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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모은 고서화 고향 통영에 기증

작성자
허지현
작성일
201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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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393
내용
한평생 모은 고서화 고향 통영에 기증
이영준 예뿌리민속박물관장, 해좌천도·양주 별산대 탈 등 2000여점

<경남신문>

이 관장은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아 고향을 위해 보람있는 일을 하고 싶어 통영시에 고서화 등을 기증했으나 자식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고 말했다.

- 80평생 동안 모아온 고서화 등을 통영시에 기증한 배경은.

△통영시 문화동에서 태워나 첫 아들을 낳을 때까지 통영에서 살았다. 고향을 떠난 후 꼭 고향을 위해 보람있는 일들을 하고 싶었다. 지난 2002년 김동진 시장이 당선된 이후부터 통영에 박물관을 세우기 위해 부지를 물색하고 다녔지만 지가가 비싸고 건축규제가 많아 포기하고 충북 청원에 박물관을 건립했었다.

그러나 지난 6·2지방선거에서 김 시장이 당선된 것을 보고 뜻을 굳혔다. 살아있는 동안에 꼭 고향에 박물관이 세워지기를 바라는 일념 속에 기증하게 됐다.

-자료의 가치와 가장 아끼고 정이 든 품목은.

△지금까지 내가 가진 고서화 및 도자기, 민속자료 등에 대해 감정을 받아 본 일은 없다. 그러나 예뿌리박물관에 전시된 수장품을 본 관람객 가운데는 전문가들이 많은데 이들이 국보급이 다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정이 든 자료는 경기도 양주지방에서 만들어진 조선후기의 별산대 탈 10여 점과 안동탈 8점이다. 탈은 사용하던 사람들이 죽을 때 같이 태우므로 현존하는 탈은 별로 없다. 다음으로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보다 1세기 먼저 제작된 해좌천도를 비롯, 높이 29㎝의 상감연초문양청자이다.

-이런 고가치의 고서화와 자기류를 어떻게 구입했나.

△고교시절에 온통 관심사는 사학과 미술사학이었다. 부모의 권유로 홍익대 법대에 입학했으나 법 공부보다는 엉뚱한 공부를 하다가 3학년 때 중퇴했다. 부산의 국제신보 기자를 거쳐 흥국상사, 제일화재 부사장을 거치면서 받은 상여금 또는 잡비를 가지고 서울의 인사동 등지를 돌면서 우리 민족의 얼이 서린 고서화 수집에 열중했다. 통영여고에서 교편생활을 한 아내(염경자·84)의 내조도 크게 작용했고 아내도 통영의 자료들을 모으는데 일조를 했다.

-기증하는데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

아내는 고향이 통영이다 보니 흔쾌히 동의했다. 아들들도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한 것 같다. 그래도 아들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앞으로 통영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80이 넘은 노인이 무슨 욕심이 있겠냐만은 통영시립박물관이 탄생하고 잘 운영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신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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