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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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혁 초록기자(통영고 1학년)
시원한 바다내음 물씬 풍기는 우리 고장 통영, 그 속에서도 바쁜 일상을 벗어나 주위 풍경을 둘러보며 천천히 걸어다니며 볼거리와 휴식을 추구하는 ‘슬로 마을’이 있다. 바로 동피랑 마을이다. 피랑은 외진 곳, 산간벽지라는 뜻으로 주변지역의 섬 사람들이 하나둘씩 육지에 정착하면서 형성된 언덕배기의 가난한 마을이었다. 주로 생계 유지를 위해 급히 지은 집들이 많아 대부분 소박했다. 이후 사람들에게 동피랑 마을은 허름하고 남루한 장소로 인식되며 통영을 찾은 관광객에게 가난하고 누추한 달동네로 각인됐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의 경관을 해치는 존재가 되어 재개발예정지역이 됐으나 2007년 환경단체 ‘푸른통영21’과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벽화가 그려진 뒤 아름다운 바다풍경과 벽화가 어우러진 관광명소로 재탄생했다. 동피랑 마을은 낡은 마을에 문학과 예술을 접목시켜 도시재생을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많은 관광객이 찾는 ‘슬로 시티’의 명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벽화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마을 정상 부근에서 탁 트인 바다와 항구를 내려다보며 카페에 앉아 쉬기도 하며 한껏 휴식을 즐긴다. 이렇게 천천히 마을 주위를 걷다 보면 아름다운 바다와 오가는 사람들 속에서 훈훈한 인정도 느낄 뿐만 아니라, 빨리 가면 볼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통해 느림이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초창기에는 사생활 침해, 소음, 쓰레기 문제로 마찰을 빚었으나 관광객의 의식이 많이 개선되고 관광을 통해 주민의 소득 창출까지 되고 있어 주민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마을 정화에 나선다고 한다.
이런 동피랑 마을은 다른 벽화마을과 달리 2년을 주기로 새로운 벽화를 그려 관광객에게 끊임없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자연 속에서 전통문화와 자연을 잘 보호하면서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범지구적 운동인 슬로 시티와 맞물려 관광명소가 됐다. 재개발로 사라질 뻔한 위기에 처했던 동피랑 마을의 아름다운 경관과 동피랑을 찾는 관광객의 아름다운 문화예절이 균형을 잘 이뤄 도시생활 속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장소로 잘 보전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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