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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호랑이' 40년 산살이 접고 하산
함태식 옹, 피아골서 인천 아들 집으로…'그와 마지막 걷는 노고단 길' 행사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반을 민족의 영산 지리산과 함께 살아오면서 일명 '지리산 호랑이'로 불렸던 함태식(82) 옹이 지리산을 떠난다.
지난 1971년 노고단에 산장이 지어지면서 이듬해인 1972년 노고단 산장 관리인으로 지리산 생활을 시작한 후 올해까지 4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지리산을 지켜왔다.
그는 지난 1988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노고단 산장을 직접 관리한다고 해 피아골 대피소 관리인으로 옮겨 생활하다가 지난 2009년 4월 은퇴했지만, 지금까지 피아골에서 생활하며 지리산과 함께 40년을 살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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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에 오른 함태식 옹 /지리산 사람들 |
함 옹은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노고단에 가보니 준비없이 산에 오는 사람들이 많아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 끝에 산장의 필요성을 주장, 많은 노력 끝에 노고단과 세석·장터목 등에 산장을 건립하게 됐다"며 "그러나 제대로 관리가 안돼 누군가 책임지고 관리를 해야 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지리산 산악회에서 관리를 맡게 되었고, 산악회에서 나를 관리인으로 추천한 것이 지리산 산장지기로 38년이라는 세월을 살게 됐다"고 지리산에 살게 된 동기를 밝혔다.
지금은 피아골에서 생활하는 함 옹은 "피아골에 있으니 지금도 지리산에 있는 거지. 혼자서 밥 해먹고 사람들이 오면 지리산에 대해 얘기하고 편하게 잘 지내고 있다"며 "40년 동안 요리를 해 요리를 잘하는데 특히 해물탕을 잘 해 먹고 요즘은 장어를 잘 먹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40년 동안 지리산에서 살아온 함 옹은 지난 2009년 천왕봉에 올라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지리산 보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하지만, 함 옹은 오는 연말 고령과 여러 가지 개인 사정 등으로 인천에 있는 아들 집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지리산을 떠나게 됐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인 지리산 사람들을 비롯해 지리산과 관련된 지역의 시민 사회단체들이 모여 함 옹과 함께 '그와 마지막 걷는 노고단 길'이라는 제목의 행사를 24일 오전 성삼재에서 치렀다.
행사는 이날 오전 구례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성삼재로 이동해 시 낭송, 기타와 노래, 함태식 옹의 이야기, 감사 인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 행사를 준비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40년 동안 지리산을 지켜온 함태식 선생이 지리산을 떠나기 전 산에 갈 계획을 세웠다고 해 이러한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며 "함 옹과 함께 지리산을 걸으면서 그에 대한 감사 인사를 지리산에 대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 - 한동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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