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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미술품이 사기 사건에 연루됐나

작성자
허지현
작성일
2010.07.14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351
내용
어쩌다 미술품이 사기 사건에 연루됐나
사회적 거래 시스템보다 '개인 대 개인' 사고 팔기 선호
세금 회피하려는 화랑계 태도·미흡한 계약서 작성 한몫

< 경남도민일보>

경남발 미술품 사기 피해자의 고소장이 무더기로 접수되면서 미술계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사기사건이라고 하면 일반적인 금융사기를 생각하기 쉬운데 이번 사건은 예술품 사기사건이란 점에서 흥미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기존의 미술품 사기 사건이 가짜를 진품으로 속이는 사건이었다면 이번 사건은 진품 사기 사건이란 점에서도 이색적입니다.

피해액이 커진 이유는 ㄱ씨가 고가의 작품을 보유한 이들을 대상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 높은 이율의 투자를 유도하거나 작품을 고가에 팔아주겠다는 달콤한 언행으로 '개인 대 개인' 거래가 많은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미술품 거래 현실은 우려스러운 수준입니다. 그중 가장 낙후한 부분은 미술품 거래의 불투명성입니다. 작품의 거래가 개인 간 거래란 점에서 사회적 거래 시스템을 거부하고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상당수의 작품은 거래 당사자만 알 수 있게끔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림의 출처는 불분명해집니다.

이런 거래는 의도와는 달리 국내 미술계의 신뢰도를 낮추고 있기도 합니다. 작품의 진위는 소장경로를 통해 상당수 유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수근의 <빨래터> 사건에서도 원소장자였던 존 릭스가 어떤 경로로 작품을 넘겼는지가 진위를 가리는 핵심으로 떠오른 이유입니다.

이런 미술품 거래의 불투명성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10여 년 전부터 고가의 작품 거래에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법안을 마련하였지만 화랑협회를 위시한 미술계의 극렬한 반대로 시행을 하지 못하다가 오는 2011년부터 4000만 원이 넘는 작품에는 양도세를 매기기로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올해 말까지 세금을 피한 고가의 작품이 대거 나올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기에 이에 편승한 사기 사건도 예상해볼 수 있겠지요.

계약서 작성 미비도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습니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돈과 작품이 오가는데도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상대의 신용을 믿었던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피해는 있되 증거가 없는 억울한 경우지요.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하고, 컬렉터는 작품으로 말한다'는 격언은 이번에 무참히 무너졌습니다. ㄱ씨의 작품목록을 보면 어느 유명 컬렉터에 뒤지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미술계 사람들은 혹시나 이번 일로 미술품 거래가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신정아 학력위조 사건, 박수근 '빨래터' 가품 논란을 통해 찬바람을 경험했던 악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사건이 미술품 거래가 투명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어쩌다 미술품이 사기 사건에 연루됐나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21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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