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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관 일기] ‘촌놈 콘셉트’가 대한민국을 달구다

작성자
박주백
작성일
201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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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1358
내용
[춘추관 일기] ‘촌놈 콘셉트’가 대한민국을 달구다

‘깜짝 발탁’ 40대 김태호 총리 후보에 관심 집중

연일 계속되는 친서민 행보에 “신선하다” 호평

<경남신문>

요즘 정국 화두는 ‘김태호가 누구냐’는 것이다.

8·8개각으로 깜짝 등장한 48세의 젊은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다.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어 사실상 일거수일투족에 대한민국 전 국민의 검증이 시작됐다.

경남도백에서 ‘세상에 얼굴을 알린 지’ 일주일도 채 안됐지만 예사롭지 않은 행보가 호기심과 신선함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몸 낮추기다.

개각 발표 직후 던진 첫마디가 “나는 소장수의 아들이자, 농민의 아들”이다. 식사는 서민들이 자주 찾는 해장국, 김치찌개, 감자탕 등으로 해결하고 있다.

반응은 좋다. 그가 찾은 식당이나 거리에서는 시민들의 사인 공세와 ‘인증샷’ 세례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187㎝의 훤칠한 키와 준수한 외모가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인기는 트위터에도 잘 드러난다. 경남지사 퇴임 이후 7월 1일 개설한 트위터(hohodamo)에는 개각 이전 130명 남짓한 팔로워가 있었다. 하지만 ‘트위터 하는 총리후보’로 알려지면서 13일 오전 현재 13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0일 태풍 ‘뎬무’가 올라오자 “지금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 걱정입니다. 단디 챙기시길 바랍니다”라고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섞은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대로’ ‘단단히’라는 ‘단디’의 뜻을 뒤늦게 알고는 또 한번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서민적 냄새가 물씬 나는 총리 내정 첫날의 글도 있다. “길 가는 할머니 한 분이 유심히 날 보시고는 다가오셨다. 그리고는 우리 딸이 TV보면서 저사람 덧니 빼고는 다 잘생겼네라고…. 사실은 덧니가 매력인데…ㅎㅎ”라고 적었다.

내정 첫날 박희태 국회의장실로부터 축하 난을 보내겠다는 요청이 왔다. 하지만 김 후보자 측은 정중히 거절했다. 인사 청문회 단계가 남은 만큼 아직 ‘후보자’ 꼬리표를 떼지 않은 상태에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해명이었다. 이후 축전, 축하 난을 일절 받지 않고 있다. 화환을 돌려보낸 사례도 있다.

사무실 출근 첫날에는 상석을 마다하고 다른 자리로 옮기려 했다. 같은 건물에서 정운찬 전 총리의 이임식이 열렸던 지난 11일에는 개인 오피스텔에 머물며 청문회를 준비했다.

안상근 전 부지사는 “거창군수와 최연소 경남지사를 역임하면서 겸손이 몸에 밴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이 같은 ‘낮은 행보’가 기획이든 아니든 일단 콘셉트는 잘 잡았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차기 대권 주자군으로 분류되던 오세훈 서울시장 등 기존 인물들과의 차별화 전략이다. 변호사·국회의원 출신의 부유층 풍모가 느껴지는 오 시장에 비해 김 후보자는 ‘촌놈’ 이미지로 다가선다. 친서민을 표방하면서 충분한 대립각이 섰다.

서민풍의 대권 주자를 꿈꾸던 김문수 경기지사는 즉각 반응을 내놨다. 김 지사는 지난 9일 경기도 2청 회의실에서 200여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월례조회에서 “갑자기 자고 나니까 어! 이 총리가, 이 사람이 누구지? 갑자기 그냥 누가 나타나는데 이게 누군지 뭐, 왜 그렇게 하는지 알 수 없다”며 김 내정자의 ‘깜짝 발탁’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우, 지금 세대 지도자는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이며, 차세대 지도자는 누구라는 등 리더십 자체가 안정돼 있고 예측할 수 있어 그 사람의 개인 특성과 성향까지 다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10일 “김 지사가 대변인을 통해서 여러 가지 해명을 했으므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중국 등 사회주의국가에서 지도자를 정해놓고 뽑는 시스템과 우리나라와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평가하고 선택해서 지도자를 뽑는 시스템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사실, 김 후보자는 지사 3선불출마를 선언하기 전 김문수 지사를 가장 의식했다는 후문이다. 혹시라도 김문수 지사가 불출마 선언을 먼저 할 경우,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결국 김문수 지사는 불출마 선언 타이밍을 빼앗긴 데 이어 김태호 전 지사가 총리에 내정되면서 정치적 중량감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나게 됐다.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일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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