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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학 미래 먹을거리 연구에 집중"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4.1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258
내용

지난 3월 말 최재호(53) (주)무학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아버지 최위승 명예회장에 이어 (주)무학 대표이사로 20여 년간 활동했던 그다. 갑작스러운 대표이사직 사임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도대체 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을까. 지난 8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 무학 본사 사무실에서 그의 속내를 들어봤다.

 

 

◇ 대표이사직 사임 이유

-항간에는 최 회장님이 무학 대표이사로 있는 동안 협찬 요구가 너무 많아서 공식적인 대표이사 타이틀을 내려놨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웃음)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많은 얘길 들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병에 걸렸다고도 하고, 자식하고 문제가 있다고도 하고…. (회사 경영)예산은 이사회에서 1년 연간 예산을 짜서 계획대로 쓰는 거죠."

-대표이사직을 그만둔 진짜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금 내 친구 중에 (회사에) 남아있는 친구가 10%가 안 됩니다. 올해 두산중공업은 깔끔하게 다 나갔고요. 은퇴할 때가 됐죠. (웃음) 1988년 1월부터 실무 경영에 참여해서 94년부터 대표이사로 회사 경영에 참여했습니다. 오래했죠. 처음 시작할 때는 생산직 빼고 영업 관계자가 50명이 채 안 됐는데, 지금은 20배 이상 인원이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직원 밥숟가락을 다 알 정도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대가 변했으니 이에 맞게 전문 경영인이 실무를 맡고, 오너 경영하는 사람은 큰 밑그림을 그리는 미래 먹을거리를 연구하는 쪽으로 집중하려고 합니다. 실무 경영에 자꾸 있으면 1000원을 봐야 하는데 100원에 만족할 수도 있거든요. 일본 소주회사 중 가장 큰 다카라주조는 의약 쪽에 특허를 가지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주류와 관련한 사업 확대를 고민해야 합니다."

 

◇ 앞으로 무학은 어떻게 운영되나

-그러면 앞으로 회사 운영은 어떤 체계로 이뤄지는 것인지요?

"저는 이사회 의장을 맡아서 주요 이사회 의사 결정을 하는 역할을 계속합니다. 강민철 대표이사는 영업을, 이수능 대표이사는 회사 전반적인 관리 지원을 맡아서 합니다. 무학은 전문 경영인이 보증서고 돈 빌려 쓰는 게 없으니, 전문 경영인이 순수하게 직무에만 열심히 하면 됩니다. 또, 저는 돈 버는 게 아닌 돈 쓰는 부서 일을 합니다. 장애인 표준사업장 '무학위드' 대표와 '좋은데이사회공헌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합니다. 아무래도 전문 경영인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을 확대하기가 어려우니까요."

-자녀 분이 무학 경영에 참여할 계획은 없나요?

"아들, 딸이 20대 중반입니다. 아들은 경영학을 전공하고 군 복무 중이고, 딸은 미술을 전공했습니다. 자신이 (경영을)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외부에서 많은 수업을 받고 참여해야 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자신감이 있을 때 참여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전문경영자를 뛰어넘어야지 경영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주주로서 남아있는 게 좋습니다. 저는 인생을 거칠게 살아서 20대 후반부터 상당히 일찍 경영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원해서 회사에 들어온 게 아니라 아버지가 원해서 일찍 들어왔습니다. 과거에는 오너가 안 나서면 안 되는 경우가 태반이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2세가 회사를 물려받는 게 자신에게 행복할지가 중요합니다. 2세 경영은 보람은 있지만, 가진 것에 비해서 즐겁지는 않습니다. 매사에 제약 조건도 많고, 한 번 하면 평생을 해야 하고요."

 

 

   
  최재호 (주)무학 회장 / 박일호 기자  


 

◇ 마산 중리 공장은 본격적 가동은 언제부터

-현재 마산 중리에 지어진 창원 제2공장은 언제부터 가동합니까. 중리 공장은 현재 봉암동 공장과 울산 공장을 합한 정도의 술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리 공장은 이달부터 가동을 합니다. 4월에는 20%, 5월에는 50%, 5월 하순에는 85%씩 가동률을 높여갈 계획입니다. 6월부터 본격 가동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생산 능력만큼 풀가동을 하지는 않고요. 봉암 공장이 24시간 풀가동 중이어서, 이것을 반반씩 나눠서 하려고 합니다. 10월 1일 창립 기념일에 맞춰 준공식을 할 계획입니다. 공장뿐만 아니라 홍보관도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홍보관을 만드는 데 4, 5개월가량 걸려서 10월쯤이면 완전히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칩니다."

-애초(2011년 12월)에 지을 때부터 공을 많이 들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울산공장, 경기도 용인 공장 등 8, 9개 공장을 제 손을 거쳐서 지었는데, 그러다 보니 노하우가 쌓였습니다. 제가 있을 때 공장을 제대로 안 만들면, 다음 세대에는 이만한 공장을 절대 못 만들 거라 생각했습니다. 창원 제2공장은 100년을 내다보고 지었습니다. '미친놈' 소리를 들을 정도로요. 앞으로 최씨 가문이 무학 공장을 운영하지 않더라도 공장은 계속 남아 있을 거 아닙니까. 주류회사 중 생산동 바닥을 고강도 타일로 만든 곳은 무학이 유일합니다. 외관은 유럽풍 양식으로 만들었고요. 회사 종업원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이 공장에서 나오는 술은 정말 좋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정도가 됐으면 합니다. 중리 공장을 짓는 데 800억 원이 들었어요. 작은 소주 공장 한두 개를 인수할 정도의 액수입니다. 주류 명가의 마산, 세계 최고의 회사를 지어보자는 마음으로 중리 공장을 지었습니다."

-주류 용기주입 면허를 가진 중리 공장에서 주류 제조 면허 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허가가 났습니까.

"아직 국세청에서 허가가 나지 않았습니다. 국세청은 기다려보라 했습니다. 사실 용기주입 면허는 전 세계에 없는 면허고, 우리나라 소주 회사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용기주입 면허 제도가 경우에 안 맞다는 것은 공직에 계신 분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30년 동안 안 해 온 것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임기 때 바꾸려고 하지 않는 거죠. 무학만 불편한 게 아니라 다른 회사도 불편합니다. 소주회사당 1개씩 가진 제조면허를 하나 더 내준다고 해서 시장점유율이 급격하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중리 공장이 제조면허가 아니라 용기주입면허만 갖게 되면, 대란이 일어날 겁니다. 말 그대로 중리 공장은 용기주입만 가능하기에 봉암공장에서 제조한 술을 운반하려면 탱크로리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봉암동 일대 공단과 주민들이 교통 체증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데, 중리 공장을 오가는 탱크로리가 늘어나면 매일 체증이 상당할 것입니다."

 

◇ 무학의 미래 설계는 어떻게

-무학은 현재 주류업계 3위로, 2위 도약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무학의 현재와 미래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소주 산업 자체가 성장세가 미미합니다. 지난해 무학은 13% 성장을 했지만, 대부분 한자릿수 성장에 그쳤습니다. 외부환경 등을 동원해 억지로 2위로 급격하게 진입하는 것보다 내실을 쌓아서 시장점유율을 올리고자 합니다. 제가 특전사 출신입니다. 전쟁을 하면 정규군이 대치를 하고, 특전사는 적지에 떨어져 내부 파괴를 합니다. 무학도 내부 시장 개척, 다른 나라 시장 개척 등을 동시에 진행해서 차츰 점유율을 높이려고 합니다. 외국 시장 개척이 한국 시장 개척의 발판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LA에서, 멕시코에서 무학이 1등을 하면, 국내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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