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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길에서 나를 찾는다
추석을 코앞에 둔 지난 9월 27일 사단법인 문화를 나누는 사람들(이사장 이영화, 이하 (사)문나사) 회원은 2012년 9월 ECC(Enjoy Culture Club) 특강 ‘여행, 길에서 나를 찾는다’를 진행하기위해 강릉으로 떠났다. 서울에서 함께 출발은 못했지만 강릉에서 합류해 그들과 나를 찾아보기로 한다.
회색빛 도심을 벗어나 시원스레 고속도로를 내달린다. 뜨거운 여름날을 견뎌낸 가로수는 가을 색을 머금기 시작했다. 회원들의 얼굴에도 화사하게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짧은 하루지만 일상에서의 탈출이 즐거운 듯하다.
강릉 오죽헌을 가장 먼저 찾았다. 학창시절 한번쯤 수학여행으로 왔던 곳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런 느낌은 늘 신선하게 다가오는 법. 옛 기억을 하나하나 더듬으며 관광해설사의 설명에 귀 기울인다. 아이들과의 여행에서 엄마들은 자녀들에게 마치 숙제를 해야 하는 것처럼 설명듣기를 강요하면서도 자신들은 듣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오늘만은 모두 자신들에게 충실해진다. 마치 수학여행을 온 소녀들처럼.
다음 여정은 강릉 선교장. 윤화자 명예이사장님의 외갓집이기도 한 선교장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아침 7시 30분 출발, 이르게 출발한 탓에 아침식사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해서인지 다들 맛있게 먹었다. 어쩌면 매일 가족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던 것에서 벗어나 나를 위해 차려진 밥상 앞에서 느낀 작은 행복은 아닐까 싶다.
<강릉 선교장 활래정에서 다례 체험>
식사 후 선교장 소나무 숲길로 난 둘레길을 걷고 난 후 활래정에 올라 미리 준비해 둔 찻상 앞에 2~3명씩 둘러앉아 다례체험 시간도 가졌다.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정자에서 따뜻한 차와 다식, 다른 사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한 조금은 호사스런 시간을 보냈다.
경포호수를 한 바퀴 돌아 강릉이 낳은 여류시인 허난설헌 생가터에서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로 난설헌의 생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여자로,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평탄하지 않았던 27년 그녀의 삶이 가슴 아프게 전해져온다.
<허균 허난설헌 생가터>
이번 여정의 마지막, 눈이 시도록 푸른 동해 바다를 마주하고 섰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는 모습이 정겹다. 서울에서, 가정에서 벗어나 일탈처럼 느껴지는 오늘 하루가 온전히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다. 아마 이곳 강릉에 어쩌면 여러 번 왔을지 모르지만 여행은 언제 왔는지, 누구와 함께 왔는지에 따라 눈앞에 펼쳐진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
사단법인 문화를 나누는 사람들:
1997년 10월 창립한 (사)문화를 나누는 사람들(이하 ‘문나사’)은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을 보여주고 함께 나눔으로써 더 풍요로운 사회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문화단체이다.
출처:문화유산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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