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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초대전 갖는 전혁림·전영근 화백

작성자
조예진
작성일
201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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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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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668
내용
서울서 초대전 갖는 전혁림·전영근 화백
28일부터 인사아트센터서 ‘아버지와 아들 동행 53년’ 전시
닮은 듯 다른 ‘父子 예술세계’의 만남

-경남신문-

예술적 영감이 푸르게 살아 숨쉬는 통영의 두 거장이 ‘아버지와 아들 동행 53년’이라는 주제로 서울 인사동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전혁림·전영근 2인 초대전’은 오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 제3전시실에서 열린다.

천수(100세)를 내다보는 전혁림(96) 화백과 대를 이어 화업에 정진하는 전영근(52) 화백과의 이번 만남은 오롯이 실천된 예술의 혼과 미술계의 중심부에서 거리를 두었다는 점, 결코 일시적 유행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서로 매우 닮아 있는 부자(父子)의 작품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혁림 화백은 지난 2005년 ‘구십, 아직은 젊다’ 초대전을 가진 바 있다.

거장 전혁림 화백은 “눈만 뜨면 그림을 그리고 머릿속은 늘 새로운 생각들로 출렁거리고 아이디어가 용솟음쳐요. 시력이 까딱없지, 손놀림도 힘이 차지, 이건 하늘이 내게 준 복이야”라며 여전히 형형한 눈빛은 밝게 빛나고 악수를 하는 손은 힘이 꽉 들어가 있다.

전 화백은 한 세기를 지나 한국현대사의 격동기(일제시대, 한국전쟁 등)와 동랑 유치진, 청마 유치환, 윤이상, 초정 김상옥, 대여 김춘수 등 통영이 배출한 문화 대가들과 문화운동을 주도했던 이 시대의 대표적 화가이다.

평론가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전혁림에겐 ‘지방’개념이 넓게 ‘한국’으로 생각되는 사실과 동시에 민족적 혼을 담고 있다면 그것은 한국의 정신과도 다름이 없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민의 애환을 유감없이 화면에 담았기에 우리 한민족의 미의식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번 초대전은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조형의식과 통영의 섬과 바다, 하늘을 나타내는 색과 한민족의 오랜 시간 전해온 향토적인 소재(민화에 주로 사용된)인 오방색(청, 백, 적, 황, 흑)을 토대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한국화단의 거목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가의 아들로서 지극한 효심을 가지고 그림을 가업으로 잇는 전영근 화백은 그의 유년시절과 청년기의 대부분을 아버지인 전혁림 화백의 수많은 작품들에 둘러싸여 성장했다. 아버지와 같은 화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영근 화백은 회화적 평면성을 채우는 공간, 형태, 움직임에 대한 정교한 다의성을 지닌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정립해 나가면서 화가로서의 위대한 업적을 이뤄왔다.

통영의 고결한 문화적 풍토에서 성장한 전영근 화백은 자신의 소중하고 비밀스러운 ‘상자’로부터 곡마단의 추억을 꺼내기 시작한다.

TV 매체와 영화, 그리고 백남준의 비디오 영상 등이 갖는 평면성 속의 움직임이 끊임없이 교차되며 분열됐다가 뭉치고, 결합과 해체를 반복하며 자신의 삶의 체험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화폭에 담았다.

폴 라이언(화가·미술평론가)은 미국 버지니아 공대 부설 Perspective 갤러리에서 열린 전영근 초대전에서 “단순한 회상이나 향수로서의 대상이 아닌 간직해야 할 이야기들, 알아야 할 것들, 지키고 알리며 재해석하고 인정하는 것”이라며 “흔히 볼 수 있는 회화의 평면성을 탈피한 역동성에 감명받았다”고 격찬했다.

노년의 나이에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전혁림 화백이지만, 전영근 화백은 이번 전시회가 부친 살아 생전 마지막 전시회가 되지 않을까 해서 우려와 걱정 속에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전시회를 앞두고 건강이 많이 나빠진 전혁림 화백은 서울 전시회 오픈식이 있는 28일 주치의를 대동하고 참여할 예정으로, 이번 전시회가 마지막이 될 것인지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회근기자 lee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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