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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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공동체·지역사회) 지원’ 힘쓰는 브리즈번,
글로벌 다문화도시 자리매김
글로벌 다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호주 브리즈번 시청 주변 일대에서 열린 ‘아나바다 시장’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市 인구 4분의1이 외국서 태어나
성별·인종 상관없이 서로 존중
자신이 노력한 만큼 보상 주어져
브리즈번 대표 축제 ‘대만축제’
음식·영화제·야시장 등 행사 다채
외국인 방문객 한 해 10만명 이상
인터넷 홈페이지도 이민자 배려
한국 등 다양한 언어 번역서비스
주요 시설·지역사회 정보 등 안내
브리즈번(Brisbane)은 호주 퀸즐랜드 주에서 가장 인구(약 224만명)가 많은 도시이자 주도이다. 인구의 4분의 1이 외국에서 태어났으며, 17%의 가정이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이 도시는 문화적 ‘백그라운드’가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확신 아래 ‘커뮤니티 활성화’를 근간으로 글로벌 다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호주사회 공존과 사라져가는 말…인종·나이·경력
지난 6월 26일 저녁 브리즈번 외곽의 한 공터에 야시장이 크게 열렸다. 달구지 앞에선 엘비스 프레슬리를 흉내낸 30대가 경쾌한 노래로 분위기를 띄웠다.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이곳에는 베트남 쌀국수부터 이집트 따미야, 포르투갈 바칼랴우, 인도 탄두리치킨, 멕시코 타코, 터키 케밥, 이슬람 할람까지 각국의 대표 음식들이 즐비했다. 시(市)에선 장소만 제공했는데,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장터를 만들어 흥겹게 어울렸다.
여자친구과 함께 한국음식을 소개한 A씨는 “호주에 유학 와서 다른 출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어 종종 찾는다. 서로 다른 것을 통해 또 다른 특별한 것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다문화도시 브리즈번은 이처럼 각국에서 온 젊은층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QR(퀸즈레일 철도)에 근무하는 공무원 윤도혜씨는 “‘어느 누구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호주 사회 명제가 강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성(性), 나이, 인종 등을 묻는 것은 몰상식한 행위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미용업을 하는 앤디 서(ANDY SEO)씨는 “한국 사회에서 기술을 갖고 있어도 정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아 호주로 건너 왔다. 여기서는 기회 제공과 함께 노력한 만큼 보상이 주어져 만족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정재훈 그리피스대학교 교수는 “어딜가나 공존하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 물론 직장생활에서도 성별, 나이와 경력에 상관없이 서로 존중한다. 권위보다 합리가 우선이고 그것을 중요시 여기고 실천하는 나라가 바로 호주다. 다문화가 뻗어가는 시점에 한국도 상대를 폭넓게 인정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호주의 숨은 힘 ‘커뮤니티’
호주사회 이민자를 위한 정책의 핵심이 바로 ‘커뮤니티’다. 브리즈번시 역시 이민자를 위한 ‘커뮤니티’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적 ‘백그라운드’가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확신 아래 커뮤니티 발전을 사회통합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이다. 호주정부는 관련 예산에 연간 20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대만축제는 브리즈번 대표 축제로 음식, 영화제, 야시장 등 다양한 행사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데, 축제를 보기 위해 호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매년 10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대만 커뮤니티는 축제 수익금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학교를 지원하는 등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광훈 퀸즐랜드주 한인회장은 “이민자들이 호주사회에 동화되기 보다는 커뮤니티를 통해 독립성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호주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교포사회도 대만처럼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문화적 전통을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눈높이 맞춘 ‘브리즈번의 다문화’
“브리즈번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브리즈번 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의 한국어 메인 화면에 나오는 글귀다.
시는 주요 시설 및 여가, 지역사회 정보 등을 한국어로 알기 쉽게 안내를 하고 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어, 베트남어, 그리스어 등 여러 나라의 언어 번역서비스도 제공되는데, 언어 때문에 이민자들이 정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브리즈번시는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에서 맘껏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사회 정책의 근간을 조화(Harmony)에 두고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언어정책과 함께 신경을 많이 쓰는 분야가 지역축제다. 이달 31일에 라틴아메리카 스타일의 ‘피에스타 라티나’ 축제가, 다음 달 9일부터 15일까지는 ‘볼림바 페스티벌(Bulimba Festival)’이 열려 소통과 화합을 도모한다.
글·사진= 김진호 기자 (공동취재 경남일보)
/인터뷰/ 안젤라 오웬 테일러 브리즈번 시의원
대학 교수 출신인 안젤라 오웬 테일러(사진) 시의원은 30년간 브리즈번에 살면서 문화다양성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성숙을 직접 경험했다. 특히 국제 관계 및 다문화 업무에 밝은 그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서 온 ‘커뮤니티’들이 시의 포용정책에 따라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포부를 펼 수 있도록 지원을 다할 것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브리즈번시를 소개한다면.
▲브리즈번은 문화다양성을 바탕으로 호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다. ‘아름다운 퀸즐랜드 지킴이’의 깨끗한 도시 어워드의 일부로 2년 연속 퀸즐랜드의 가장 지속가능한 도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시의회는 브리즈번이 앞으로도 계속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의 획기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이다.
-문화다양성 관련, 주요 지원정책은.
▲시는 다양한 커뮤니티나 기관단체들이 조직하는 행사를 재정적으로 지원한다. 다문화 행사를 지원하며 재정지원과 스폰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커뮤니티 스스로 필요로 하는 행사를 통해 이해증진과 정보공유 채널 형성, 다문화 서비스 제공 프로그램을 알린다. 이 밖에 도서관 이용 프로그램, 아동육아 서비스, 복지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인종차별 우려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한 대책은.
▲주에서는 다문화 학교, 다문화 지원프로그램, 반차별주의 교과과정을 개발하고, 반차별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웹사이트를 만들어 반사회적인 인종차별을 없애는 프로그램이나 전시회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다문화 담당관이 있어 언제나 상담이 가능하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인종, 문화, 사회, 종교적 다양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어떻게 화합하며 살 수 있는 지를 보여주면서 교육한다. 교육내용 중에는 인종차별주의를 단호하게 거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호주 다문화의 시사점은.
▲반인종차별법과 인권법 등을 통해 이민자의 권리 보호와 증진을 도모함과 동시에 시정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다문화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한다. 또한 다문화 등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재정지원을 해서 다문화 콘서트, 미술전시회, 정신적 갈등해소나 상담 프로그램, 전통문화보존회, 각국 언어교육 프로그램, 영어무료교육 등을 지원한다. 정책입안 과정이나 서비스 등에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는 등 다문화적 감정(culturally sensitive)에도 각별히 주의한다. 김진호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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