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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략위원회를 신설해 건축사회 역할과 먹거리를 찾을 계획입니다. 올해 준비 기간을 거쳐 이르면 하반기나 내년에 위원회 발족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취임 석 달째 접어든 조용범(53) 경남건축사회장의 이야기다. 조 회장은 지난 4월 1일부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에 있는 경남건축사회 사무실에서 조 회장을 만나 사업 구상과 계획을 들어봤다.
"지난 두 달 동안 업무 파악에 주력했다. 올해부터는 회장 임기가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 시간 여유가 있고, 애초 구상한 것들도 차근차근 실현될 수 있으리라 본다."
그가 취임 때부터 약속한 미래전략위는 국외에서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구마모토현 건축사회와 11년째 교류 중인데, 지금까지 친선 위주였다. 올 4월에는 구마모토 건축사회 회장단과 우리가 전략적인 교류를 하자고 합의를 했다. 서로 문화나 건축 환경을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실제 업무를 교류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일본 작품을 설계하고, 일본 건축사도 국내에 경남건축사회원과 함께 작품을 남기고. 작품 교류도 되겠지만, 실질적인 수익 창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개발도상국,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을 상대로 해외 시장 개척단을 결성해 해외 설계와 진출을 도모하려고 한다."
조용범 경남건축사회장. /박일호 기자 iris15@ |
올해 경남건축사회는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미래전략위는 이름처럼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작업도 벌일 전망이다. "<경남건축사회 50년사>가 발간되면서 건축사회 역사뿐만 아니라 보존 가치나 건축 가치가 있는 경남 건축물을 총망라해 편찬했다. 후손들이 경남 건축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미래 50년을 위한 기초를 닦아놓는 것이 이번 29대 집행부 역할이라고 본다."
아울러 조 회장은 도내 18개 지역건축사회장 협의회를 구성하고자 한다. 협의회는 지역건축사회장들이 지역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원활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창구가 된다. 현안대책위원회 안에는 개인 간 갈등 조정 특별전담 기구도 설치할 예정이다. "결국, 갈등은 사람 문제이기 때문에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동호회나 답사회 등을 활성화할 생각이다. 기존에 등산, 축구, 골프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고, 현대건축 연구회, 근대건축 또는 고건축 등 답사 동아리도 관심 있는 이들을 주축으로 추진되고 있다."
건축사회 각종 행사도 사후 평가해 개선할 방침이다. "시대 환경이 변했고, 건축도 개발 시대를 벗어나 문화의 시대로 가고 있는데, 10여 년 전부터 관례로 해오던 행사들도 사후 평가할 것이다. 과연 회원과 도민들이게 와 닿는 행사인지 따져보고, 얼마만큼 실효성이 있는지를 분석해 개선하고 새 사업도 발굴할 계획이다."
경남건축사회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는 경남건축사대회는 오는 7월 4일 진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메르스 확산 때문에 개최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는 단계다. 회원과 회원 가족 등 650여 명이 참여할 행사여서 앞으로 보름 정도 추이를 지켜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듯하다.
"지역건축사회가 군민 또는 시민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남건축사회가 매해 진행하는 도민건축대학도 현재는 건축물 답사 중심이지만, 평가를 거쳐 중부·동부·서부 등 권역별로 활성화해 도민에게 더 다가가는 행사로 만들 것이다."
조 회장은 건축사에 대한 인식 전환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국가 정책 문제이기도 하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건축사가 많이 배출되면서 전체 시장 환경에도 문제가 생겼다. 건축사회 홍보도 부족했지만, 정부나 언론에서도 건축사에 대한 개념 없이 설계사로 표현하는 예가 허다하다. 또 건축사들이 불합리한 징계, 행정 처분을 많이 받고 있다. 건축사가 명백히 건축사법을 위반하거나 윤리 규정에 어긋나는 일을 했을 때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민간에서 생기는 분쟁에 희생양이 되거나 가끔 무리하게 고발당하는 문제가 있다. 이런 일도 지속해서 개선하겠다."
또한 조 회장은 건축이 도시 문화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전문가로서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가 사는 도시를 잘 가꿔나가야 할 책임이 있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책임도 있다. 건축물을 놓고 '내가 내 땅에 내 돈을 들여 내 집을 지어서 사는 것'이라는 개념을 탈피해야 하고, 공공재라고 인식하면 좋겠다. 그래야만 건축이 문화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4년 임기인 선출직 수장이 도시를 마음대로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다. 도시와 건축 분야 전문가 집단이 있음에도, 충분한 검토 없이 다음 선거와 표를 위해 무분별한 개발 공약들을 내놓거나 추진하고, 임기가 끝나면 정작 그 사람은 떠나버리고 그 몫과 책임은 시민이 지게 되는 문제점도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전문가로서 역할을 하고 건축사회 활동도 이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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