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 포올 토란스 박사의 논문에 의하면, 미술교육을 통해 창의성이 길러진 학생은 정신건강이 확보되고 학업성취에 좋은 효과가 있으며 문제해결 능력도 높아진다고 한다. 나아가 미술교육은 손과 머리의 원활한 움직임을 통해서 문화를 전달하며 사회생활에 적응시켜 인간형성을 돕는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이 기초적이고 통합적인 교육이 일선 교육현장에선 방치되고 있는 형편이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도 미술교육이 정식 교과로 채택되었지만 단순히 선진국의 미술교육 형태나 방법 등을 도입해 적용하는 데 급급한 감이 있었다. 그런 뒤 미술아카데미의 표현기능 중심 미술교육, 자유로운 자기표현의 창의성 중심 미술교육, 학문에 기초한 이해 중심 미술교육 등으로 변해왔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 맞는 미술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입시 위주의 교육현장에서 미술교육은 늘 뒷전으로 밀려났다.

시대는 감성과 창의를 요구하고 있다. 감성과 창의라는 두 마리 토끼는 예술교육의 정상화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창의란 무엇인가! 정상, 합리, 보편, 전통, 상식, 같은 체제 긍정의 낱말들을 무너뜨린 것은 새로움이라는 낱말이었다.

물론 그 선두에는 창작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에게 일관된 사명은 '새로움'이었고, 창작의 가치는 새로운 것에 대한 추구, 창의적 사유 방식의 간결한 정의가 되었다.

창작하는 사람들은 '상투성'을 거부하면서 발상과 역발상, 상징과 파괴, 은유와 직유를 오가며 패러다임을 부수려고 한다. 발상의 전환은 기존의 발상에서 시작하지만, 새로움은 기성의 것에 대한 의문, 문제의식, 비판에서 나오고, 창의성은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새로움과 창의성은 감성교육에서 비롯된다. 이 감성교육은 특히 아동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양분이다. 토요수업과 방과 후 수업과정에서 필요한 보충수업이 감성교육이 되어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아동들은 언어사용에 한계를 지니므로 자기의 감정, 개념, 상상을 미술을 통해 시각적, 공간적, 조형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미술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매체이며 자신의 감정이 그대로 표현되는 마당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미술행위를 통해서 성취하지 못한 욕구를 발산하기도 하고 지능지수, 감성지수, 관찰력, 인지력, 사고력을 키운다.

따라서 지금은 아이들에게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며 남과 더불어 조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기초를 닦아주는 창의적인 감성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자신의 존재의미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미술표현 활동이 필요한 것이다.

/황무현(조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