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창동예술촌 운영주체 돌고 돌아 원점

사단법인 창동예술촌이 출범 반 년도 되지 않아 '운영 주체'를 놓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 13일 (사)창동예술촌 임시총회에서 현 집행부(이사회)가 전원 사퇴함에 따라 20일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하지만 기존 이사진 중 4명(김영철·남치성·박영경·서혜주)은 "13일 열린 임시총회는 원천무효"라며 "사임하지 않고 원칙에 따라서 법인을 지킬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경과는 이렇다. 11일 창원시 도시재생과 측은 기존 입장대로 외부 인사 등을 포함한 실질적 집행기구인 '운영위원회 결성' 여부를 빨리 결정해달라고 (사)창동예술촌 이사진에 요청했다. 이에 이틀 후 이사진은 (사)창동예술촌 회원과 비회원 등 입주자 29명이 참여한 가운데 '창동예술촌 입주자회의'를 열었다.

문제는 (사)창동예술촌 대표 권한대행인 이용수 상임이사가 전체 이사진 동의 없이 '현 집행부 전원 사퇴의 건'을 핵심 안건으로 들고 나온 데서 시작됐다.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단법인 회원과 그렇지 않은 비회원이 함께 있는 입주자회의였기 때문에 논란이 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21명 중 14명이 찬성해 안건은 통과됐다.

  20일 오후 4시 마산 창동아트센터 1층에서 열린 창동예술촌 임시총회 모습.  

13일 회의록을 살펴보면 박미 전 대표는 경남도에 법인 등록을 할 때 회원 가입을 거부한 입주자까지 모두 가입시켰다고 주장했다. 즉 창동예술촌 입주자 모두 사단법인 회원으로 누구나 의결권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다른 이사들은 "분명히 등재할 때 사단법인은 38명으로 출발했다. 이제 와서 입주자 모두 사단법인에 등록시켰다는 것이 말이 되나. 투표할 수 없다"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후 총회는 별다른 공방 없이 △현 집행부 전원 사퇴의 건 △운영위원회 결성 등을 통과시켰다.

13일 회의에 참석한 송창수 감사는 "입주자 모두 회원 자격이 된다. 정관 제3장 제16조 2항에 따르면 임원 간의 분쟁, 회계 부정 또는 현저한 부당행위를 하면 총회 의결을 거쳐 해임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면서 정관에 따라 총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이사 4명은 '비회원'이 주도한 임시총회는 무효이기 때문에 사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관 제2장 6조에 따르면 정회원은 창동예술촌 입주자로서 본 법인의 취지에 동의하고 입회원서를 제출하여야 하며,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입회비를 납부함으로써 정회원이 된다.

이사 4명은 이 원칙에 따른 정회원 수가 38명이라면서 "당사자(비회원)와 이사들도 모르게 대표 개인의 생각으로 회원으로 가입시켰다는 것 자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위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입주자 모두를 회원에 등록했다고 말한 박미 전 대표는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할 말이 없다"며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 13일 회의에 참여했던 입주자 중 6명은 이전까지 사단법인 회원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다.

창원시의 운영위원회 구성 시도로 갈등을 빚기 시작한 '창동예술촌 사태'는 이제 비상대책위 체제로 옮겨가 그대로 반목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사단법인에 운영 전권을 주려는 듯하다가, 별 동의 과정도 없이 지역문화예술계, 상인 등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에 모든 것을 맡기려 하고 있는 창원시의 오락가락 행정이 현 사태의 근원이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법인 창동예술촌 운영주체 돌고 돌아 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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