에서 달을 올려다보며 아버지를 기다렸던 기억이 작품에 배어 있다”며 “가난, 결핍보다는 힘든 시절에도 자식들을 길러내고 삶을 이어왔던 부모님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규옥 作
장규옥 작가는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마산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해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주로 산, 하늘, 바람 등 자연을 마주하며 느꼈던 감정을 추상화로 표현한다. 전시작은 독일 유학시절의 경험, 제주도의 자연을 마주했던 경험 등이 담겨 있다.
작가는 “유학할 때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차 안에서 봤던 풍경들을 비롯해 어떤 자연을 마주했을 때 느꼈던 감흥을 나름의 방식으로 표현했다”며 “그 감정은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감탄도 있지만 홀로 타국에서 느꼈던 외로움, 고독함 등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전시를 기획한 문신미술관 정경현 학예사는 “매년 꾸준히 지역에서 활동하거나 연고가 있는 청년작가들의 초대전을 개최해 역량 있는 청년작가를 발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내년 1월 22일까지. 문의 ☏225-4795.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엄경근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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