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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마산 구도심 부활시킬 ‘부림시장 청년상인몰’ 가보니

작성자
이효진
작성일
201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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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조회수
908
내용

[르포] 마산 구도심 부활시킬 ‘부림시장 청년상인몰’ 가보니


같은 커피·통닭이라도 ‘음식 개성’
메뉴·간판 등 대학가 같은 분위기


기사입력 : 2016-04-12 22:00:00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음침하고 지저분해, 버려졌던 그곳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각 가게가 내세우는 음식과 청년 주인들의 취향을 반영한 형형색색의 가게는 이전에 없던 ‘젊음’을 물들인 듯 이곳을 활기찬 장소로 거듭나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11일 오후 3시 마산 구도심 상권의 부활을 선언하며 부림시장 C동 1층에 입점한 청년상인 9명이 15일 정식 개점에 앞서 시민들에게 음식을 평가받기 위한 ‘청년바보 체험점포’를 열었다.

청년상인들은 11~12일 양일간 열리는 체험점포를 위해 며칠 밤잠을 설쳤다고는 했지만 자신의 가게를 내보일 생각 때문인지 다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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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제2지구 내 부림시장 사거리./경남신문 DB/


커피, 파르페 등을 판매하는 김박사다방의 김우현(23)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준비해온 ‘우리의 공간’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시작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도전에 대한 떨림, 손님들을 만족시키고, 시장을 살린다는 사명감에 의지가 불탄다”며 “맛의 완성도와 합리적 가격은 물론 트로트 음악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배달하는 등 방법으로 일반 카페와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1층 중간에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무대가 마련됐다. 이날은 발라드, 트로트 등 여러 장르의 노래 공연이 자리를 채웠지만 앞으로는 이를 포함해 영화, 춤, 버스킹 등 다양한 문화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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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일 마산합포구 ‘부림시장 청년상인몰’에서 시식행사인 ‘청년바보 체험점포’가 열렸다.


변화된 시장은 젊은 층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해 보였다. 경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연화(21·여)씨는 “체험점포가 열린다는 소문을 듣고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왔다. 개성있는 이름의 간판부터 이색적인 메뉴, 가게 분위기 등에서 일반 시장과는 다른 분위기가 풍겨 대학가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청년상인인 만큼 음식이나 이벤트 등이 젊은 사람들의 기호를 반영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림시장 공예촌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조숙희(65·여)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유일하게 죽은 공간이어서 외부 손님들을 모시기 부끄러울 정도였는데 청년들이 들어오면서 이렇게 예쁘게 꾸며놨다. 아름다운 것은 남녀노소 모두를 매료시키는 무기가 아니냐”며 “젊은 층들과 더불어 부림시장 일대가 옛날의 영광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 좋지 않은 위치에서 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의지로 창업에 대한 도전을 실현시킨 청년들에 대해 부림시장·창동 터줏대감들은 응원을 건넸다.

김경년 마을활동가는 “어려운 환경에 도전한 청년들의 행보가 기특하고 고맙다. 당장 부림시장의 매출 증대를 떠나 이들이 있음으로써 죽어가던 시장의 존재를 다시 부각시켰다. 크게 보면 앞으로도 시장의 명맥을 이어 이곳을 ‘지난 역사’가 아닌 ‘존재하는 현재’를 만들 시장의 주인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무료 시식행사가 시작된 4시께부터는 발딛을 틈 없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각 가게에서 받아온 음식을 들고 중앙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맛을 본 뒤 가게 앞에 마련된 평가지에 의견을 적었다.

행사가 시작된 지 한 시간여가 지나도록 사람들의 발길은 멈추지 않았지만 의도했던 젊은 층의 유입은 크지 않았다. 홍보 부족과 위치적인 문제인 것 같다는 자체적 분석이다.

공룡통닭 대표인 김진태(34) 청년상인 회장은 “고객 유입을 위해서 홍보와 위치 문제 해결은 불가피하지만 음식점이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결국 맛이 아니겠냐”며 “우선은 고객들 입맛을 파악해 훌륭한 음식을 내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종철 부림시장 상인회장은 “청년상인들의 점포는 어떻게든 시장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위치적 약점 극복을 돕기 위해 창동에서 청년상인몰로 이어지는 길에 야시장을 조성하는 등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청년상인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글·사진= 김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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