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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술, 지리산 마을공동체와 만나다

작성자
왕혜원
작성일
2015.10.0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263
내용

[판]'지리산프로젝트 2015: 우주 산책'행사
예술가·마을 주민 만든 작품산청 성심원 곳곳 설치·전시산과 만남·교감하는 과정서 인문학적 상상력 펼쳐나가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2015년 10월 05일 월요일
 
 
 

하늘이 열린 날(開天節). 전국 각지에서 온 예술가들이 지리산 자락에 있는 산청 성심원에 모였다. 성심원은 1950년대 조성된 한센인 마을이다. 한센병을 앓던 이들을 치유하던 공간에 예술가들이 몰려든 이유는? 바로 '지리산프로젝트 2015: 우주 산책' 행사 때문이다. '먼지 하나에도 우주가 담겨 있다'는 말처럼,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뜻으로 우주를 내세웠다. 지리산프로젝트는 개인, 공동체, 자연의 생명·평화 가치를 담아 우주를 품는 예술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처음 열렸다. 올해 두 번째 열리는 행사는 지리산프로젝트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사단법인숲길, 지리산과섬진강사람들이 주관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시도문화기획지원사업의 일부 지원으로 시행돼 성심원, 실상사, 경남도립미술관이 협력하고, 남원시, 산청군, 하동군, 구례아이쿱자연드림파크가 후원했다. 지리산프로젝트 추진위원회는 전국의 예술인, 종교인, 과학자, 지리산둘레길 관계자 등으로 구성됐다.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오후 1시께 맑고 상쾌한 공기를 가르며 가장 먼저 성심원 앞 경호강 인근에 설치된 팝아티스트 강영민(44) 작가의 아트캠핑장을 찾았다. 강 작가는 행사 전날부터 이곳에 '조는 하트' 작품을 두고 텐트를 설치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지리산 전역을 다니며 이동식 카페인 '아트 캠핑'을 펼치고 있다. 칵테일인 '뇌 폭탄주(brain bomb)'를 참석자에게 나눠줬다. 도시에서 온 이들이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소주, 맥주, 사이다, 와인을 섞은 칵테일을 들고 참석자들은 성심원 일대에 있는 전시장과 대성당에 다녔다.

 

 

 

'희망의 원리' 전시장 외부 모습. 벽면에 구현주 작가의 '교환, 서로 다른 익숙한' 작품이 그려져 있다. 과거 성심원을 세상과 연결한 철선을 건물 벽에 그렸다.

 

 

성심원 곳곳에 예술가들의 작품이 설치, 전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작가 10여 명과 마을 주민들이 만든 창작품 50여 점을 함께 볼 수 있다.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나규환 작가의 '아버지의 눈물', 과거 성심원을 세상과 연결한 철선을 건물 벽에 그린 구현주 작가의 '교환, 서로 다른 익숙한' 작품이 눈에 띈다.

특히, 주 전시장인 대강당은 지리산프로젝트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도큐멘트와 기획전 형식으로 '희망의 원리'전이 열리고 있다. 여기에는 성심원 사람들과 함께 만든 김경화 작가의 '우주공' 작품이 인상적이다. 성심원에서 수거한 폐종이 상자 위에 민화를 그렸다. 캔버스에 소망을 담은 '소망상자' 작품도 함께 만들었다.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마음을 치유하고자 했다.

전시장 벽에 전시의 의미를 적어둔 글귀가 있다. "'산책'의 본연은 우연한 만남과 그 속에서의 교감에 있다. 그로부터 우리는 세계에 대한 반성적 물음을 짚어나갈 수 있다."

 

 

 

참가자들이 강영민(왼쪽 둘째) 작가의 아트캠핑장 앞에서 작가가 만든 '뇌 폭탄주'를 들고 있다.

 

 

이날 성심원 대성당에서 '지리산 정신과 융합의 예술'이라는 학술심포지엄도 개최됐다. 최원석 경상대 교수(명산문화연구센터장)가 '한국인의 산천 유전자와 지리산',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원장)가 '문명과 야생, 과학과 민속지식의 변증', 이정원 에트리(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이 '과학정신과 예술', 양원모 경기도미술관 학예실장이 '과학, 예술, 종교의 융합적 사유와 실천'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 자리에서 최 교수는 "산은 사람과 자연이 융합된 곳이다. 지리산은 특히 역사와 민족의 정신과 정보를 담고 있는 거대한 메모리"라며 지리산에서 펼쳐지는 활동들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희망의 원리' 전시장에 지리산프로젝트 활동 사진 등을 담은 영상이 설치돼 있다.

 

 

성심원 사람들과 함께 만든 김경화 작가의 '우주공' 작품(앞). 성심원에서 수거한 폐종이 상자 위에 민화를 그렸다. 캔버스에 소망을 담은 '소망상자' 작품도 함께 만들었다(뒤).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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