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보
내용
‘주택, 거주지, 혹은 특정한 곳에서의 거주’를 뜻하는 영어 단어 ‘Residence’. 하지만 예술분야에서는 작가가 일정한 공간에 거주하며 창작을 하고 그 결과물을 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을 레지던스(Artist-in-Residence)라 명명합니다. 경남에서는 경남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은 6개 미술관련 민간단체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레지던스란?한마디로 레지던스는 작가에게 작업실 마련해주는 예술촉진 활동입니다. 작업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작가나 전혀 다른 공간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으려는 작가에게 레지던스는 매우 유익합니다. 이미 100년이 훌쩍 넘은 서양의 레지던스 문화는 서서히 전 세계로 확산됐고, 90년대 말 우리나라에도 그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997년부터 몇몇 폐교를 개조해 작가들을 입주시키기 시작했는데요.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라 창작공간과 기반시설을 무상이나 실비로 마련해주는 개념을 작가와 기획자들이 정확히 이해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렸습니다. 레지던스 지원사업은 2010년부터 전국적으로 14개 시도 및 문화재단과 지역매칭을 통해 60여 개 단체로 늘어났습니다.
▲지원사업의 구조하지만 한둘이 아닌 수많은 작가와 작업공간을 어떤 방법으로 일일이 연결할 것인지의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각 지역 문화재단은 작가 개인 지원이 아닌 예술단체에서 제안한 프로그램에 지원을 하고, 예술단체는 자신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에 부합하는 성향의 작가를 자체적으로 선정해 일정 기간 동안 창작공간을 지원합니다. 지원받는 조건으로 작가들은 개인 창작뿐 아니라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작품을 창작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에도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성과의 달성 여부는 오픈스튜디오와 전시 등을 통해 검증 받습니다.
▲경남지역 레지던스경남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윈회는 2010년 도내에 처음으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도입, 그해 여섯, 이듬해 여덟, 올해 여섯 단체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민준홍 한국문화예술위윈회 지역협력관은 “첫해엔 공연부문 2곳이 가장 큰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경남은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6개 미술단체가 지원을 받고 있다. 그 성과도 평균 이상을 상회한다”며 경남지역 전시 장르 레지던스 사업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는데요. 현재 (사)경남문화예술연구원(마산아트센터), 구복예술촌, 정수예술촌, (사)대안공간마루, 수로요·보천도예창조학교, 대산미술관이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기획해 여러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입주작가의 아트페어 진입을 주선하는 마산아트센터, 도자기 공예로 특화된 수로요·보천도예창조학교와 아시아 작가들의 1:1 매칭을 중점으로 하는 (사)대안공간마루가 특색있는 단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화하는 레지던스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향하는 레지던스의 모습은 지역작가를 발굴하고 타 지역 작가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예술활동을 벌일 것 등입니다. 현재는 폐교나 유휴시설 등 퇴락한 구도심을 문화적으로 재생시키는 기능도 더해졌습니다. 황진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협력관은 “레지던스는 전세계적 조류이다. 2차 산업이 몰락하면서 남게 된 산업현장이 예술창작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P.S.1’, 중국의 ‘따산즈 798 예술지구’, 일본의 가나자와시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심규환 서울아트나우닷컴 대표는 “공간을 빌려주는 데 그치는 하드웨어적 레지던스를 넘어 입주작가를 적극적으로 프로모션하는 소프트웨어적 레지던스로 변모해가고 있다”며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향후 발전 방향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동상이몽하지만 늘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원을 받는 단체장과 프로그램 기획자, 작가가 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가 십상인 때문입니다. 단체장은 ‘공간에 대한 지원’으로, 프로그램 기획자는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으로, 작가들은 ‘작가에 대한 지원’으로 지원사업의 성격을 상정하는 데서 불협화음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단체장은 단체의 위상을 높이는 데, 프로그램 기획자는 프로그램의 성공에, 작가는 창작에 집중하려다 보니 볼멘소리가 나오게 됩니다. 이런 문제의 개선을 위해 경기도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는 벽화 제작이나 미술교육활동 등 민간협력사업에 참가할 작가와 개인 창작에 몰두할 작가를 따로 뽑는 등 작가와 프로그램 기획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방법을 모색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바꾸어 가자3년째에 들어선 레지던스 사업 참여자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은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레지던스 사업이 성행하다 보니 특색 없이 고만고만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라는 것인데요. 작가들 사이에서도 ‘레지던스 참여가 경력으로 작용하는 시절은 지나갔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울러 3개월~1년이라는 짧은 기간과 단위 예산에 내몰리는 참여자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심리적 조급성 때문에 창작주체로서 가져야 할 자율성이 다소 위축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또 한국작가를 외국으로 적극적으로 진출시킬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입주작가에게 듣는다- 마산아트센터 최부윤·송창애 작가
여러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다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 작가는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면 별다른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다. 국가에서 주관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작가들을 위해 기능하고, 지역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작가 개인보다는 지역사회 공헌 의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즉 작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공간이 없다. 또 벽화 제작이나 주민참여 체험활동 등 지역연계 프로그램에 신경 쓰다 보면 개인작품 구상과 의무적 프로그램 사이에서 고민하다 입주기간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즉, 작가주의가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심하게 말하면 작가가 프로그램을 위한 도구로 쓰이는 느낌이다. 레지던스의 본래 목적을 상기한다면 작가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레지던스란 예술가들이 일정한 공간에 거주하면서 창작활동을 펼치는 작가상주 창작시스템을 말한다. 사진은 대안공간마루의 레지던스 작업실 모습.
마산아트센터 정택성
수로요 김상성
정수예술촌 이석순
구복예술촌 추성진
대산미술관 민지영
최부윤 씨
송창애 씨
◇ 2012 경남지역 레지던스 프로그램 지원사업 (단위 : 천원) | ||||
장르 | 단체명 | 사업명 | 지원 금액 |
오픈 스튜디오 |
시각 | (사)경남문화예술연구원 (마산아트센터) |
자연생태문화공간을 위한 로컬 레지던스 프로그램 |
50,000 | 8월 18일 |
시각 | 구복예술촌 | 배풂의바다-상생예술 2012 | 45,000 | 8월 25일 |
시각 | 정수예술촌 | 자연미술의 확산전과 예술체험 |
45,000 | 8월 18일 |
시각 | (사)대안공간마루 | Asia Art Project matching | 35,000 | 상시 |
시각 | 수로요·보천도예 창조학교(고성도예예술촌) | PLAY with Clay 레지던스 프로그램 |
35,000 | 8월 25일 |
시각 | 대산미술관 | 소통(疏通)과 화합(和合) | 30,000 | 7월 28일 |
※ 출처 : 경남문화재단 |
‘주택, 거주지, 혹은 특정한 곳에서의 거주’를 뜻하는 영어 단어 ‘Residence’. 하지만 예술분야에서는 작가가 일정한 공간에 거주하며 창작을 하고 그 결과물을 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을 레지던스(Artist-in-Residence)라 명명합니다. 경남에서는 경남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은 6개 미술관련 민간단체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레지던스란?한마디로 레지던스는 작가에게 작업실 마련해주는 예술촉진 활동입니다. 작업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작가나 전혀 다른 공간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으려는 작가에게 레지던스는 매우 유익합니다. 이미 100년이 훌쩍 넘은 서양의 레지던스 문화는 서서히 전 세계로 확산됐고, 90년대 말 우리나라에도 그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997년부터 몇몇 폐교를 개조해 작가들을 입주시키기 시작했는데요.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라 창작공간과 기반시설을 무상이나 실비로 마련해주는 개념을 작가와 기획자들이 정확히 이해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렸습니다. 레지던스 지원사업은 2010년부터 전국적으로 14개 시도 및 문화재단과 지역매칭을 통해 60여 개 단체로 늘어났습니다.
▲지원사업의 구조하지만 한둘이 아닌 수많은 작가와 작업공간을 어떤 방법으로 일일이 연결할 것인지의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각 지역 문화재단은 작가 개인 지원이 아닌 예술단체에서 제안한 프로그램에 지원을 하고, 예술단체는 자신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에 부합하는 성향의 작가를 자체적으로 선정해 일정 기간 동안 창작공간을 지원합니다. 지원받는 조건으로 작가들은 개인 창작뿐 아니라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작품을 창작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에도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성과의 달성 여부는 오픈스튜디오와 전시 등을 통해 검증 받습니다.
▲경남지역 레지던스경남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윈회는 2010년 도내에 처음으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도입, 그해 여섯, 이듬해 여덟, 올해 여섯 단체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민준홍 한국문화예술위윈회 지역협력관은 “첫해엔 공연부문 2곳이 가장 큰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경남은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6개 미술단체가 지원을 받고 있다. 그 성과도 평균 이상을 상회한다”며 경남지역 전시 장르 레지던스 사업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는데요. 현재 (사)경남문화예술연구원(마산아트센터), 구복예술촌, 정수예술촌, (사)대안공간마루, 수로요·보천도예창조학교, 대산미술관이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기획해 여러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입주작가의 아트페어 진입을 주선하는 마산아트센터, 도자기 공예로 특화된 수로요·보천도예창조학교와 아시아 작가들의 1:1 매칭을 중점으로 하는 (사)대안공간마루가 특색있는 단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화하는 레지던스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향하는 레지던스의 모습은 지역작가를 발굴하고 타 지역 작가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예술활동을 벌일 것 등입니다. 현재는 폐교나 유휴시설 등 퇴락한 구도심을 문화적으로 재생시키는 기능도 더해졌습니다. 황진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협력관은 “레지던스는 전세계적 조류이다. 2차 산업이 몰락하면서 남게 된 산업현장이 예술창작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P.S.1’, 중국의 ‘따산즈 798 예술지구’, 일본의 가나자와시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심규환 서울아트나우닷컴 대표는 “공간을 빌려주는 데 그치는 하드웨어적 레지던스를 넘어 입주작가를 적극적으로 프로모션하는 소프트웨어적 레지던스로 변모해가고 있다”며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향후 발전 방향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동상이몽하지만 늘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원을 받는 단체장과 프로그램 기획자, 작가가 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가 십상인 때문입니다. 단체장은 ‘공간에 대한 지원’으로, 프로그램 기획자는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으로, 작가들은 ‘작가에 대한 지원’으로 지원사업의 성격을 상정하는 데서 불협화음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단체장은 단체의 위상을 높이는 데, 프로그램 기획자는 프로그램의 성공에, 작가는 창작에 집중하려다 보니 볼멘소리가 나오게 됩니다. 이런 문제의 개선을 위해 경기도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는 벽화 제작이나 미술교육활동 등 민간협력사업에 참가할 작가와 개인 창작에 몰두할 작가를 따로 뽑는 등 작가와 프로그램 기획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방법을 모색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바꾸어 가자3년째에 들어선 레지던스 사업 참여자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은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레지던스 사업이 성행하다 보니 특색 없이 고만고만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라는 것인데요. 작가들 사이에서도 ‘레지던스 참여가 경력으로 작용하는 시절은 지나갔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울러 3개월~1년이라는 짧은 기간과 단위 예산에 내몰리는 참여자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심리적 조급성 때문에 창작주체로서 가져야 할 자율성이 다소 위축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또 한국작가를 외국으로 적극적으로 진출시킬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입주작가에게 듣는다- 마산아트센터 최부윤·송창애 작가
여러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다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 작가는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면 별다른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다. 국가에서 주관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작가들을 위해 기능하고, 지역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작가 개인보다는 지역사회 공헌 의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즉 작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공간이 없다. 또 벽화 제작이나 주민참여 체험활동 등 지역연계 프로그램에 신경 쓰다 보면 개인작품 구상과 의무적 프로그램 사이에서 고민하다 입주기간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즉, 작가주의가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심하게 말하면 작가가 프로그램을 위한 도구로 쓰이는 느낌이다. 레지던스의 본래 목적을 상기한다면 작가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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