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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칼럼]백두산이 다시 폭발한다면
좌용주(경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경남도민일보-
지난 4월 아이슬란드의 화산 에이야프얄라요쿨이 폭발하여 유럽의 하늘길이 막혔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백두산이 다시 폭발할 것이라는 보도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시 폭발한다는 것은 약 천 년 전(AD 10세기)에 백두산에서 엄청난 화산폭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에 기록된 화산활동의 흔적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화산폭발로 백두산이 주목을 끌어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누구나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듯이 백두산은 화산이다. 그렇기에 백두산 하면 화산 칼데라인 천지 호수를 쉽게 떠올린다. 비교적 먼 거리에서 보는 백두산의 모습은 마치 방패를 엎어 놓은 것 같고, 그래서 방패모양의 화산, 즉 순상화산으로 분류된다. 이 백두산이라는 화산체는 아주 넓은 용암대지인 개마대지 위에 우뚝 솟아있다. 백두산의 모태가 개마대지라고 해도 좋을 것이며, 이 광활한 땅은 지금으로부터 약 280만 년 전 쯤에 엄청난 양의 시커먼 용암이 분출하여 형성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백두산의 몸체는 조금씩 성장했고, 급기야 수천 년 전쯤에 지금의 모습이 거의 완성되었다.
백두산의 '백두'의 의미가 머리가 희다는 것이고 보면, 산의 머리 부분이 백색의 물질로 넓게 덮여있었음을 나타내고, 이는 곧 백색의 화산분출물을 뿜어 낸 화산폭발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역사서의 기록을 찾아보면 백두산은 고대에는 불함산, 도태산, 태백산 등으로 불렸다. 백두산이라는 이름은 <고려사절요> 성종 10년(991년)의 기록에 처음 등장한다. 이 사실은 백두산을 뒤덮은 백색의 화산물질이 적어도 991년 이전에 폭발하여 쌓였음을 의미한다. 대략 천 년 정도 이전의 사건이었다.
2050년 이내 폭발설…시기 앞당겨 예측도
백두산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을 얘기하기 전에 AD 10세기의 폭발을 되짚어 봐야 하는 것은 백두산의 화산폭발을 발해 멸망에 연결시키려는 학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의 AD 10세기의 화산폭발은 발해 멸망 시기, 즉 서기 926년 보다는 적어도 수십 년 정도 나중의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산폭발과 제국의 멸망을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인류 역사에 기록된 화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는 인도네시아의 탐보라와 백두산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 화산들의 활동 주기가 대략 천 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백두산이 천 년 전에 폭발했기 때문에 다시 폭발할 주기가 찾아왔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몇몇 중국학자들은 2050년 이내에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위기설을 계속 주장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폭발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지난 16일 기상청 주최의 '백두산 화산 위기와 대응'이라는 세미나에서 백두산이 5년 이내에 다시 폭발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백두산의 지하에서 마그마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것이다.
지하 마그마 이상 징후 포착, 대비해야
AD 10세기에 일어난 백두산 화산폭발의 규모는 지난 4월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폭발 당시 뿜어낸 화산분출물의 양만 비교해도 에이야프얄라요쿨의 1000 배 이상이나 된다. 백두산이 가까운 장래에 정말로 폭발할 것이냐 그리고 그 규모가 AD 10세기의 폭발 수준이 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백두산 지하에서의 마그마 거동에 이상 징후가 포착된 만큼 폭발에 대한 대비책은 마련해야 한다. 아무리 적은 규모의 폭발이라고 해도 주변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사회적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백두산이 다시 폭발한다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북한,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 역시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백두산 부근에 화산관측소를 운영하여 천지 아래에서의 화산활동의 징후를 계속 관찰하고 있다. 백두산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에 대비하자면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여 자료를 공유하는 등 대책마련에 힘써야 한다. 또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에서의 협력도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좌용주(경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경남도민일보-
지난 4월 아이슬란드의 화산 에이야프얄라요쿨이 폭발하여 유럽의 하늘길이 막혔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백두산이 다시 폭발할 것이라는 보도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시 폭발한다는 것은 약 천 년 전(AD 10세기)에 백두산에서 엄청난 화산폭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에 기록된 화산활동의 흔적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화산폭발로 백두산이 주목을 끌어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누구나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듯이 백두산은 화산이다. 그렇기에 백두산 하면 화산 칼데라인 천지 호수를 쉽게 떠올린다. 비교적 먼 거리에서 보는 백두산의 모습은 마치 방패를 엎어 놓은 것 같고, 그래서 방패모양의 화산, 즉 순상화산으로 분류된다. 이 백두산이라는 화산체는 아주 넓은 용암대지인 개마대지 위에 우뚝 솟아있다. 백두산의 모태가 개마대지라고 해도 좋을 것이며, 이 광활한 땅은 지금으로부터 약 280만 년 전 쯤에 엄청난 양의 시커먼 용암이 분출하여 형성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백두산의 몸체는 조금씩 성장했고, 급기야 수천 년 전쯤에 지금의 모습이 거의 완성되었다.
백두산의 '백두'의 의미가 머리가 희다는 것이고 보면, 산의 머리 부분이 백색의 물질로 넓게 덮여있었음을 나타내고, 이는 곧 백색의 화산분출물을 뿜어 낸 화산폭발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역사서의 기록을 찾아보면 백두산은 고대에는 불함산, 도태산, 태백산 등으로 불렸다. 백두산이라는 이름은 <고려사절요> 성종 10년(991년)의 기록에 처음 등장한다. 이 사실은 백두산을 뒤덮은 백색의 화산물질이 적어도 991년 이전에 폭발하여 쌓였음을 의미한다. 대략 천 년 정도 이전의 사건이었다.
2050년 이내 폭발설…시기 앞당겨 예측도
백두산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을 얘기하기 전에 AD 10세기의 폭발을 되짚어 봐야 하는 것은 백두산의 화산폭발을 발해 멸망에 연결시키려는 학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의 AD 10세기의 화산폭발은 발해 멸망 시기, 즉 서기 926년 보다는 적어도 수십 년 정도 나중의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산폭발과 제국의 멸망을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인류 역사에 기록된 화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는 인도네시아의 탐보라와 백두산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 화산들의 활동 주기가 대략 천 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백두산이 천 년 전에 폭발했기 때문에 다시 폭발할 주기가 찾아왔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몇몇 중국학자들은 2050년 이내에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위기설을 계속 주장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폭발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지난 16일 기상청 주최의 '백두산 화산 위기와 대응'이라는 세미나에서 백두산이 5년 이내에 다시 폭발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백두산의 지하에서 마그마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것이다.
지하 마그마 이상 징후 포착, 대비해야
AD 10세기에 일어난 백두산 화산폭발의 규모는 지난 4월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폭발 당시 뿜어낸 화산분출물의 양만 비교해도 에이야프얄라요쿨의 1000 배 이상이나 된다. 백두산이 가까운 장래에 정말로 폭발할 것이냐 그리고 그 규모가 AD 10세기의 폭발 수준이 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백두산 지하에서의 마그마 거동에 이상 징후가 포착된 만큼 폭발에 대한 대비책은 마련해야 한다. 아무리 적은 규모의 폭발이라고 해도 주변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사회적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백두산이 다시 폭발한다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북한,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 역시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백두산 부근에 화산관측소를 운영하여 천지 아래에서의 화산활동의 징후를 계속 관찰하고 있다. 백두산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에 대비하자면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여 자료를 공유하는 등 대책마련에 힘써야 한다. 또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에서의 협력도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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