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大山
10주년에 즈음하여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또는 엉겅퀴에서 무화과 를 따겠느냐?”
1999년 6월 상기된 음성으로 미술관을 개관하게 되었다는 관장 김철수교수의 기쁨에찬 전화를받고 함께 대화의 톤을높혀 축하통화를 나눈지가 엊그제 같건만 벌써 10주년 기념전이라니 참으로 지난10년의 감회가 새로워 진다.
10년전 그날 막상 개관축하로서 대화는 끝이났으나 전화를 끊고나서 나의 마음은 왜그리도 납덩이의 무거움이 느껴저졌는지?
그 중량감의 느낌은 어디에서 원인한 것일까? 그것은 내가 김관장에 앞서 용인에 설립했던 마가미술관을 운영하면서 수없이 겪어야만했던 운영의 어려움을 체험했기 때문에 느껴지는 우려로부터 기인한 것이었다 .
매년초 국가의 정책수립에서 늘 문화가 거론은 되고있으나 거론시의 장황함과는 달리 실제의 정책반영 에서는 늘 뒷전으로 밀려나는 우리문화정책의 실정과 또한 우리국민의 문화인식 수준이 아직은 문화 중진국에도 못미친다는것을 문화의 현장에서는 생생하게 체험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자녀의 손을잡고 미술관 입구까지 들어와서는 입장료를 힐끗 바라보고는 불만의 소리를 내뱉으며 서둘러 되돌아 나가는 장면은 어제오늘의 모습이 아니며 또한 미술관 관람의 이유가 진지한 미술작품 감상과는달리 자녀들의 방학숙제중 하나인 미술관 전시회 캐타록 모아 제출하기 때문인 경우가 허다한 현실에서 사립미술관의 운영이 입장료등 자체운영 경비조달로 이루어질수 있다는 바램은 한낱 망상일뿐 결국 사립미술관의 운영은 설립자의 끝없는 제반시설보수등 관리비부담과 인건비의 지출등 매달 피할수없는 소모전으로 그경제적 역량이 종점에 이르르면 스스로 폐관을 하여야함이 자명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먼저 체험한 필자이기 때문에 대산미술관의 개관을 축하하면서도 한편으론 제자 김교수가 앞으로 감당해야할 운영의 고충을 예감하므로서 나에게 밀려오는 우려와 노파심에서 비롯된 탄식의 중량감이었던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노파심이아닌 현실이었다. 미술관 개관의목적인 낙후된 지방문화의 발전과 소외된 농촌지역의 문화향유권기여라고하는 김관장의 미술관 설립취지와는 달리 개관초 이런저런 사유로인한 지역주민의 억지불난과 배타심의 발로는물론 크고작은 방해까지 그간 관장 김교수가 겪어야했던 고충은 그정도가 심각한경우가 많았으며 빈도 또한 다반사였음을 나는김관장과의 일상통화로 너무나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르지 못할 나무는 없다”고 하지않았는가 그는 지난 10년간의 무거운 질곡과 역경들을 묵묵히 감내하며 총 49회의 전시회 개최를 김관장 특유의 뚝심과 인내로서 성사시켰으며 이젠 그의 참뜻에 동참하는 여러 지인들의 후원모임도 만들수있게되엇고 지역 주민들의 미술관 존재이유와 그 가치에관한 사랑도 인식되었다니 참으로 기쁘지 않을수없는바 그래서 오늘 대산의 10주년모습이 더욱 대견하고 장한모습으로 바라보이는것이다. 필자는 이시점에서 불현듯 마태복음의 한구절이 떠올려진다 “그의열매로 그들을알지니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또는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따겠느냐?” 실로 대산미술관의 10년을 그리고 관장 김교수의 오늘을 함축한 성경구절이아닌가?
이제 10주년을 맞는 이곳 대산미술관의 그간 49회에걸친 전시회는 조형미술의 다양한 분야가 소개되었으나 그 전시의 주류는 관장 김교수의 전공분야인 섬유미술분야가 주종을 이루었음은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그러나 아직도 조형미술의 타분야에 비하여 섬유미술의 대중 인지도는 매우 미약한 실정이며 우리나라가 수출대국으로의 출발품목이 섬유산업으로부터라는 것을상기하면 앞으로 섬유미술의 활성화및 대중화의 시도는 섬유미술가 모두에게 큰책임으로 맡겨진 절실한 과제요 의무라고 하겠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간 개관이래 이곳 대산미술관이 기획하여 전시되었던 섬유미술전은 이번까지 총10회에걸쳐 시행되었으며 결과적으로 매년 거르지않고 지속된 전시회의 효과는 일반 대중에게 무지한 섬유미술의 이해를 돕는 교과서적인 교양강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음은 부인할수없는 대산의 큰 공로이며 한국섬유미술운동이라고하는 역사의수레바퀴에서 21세기 초반을 증언하는 현대미술사의 생생한 기록임이 분명하다 하겠다.
한편 우리문화의 대부분이 수도에 집중적으로 편중되어있는 현실에서 지방 문화시설의 보존과 그 운영의 활성화는 국가균형발전과 관광자원의 모태가 되는것임을 주지할때 지방사립미술관 박물관의 국가정책은 보다 적극적인 지원으로 개선되어야함이 절실하다. 오스트리아 짤스부르그에가보면 그곳의경제가 그곳출신 음악가 모짜르트를 대상으로하여 이루어지고있음을 바로 감지할수있는바 그만큼 한사람의 예술가 또는 소외지역의 작은 미술관 하나가 국가경제의 매우중요한자원이며 초석임을 확인할 때 이제 10주년을맞은 대산미술관의 앞으로의 행보가 이곳 창원지역의 문화수준 향상과 경제발전의 유용한 매개체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나가리라 기대하며 한편으론 한국섬유미술가들의 사랑의장소 발표의 마당으로 자리매김되어 창원지역의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길이 보존되기를 우리모두 기원하는 바이다.
2009 년 7월 25일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
마가미술관장
송 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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