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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창원 용지야외미술제' 처음처럼
[판]달라지는 2016 창원아시아미술제
줄어든 예산…미술협회도 빠져 창원청년작가회만 행사 맡아
'지역 청년작가 새로운 시선'미술제 본래 취지 되살릴까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2016년 04월 11일 월요일
진심은 어려울 때 더욱 빛이 난다. 1996년 경남 창원 용지야외미술제로 시작한 창원아시아미술제. 외연이 넓어질수록 애초 행사를 시작한 청년 작가들의 운신 폭은 좁아졌다. 올해는 과거보다 예산이 현격하게 줄고, 행사 기획도 기존에 함께하던 한국미술협회 창원지부(이하 창원미협)가 빠지면서 창원미술청년작가회(이하 창원청년작가회) 주축으로 바뀌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셈이다. '과거로의 회귀'. 올해 창원아시아미술제의 모토다. 지역 청년작가들의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는 본래의 미술제 모습을 다시 구현해내겠다는 외침이다. 지난해와 달라지는 창원아시아미술제를 주목해보자.
◇무엇이 달라졌나 = 올해 창원아시아미술제는 세 가지가 달라졌다. 예산이 많이 삭감됐고, 행사 주최자가 줄고, 전시 감독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올해 미술제는 도비 2000만 원, 시비 2000만 원을 지원받아 총 4000만 원으로 진행된다. 작년 5600만 원보다 예산이 크게 줄었다. 한때 1억 5000만 원까지 지원받던 행사였지만, 예산은 계속해서 삭감됐다.
올해부터 처음 행사를 시작했던 창원청년작가회가 주도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
창원아시아미술제는 청년 작가들이 시작한 용지야외미술제에서 지난 2004년부터 '아시아'라는 타이틀이 붙으면서 행사 기획 단체가 늘었다. 창원청년작가회와 창원미협이 공동으로 행사를 꾸리게 된 것이다. 지난해까지 두 단체가 10년 넘게 함께 행사를 열었다.
▲ 창원미술청년작가회가 지난 4일 오후 경남도립미술관 1층 영상전시실에서 2016년 창원아시아미술제 '청춘본심' 큐레이터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열었다. (왼쪽부터) 장건율, 노순천, 감성빈, 박미 큐레이터(작가)가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
공동주최로 행사를 열면서 갈등도 없지 않았다. 창원미협은 행사를 도와주는 입장이라는 인식을 하면서 행사 참여에 소극적이었고, 창원청년작가회는 실질적으로 행사 준비를 도맡아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창원문화재단은 미술제 때 성산아트홀을 빌려주면서 공동 주최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미술제는 총 기획자인 전시감독이 없어졌다. 외부 전시 감독이 인맥을 총동원한 전시를 열면서 볼거리는 풍성하지만, 지역과 연관성이 옅은 전시라는 평가가 계속됐다. 지역 예술인은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올해는 청년 작가들이 전시 기획자로 나섰다.
◇'청년본심' 회복의 장 = 창원청년작가회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미술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시명을 '청춘본심(靑春本心)'으로 정했다.
이미영 2016 창원아시아미술제 사무국장은 "창원아시아미술제는 그동안 양적, 질적 발전을 거듭해 아시아에 특화된 국제 미술행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외부 기획자의 일회적 실험실로 기능하면서 정작 창원의 미술 생태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늬만 그럴듯한 행사이기도 했다"며 "초창기 미술제는 각 지역 청년들이 젊은 감각과 새로운 시선을 선보이는 축제의 장이었다. '청춘들의 놀이터'였던 셈이다. 이번 창원 아시아미술제는 그때의 정신과 기억으로 회귀하고자 한다. 그것이 다름 아닌 '청춘본심'이다"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청년 작가 4명을 전시기획자로 내세웠다. 노순천, 감성빈, 장건율, 박미 작가다. 이들은 국내외 작가 40여 명을 이번 전시에 참여시켰다. 지난 4일 경남도립미술관 1층 영상전시실에서 큐레이터로 나선 작가들이 공개 프레젠테이션도 했다.
노순천 작가는 '투 잡(Two Jobs)', 감성빈 작가는 '청년문화 조명 프로젝트', 장건율 작가는 '독립운동', 박미 작가는 '하이드 앤드 식(Hide and Seek)'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기획했다.
노 작가는 예술을 하기 위해 또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작가들의 현실에 주목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자 정진하는 '투 잡'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투 잡'을 가졌기에 오히려 작가의 작품은 상업성을 띠지 않고 순수하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태국, 대만, 인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감 작가는 창원에서 문화 예술 활동을 하는 다양한 단체들을 알린다. 영상 작업을 하는 '공공미디어 단잠', 그림책 출판사 '콩밭', 미술도서관 '알렙', 전시기획 및 예술 교육을 하는 '바인딩(BINDING)'이 기획한 '창원 가로수길 전시프로젝트(GAROSOO OPEN STUDIO 239)', 캘리그래피를 제작하는 '캘리공장', 문화사업단 '길모퉁이' 등을 소개하는 전시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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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작가는 자유와 독립을 꿈꾸는 패기 넘치는 예술 창작자의 작품을 보여준다. 대학 구조조정 등 청년들의 삶과 고민이 깃든 작품을 마주할 수 있게 한다. 청년과 청년 시절을 지나온 이들에게 삶의 독립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박 작가는 청년들이 자신을 숨기고 타협하지 않고 자신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기획 전시를 연다. 회화, 조각, 영상 작품 등을 통해 현대인의 모습을 예리하게 꼬집은 작가들의 작품을 모았다.
'청춘본심'을 보여줄 전시는 5월 26일부터 6월 5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 전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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