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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개통 삼랑진∼마산 KTX 일부 구간 타 보니
차창 밖 자동차 손쉽게 추월진영역~창원중앙역 '딱 10분'
좌석수 줄이고 동선 여유KTX-Ⅱ 승객 배려 눈길
파란 머리띠를 두른 흰색 열차가 미끄러지듯이 선로에 들어선다. 날렵하지만 둥글둥글 귀여운 얼굴이다. 'KTX 산천(山川)' 067호. 힘 좋은 한국 토종어 산천어의 이름을 땄다.
다음 달 15일 개통 예정인 삼랑진∼마산 간을 시험운행하는 이 열차를 시승하려고 23일 오전 20여 명의 기자들이 줄을 섰다. 진영역에서 창원역까지 시속 150km 속도로 가는 열차 시승식이다.
KTX-Ⅱ인 이 열차는 20량인 기존 KTX의 절반 수준인 10량짜리다. 기존 KTX가 수익성을 높이려는 구조인 반면, KTX-Ⅱ는 승객 편의 위주라고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영남본부 건설과 문재우 사업총괄팀장이 설명했다. KTX가 20량에 좌석이 935석인 데 비해 KTX-Ⅱ는 10량에 363석이다. 단순 비교해도 104석이 적다. 1인당 공간을 넓히고 동선에도 여유를 줬다는 말이다.
오전 11시 4분 진영역에서 열차가 출발했다. 고속화사업이 진행 중인 2011년까지 최고 속도는 150km/h. 이 속도까지 끌어올리는 데 100초(1분 40초)가 걸린다고 한다
곧 열차는 진영터널을 지나 4분 후 진례역에 도착했다. 문 팀장이 터널 선로구간은 자갈이 아닌 콘크리트라고 설명했다. 콘크리트는 유지 보수할 필요가 없다.
차장 밖 자동차를 손쉽게 추월하면서, 부산 신항만으로 가는 배후철도도 지나 진례고가와 진례터널을 통과했다. 그렇게 창원중앙역에 도착하니 11시 14분. 딱 10분 걸렸다.
진례역과 함께 이번에 신설된 창원중앙역에서는 마산 방향으로 오른쪽으로 국도 25호선과 길상사가, 왼쪽으로 경남도청 별관과 창원대 건물들이 보였다. 역 공정률은 98% 수준으로 마무리 공정만 남았다.
정차역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진영역, 창원중앙역, 창원역, 마산역 정도로 예정돼 있지만 아직 조율 중이다. 철도공단의 한 관계자는 "마산역사에서 창원역사가 보인다"며 창원역 정차 문제를 잠시 언급했다. KTX 취지를 따지자면 정차역 수를 줄여야 하지만 역 주변 상인들을 생각하니 조율이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다시 11시 30분 창원중앙역을 출발한 열차는 신풍터널을 지나자마자 11시 38분 창원역에 들어섰다. 창원역사를 한 번 둘러보는 것으로 이날 시승 행사는 마무리됐다.
정식 명칭 '경전선 복선전철 건설사업'인 이번 사업은 2012년까지 삼랑진에서 진주까지 104km의 단선을 93.9km로 줄여 복선전철(사업비 1조 8124억 원)로 만드는 것이다.
이 중 1단계(9428억 원)로 다음 달 15일 삼랑진에서 마산까지 41.9km를 먼저 개통한다. 이번 개통으로 현재 서울에서 마산까지 427.1km, 4시간 58분 걸리던 것이 401.3km, 3시간으로 1시간 58분 줄어든다. 운행횟수도 주중에 왕복 14회, 주말에 48회로 대폭 늘린다.
고속화사업이 끝나는 2012년부터는 이 구간의 속도가 200∼230km/h 수준까지 오른다. 이렇게 되면 서울에서 마산까지 2시간 30분대가 될 것으로 철도공단은 보고 있다.
경남도민일보-김구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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