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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는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그 재능이 뛰어나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띄게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이 사자성어의 틀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스스로 느끼게 되는 날이 많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끊임없는 변화를 요구하고, 그 변화에 대해 능동적으로 얼마나 대처했는지 표현하는 사람을 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만 하면 되겠지”, “나는 잘하고 있으니까 남들이 알아주겠지”라는 수동적인 낭중지추를 바라는 자기 피아르(PR)는 현재 사회에서 통용되기 어려운 단어가 된 것 같다.
중국 전국시대 말엽 진(秦)나라의 공격을 받은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은 재상인 평원군(平原君)을 초(楚)나라에 보내어 구원군을 청하기로 한다. 평원군은 자신을 수행할 식객 중 19명의 수행원은 쉽게 뽑았으나 1명을 뽑지 못해 고민하던 중 모수(毛遂)라는 식객이 나서서 자기를 데려가도록 청했다. 하지만 평원군은 “주머니 속 송곳은 끝이 뾰족해 저절로 주머니 밖으로 그 모습을 보이듯이, 재능이 출중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나는 법이다. 그러나 당신은 내 집에서 3년이나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 이름조차 들어 본 적이 없다”라고 부정적으로 말했다.
이에 모수는 “이제까지 나리께서 저를 주머니 속에 넣어주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머니 속에 넣어주시면 송곳의 끝뿐만 아니라 자루까지 드러내 보이겠습니다”라고 자신감 있게 자기 자신을 표현했다. 그 후 모수의 활약 덕분에 초나라에서 크게 환대받고 지원군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모수가 스스로 자신을 천거했다는 뜻으로 모수자천(毛遂自薦)이란 고사성어가 유래하게 되었다. 즉, 남이 알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적극성으로 스스로를 피아르해야 한다. 그러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뜻을 당당히 밝힐 수 있고,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으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애플사의 전 CEO이자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바꾼 고 스티브 잡스의 한 일화가 있다. 2006년 당시 휴대폰의 주류는 ‘쿼티 키보드 자판이 있는 블랙베리’였으며 ‘터치’식의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에 대한 평가와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불신과 우려 속에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은 곧 익숙해질 거야(They will get used to it)”라고 답했고 그 이후 결과는 우리 실생활 속에 아이폰이 얼마나 크게 자리 잡고 있는지가 대변해주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할 확률을 높이고 성취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으로 자기 피아르를 하는 모수자천의 마음과 스티브 잡스처럼 남들의 우려를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 표현하는 신념이 현 세상을 살아가는 중요한 마음가짐이라 생각한다.
박희옥(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학장)
경남신문 2013년 4월 16일 기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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