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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서 내려온 춤꾼 정옥경, 문화전도사 되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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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1280
내용

2000년 초 무용 부흥 중심, 40대 들어 예술교육에 눈떠…"모두가 즐기는 공연 기획 꿈"

 

창원에서 '정옥경무용단'을 운영하는 정옥경(50) 대표는 2000년 초 마산지역 무용의 부흥을 이끈 무용인 가운데 한 명이다.

창원시 온라인 백과사전 '디지털창원문화대전(changwon.grandculture.net)'은 그녀에 대해 "1990년대 말에서 2000년 초가 마산 무용계로서는 해방 이후 최고의 전환점을 맞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 길목에 정옥경 등이 있었다"고 소개해놓고 있다.

시간이 흘러 지난 2010년경부터는 무대에서 내려와 문화예술 교육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그다. 지역 어르신과 소외된 청소년, 군부대 장병 등을 만나 춤을 가르친다.

특히 올해는 '문화나눔터 다(多)'라는 조직을 새로 만들어 교육 전문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1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경남도민일보 5층 휴게실에서 정 씨를 만나 무용인으로서 살아온 삶과 교육 쪽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 등에 대해 들었다.

  지난 11일 만난 무용가 정옥경 씨. /김구연 기자

정옥경무용단을 꾸린 건 20여 년 전(1995년)이다. 1997년 2월 마산MBC홀에서 '고뇌속에 피어나는 아름다움이리라'로 1회 창작공연을 펼쳤고 99년에는 대규모 행사였던 '마산개항 100주년 기념 기념작'을 만들어 한국은 물론 일본과 대만에서도 공연을 했다. 2001년에는 마산 인근에 있는 섬을 모티브로 한 창작공연 '섬, 네 개의 징검다리'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녀는 부산시립무용단 출신 무용수다. 마산무학초등학교와 창원여중, 마산제일여고, 부산여자대학(현 신라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했다.

"국민학교 시절 학예회에 나가려고 배운 율동이 재밌어 지금까지 춤꾼으로 살고 있습니다. 돌아가신 이필이, 정윤정 선생님을 모시고 한국무용을 배웠습니다."

정 씨는 부산시립무용단에서 5년간 생활하다 고향인 마산으로 돌아와 방과후 교사 활동을 시작했다.

"초등학생 대상으로 무용을 가르쳤어요. 극단 마산에서 안무를 맡기도 하고 창작공연도 열었죠."

꾸준히 창작공연을 펼쳐온 정옥경무용단은 올해 제12회 창작공연 '향수-기억속의 바람'을 선보였다. 그런데 장소가 특이하다. 제10·11회 창작공연 무대였던 창동예술소극장이 아니라 경남천광학교다. 정서장애 공립특수학교에 무대를 차렸다.

"예술가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장애인을 만나고 '예술이 우리네 실생활에 무슨 역할을 하고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죠.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 그리고 불평등한 사회구조 등 머리가 복잡했어요."

2003년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장애인은 그녀의 창작 열의에 불을 붙였다. 당시 정 씨는 회의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춤꾼으로서 말하고 싶은 주제를 공연에 담죠. 그런데 관객들은 어렵게 생각해요. 30대 초반에는 우리가 선보이는 춤이 난해하다고 여겼죠. 40대 들어서는 창작 활동에 열의를 가지지 못했어요. 더 이상 무대에 오르지 않고 기획과 연출만 했죠. 경남무용협회처럼 틀을 갖춘 조직에서 활동하기보다 홀로 고민하는 쪽이었고 점점 무리에서 벗어나면서 세월을 탔어요. 개인 사정도 겹쳤죠. 그러다 장애인을 만났고 내가 할 일이 있겠다 싶었죠."

이때부터 정옥경무용단은 노년층, 군부대 장병, 소외 청소년 등 상대적으로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에 눈을 돌렸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학교와 복지시설을 찾아다녔다. 인천과 안산, 경북 등에서 '찾아가는 공연'을 했다.

공연을 넘어 문화예술 교육에도 뛰어들었고 뿌듯한 성과도 냈다. 2009년 '희망대한민국 프로젝트사업(문화나눔공연 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고 2012년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문화예술교육 부문)' 한국문화예술교육원 원장상을 수상했다.

어찌 보면 정옥경무용단은 '일을 따야' 일을 하는 프리랜서 조직이다. 무용단을 운영하려면 지원을 받아야 하고, 지원을 받으려면 정 씨가 기획한 사업이 채택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짊어진 그녀는 어깨가 무거울 만도 한데 교육 사업의 줄기를 하나씩 늘리고 있다.

올해 '문화나눔터 다(多)' 설립은 공연팀(정옥경무용단)과 교육팀(문화나눔터 다) 세분화·분업을 의미한다.

"문화나눔터 다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전통문화예술(아리랑) 사업'을 합니다. 창원 진동초, 마산삼진중 아이들과 돝섬 아리랑을 개발하고 있어요. 무용이란 장르에 머물지 않고 연극과 마술, 회화, 음악 등 전문 예술가를 영입해 함께 펼치고 있어요. 여러 계층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공연 프로그램 개발이 제 몫인 것 같아요."

프로 무용수에서 전문 기획자로 나선 정옥경 씨.

"지역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좋을 수만은 없죠. 시간이 갈수록 순수예술을 하는 선후배들과 영역 차이가 날 것이고요. 저는 정옥경무용단에 힘쓸 거예요. 주위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는 예술인이 제가 바라는 삶이자 꿈이고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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