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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패배는 영원한 패배?- 이영식(인제대 역사고고학 교수)
공주·부여 ‘백제’, 경주 ‘신라’ 비해 김해 ‘가야’ 뒤질 이유 없어
<경남신문>
지난달 18일 드라마 ‘김수로’가 평균 10.4%(최고 12.3%)의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5월 29일 첫 방송을 시작했던 ‘김수로’는 바로 전에 방영되었던 ‘선덕여왕’의 평균 28.5%(최고 44%)에 비해 너무 많은 차이가 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선덕여왕’이 방영될 때는 가야사 시민강좌임에도, “미실이 역사적 인물이냐” 또는 “복야회는 실제로 있었느냐” 같은 질문이 쏟아지기도 하였으나, ‘김수로’가 방영되는 기간에는 같은 가야사 강좌임에도 드라마에 관련된 질문은 가뭄에 콩 나듯 하였다.
지난 17일 충남 공주와 부여에서 한 달간 개최되었던 ‘2010세계대백제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충청남도의 발표에 따르면 관람객 370만 명, 수입 119억원, 경제파급효과 2400억원을 기록했다 한다.
인제대학교 성인강좌 박물관대학 수강생들과 함께 부여의 회장을 방문하였던 나는 평일임에도 북적거리는 사람들의 무리와 상당 규모를 자랑하는 백제역사문화재현단지를 보고, ‘아~아’ 탄식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지역에서 거행되고 있는 가야축제의 내용과 무대의 규모를 비교하면서 저절로 생긴 한숨이었다.
가야의 역사를 주제로 한 TV드라마가 신라에 밀리고, 가야를 상품으로 만든 축제는 백제에 앞자리를 내주고 있다.
지금부터 약 1500년 전에 가야의 서부지역이 백제에 잠식당하고, 김해의 가락국이 신라에 통합되었던 가야 패배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더구나 경주세계엑스포의 신라밀레니엄파크나 세계대백제전의 백제역사문화재현단지는 현재 김해시에 조성되고 있는 가야역사테마파크에 비해 스케일에서부터 차이가 느껴진다. 분산 정상부의 좁은 터전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가야역사테마파크는 부여나 경주의 그것에 비해 차라리 옹색하기까지 하다.
부여군은 이번 세계대백제전을 계기로, 한 유명업체의 리조트호텔을 유치해 오픈하였다. 경주시의 보문단지가 오래 전부터 성업 중인 것에 비하면 작기는 하나, 남강유등축제의 진주에서 동방호텔이 체면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이고, 겨우 하나 있었던 관광호텔조차 휴업 중인 김해시 같은 경남의 숙박환경에 비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 21~22일 경주의 보문단지에서 G20재무장관회의가 개최됐다. 세계의 눈이 신라의 문화유산과 호텔이라는 관광 인프라에 주목한다.
세계 28개국이 참여했다는 세계대백제전 측도 대규모 호텔 건축계획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백제문화유산의 활용을 통한 관광산업의 육성을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한 번 패배는 영원한 패배인가 하는 자조적인 문구가 되뇌어지고, 우리 경남인은 이렇게 스케일이 작고,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비전도 없는가, 또는 가야사의 전개와 비슷하게 20개 시·군으로 나뉘어 힘이 분산되어 그런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백제의 공주와 부여, 신라의 경주를 포함하는 3개 지역과 김해시의 시세 하나만 비교해 보아도 과거사를 한탄하거나 능력이 없다고 포기할 일은 아니다. 공주시 12만 명에 부여군 8만 명을 합해도 20만 명에 불과하고, 경주시는 27만 명이 채 안 되는 인구이다. 신라 백제의 시·군을 다 합해도 김해시의 50만 명에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김해시의 예산규모는 광역시를 제외하고 4위에 랭크되어, 이들 3개 시·군이 오히려 부러워해야 할 정도이다. 세계대백제전과 백제문화재현단지, 경주엑스포와 신라밀레니엄파크에 가야축제와 관광 인프라의 구축이 뒤져야 할 이유가 없다.
차세대 성장주가 분명한 무공해산업의 문화와 관광에 우리가 얼마나 관심과 의지를 가지느냐의 문제이다. 과연 우리는 또 1500년 전의 패배를 되풀이해야 할 것인가.
이영식(인제대 역사고고학 교수)
공주·부여 ‘백제’, 경주 ‘신라’ 비해 김해 ‘가야’ 뒤질 이유 없어
<경남신문>
지난달 18일 드라마 ‘김수로’가 평균 10.4%(최고 12.3%)의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5월 29일 첫 방송을 시작했던 ‘김수로’는 바로 전에 방영되었던 ‘선덕여왕’의 평균 28.5%(최고 44%)에 비해 너무 많은 차이가 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선덕여왕’이 방영될 때는 가야사 시민강좌임에도, “미실이 역사적 인물이냐” 또는 “복야회는 실제로 있었느냐” 같은 질문이 쏟아지기도 하였으나, ‘김수로’가 방영되는 기간에는 같은 가야사 강좌임에도 드라마에 관련된 질문은 가뭄에 콩 나듯 하였다.
지난 17일 충남 공주와 부여에서 한 달간 개최되었던 ‘2010세계대백제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충청남도의 발표에 따르면 관람객 370만 명, 수입 119억원, 경제파급효과 2400억원을 기록했다 한다.
인제대학교 성인강좌 박물관대학 수강생들과 함께 부여의 회장을 방문하였던 나는 평일임에도 북적거리는 사람들의 무리와 상당 규모를 자랑하는 백제역사문화재현단지를 보고, ‘아~아’ 탄식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지역에서 거행되고 있는 가야축제의 내용과 무대의 규모를 비교하면서 저절로 생긴 한숨이었다.
가야의 역사를 주제로 한 TV드라마가 신라에 밀리고, 가야를 상품으로 만든 축제는 백제에 앞자리를 내주고 있다.
지금부터 약 1500년 전에 가야의 서부지역이 백제에 잠식당하고, 김해의 가락국이 신라에 통합되었던 가야 패배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더구나 경주세계엑스포의 신라밀레니엄파크나 세계대백제전의 백제역사문화재현단지는 현재 김해시에 조성되고 있는 가야역사테마파크에 비해 스케일에서부터 차이가 느껴진다. 분산 정상부의 좁은 터전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가야역사테마파크는 부여나 경주의 그것에 비해 차라리 옹색하기까지 하다.
부여군은 이번 세계대백제전을 계기로, 한 유명업체의 리조트호텔을 유치해 오픈하였다. 경주시의 보문단지가 오래 전부터 성업 중인 것에 비하면 작기는 하나, 남강유등축제의 진주에서 동방호텔이 체면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이고, 겨우 하나 있었던 관광호텔조차 휴업 중인 김해시 같은 경남의 숙박환경에 비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 21~22일 경주의 보문단지에서 G20재무장관회의가 개최됐다. 세계의 눈이 신라의 문화유산과 호텔이라는 관광 인프라에 주목한다.
세계 28개국이 참여했다는 세계대백제전 측도 대규모 호텔 건축계획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백제문화유산의 활용을 통한 관광산업의 육성을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한 번 패배는 영원한 패배인가 하는 자조적인 문구가 되뇌어지고, 우리 경남인은 이렇게 스케일이 작고,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비전도 없는가, 또는 가야사의 전개와 비슷하게 20개 시·군으로 나뉘어 힘이 분산되어 그런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백제의 공주와 부여, 신라의 경주를 포함하는 3개 지역과 김해시의 시세 하나만 비교해 보아도 과거사를 한탄하거나 능력이 없다고 포기할 일은 아니다. 공주시 12만 명에 부여군 8만 명을 합해도 20만 명에 불과하고, 경주시는 27만 명이 채 안 되는 인구이다. 신라 백제의 시·군을 다 합해도 김해시의 50만 명에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김해시의 예산규모는 광역시를 제외하고 4위에 랭크되어, 이들 3개 시·군이 오히려 부러워해야 할 정도이다. 세계대백제전과 백제문화재현단지, 경주엑스포와 신라밀레니엄파크에 가야축제와 관광 인프라의 구축이 뒤져야 할 이유가 없다.
차세대 성장주가 분명한 무공해산업의 문화와 관광에 우리가 얼마나 관심과 의지를 가지느냐의 문제이다. 과연 우리는 또 1500년 전의 패배를 되풀이해야 할 것인가.
이영식(인제대 역사고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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