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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경남아트페스티벌을 마치며
참여작가 저조…홍보 전략도 없어
2010경남아트페스티벌이 4일간(2~5일)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경남미협 회원전, 경남미술품 경매전, 경남아트페어전을 한자리서 동시에 진행한 경남미술협회의 임원들이야 고생스러웠는지 모르지만 행사 평가를 놓고 본다면 난감하다는 표현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서로 수고했다는 이야기로 좋게 마무리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 행사를 놓고 본다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은 하나 둘이 아닙니다. 미술협회에서 본다면 '악전고투'란 표현을 쓰고 싶겠지만 결과적으로 '주마간산(走馬看山)'전시밖에 되지 못한 행사를 진단합니다.
일단 창원컨벤션센터(CECO)라는 최고의 전람회 장소를 이용해놓고도 썰렁한 관람객을 마주한 작가들의 실망감이 눈빛에 역력합니다.
크게 미술협회에 '전시전략과 판매 전략이 있었느냐'는 의문이 듭니다.
경남미협이 주최한 경남아트페스티벌 전시장 |
미술협회가 시장까지 주도 '모순' 판매 노하우 가진 전문가에 맡겨야
우선 전시전략을 보면, 전시전람회에 박람회 부스를 가져다 놓은 것은 혀를 찰 일입니다. 컨벤션센터 지정업체만을 이용해야한다는 센터 내규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백화점 빈자리에 노점상을 끌어들이는 일이 없듯이 전람회의 박람회 부스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박람회 부스 때문에 조명도 박람회 것을 썼더군요. 작품 분위기의 8할이 조명인데 박람회용 발산 전구가 작품이 아닌 통로를 환히 밝히고 있었습니다.
전시전략의 부재는 빈 부스가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물론 빈 부스는 선정기준도 모호하게 원로작가 몇 명과 기간단체 대표를 맡고 있는 작가들에게 초대작가란 이름으로 무료대여하기도 하였고 심지어 부산, 전남지역의 작가들까지 끌어와 채웠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실망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는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부스를 비운 일입니다. 평균적으로 절반가량의 부스를 비워놓았더군요. 최소한 사람들 출입이 잦은 주말에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아트페어 부스전도 하나의 개인전으로 포함하는 미술인들이 보여준 텅 빈 부스는 작품의 질을 떠나 성의의 문제입니다. 무료대관도 한몫한 대목입니다. 미술인 스스로 자성하지 않으면 고칠 수 없는 부분입니다.
1500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더니 70명의 회원만이 참여한 경남미협 회원전도 문제지만 경남미술품 경매전은 근래 보기 드물게 투찰표를 이용한 서면경매로 전혀 투명성이 담보되지 못한 경매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판매 전략은 더욱 심각합니다. 아트페어가 판매시장임에도 정확하게 얼마나 팔았는지 주최 측이 알고나 있는지 의문입니다. 작품 반입, 반출조차 통제되지 않는 마당에 얼마나 판매되었는지는 추측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판매 전략의 핵심은 홍보입니다. 전시의 생명이 홍보란 것은 일반 작가들도 개인전을 통해 매회 경험하고 있습니다. 부스 이용료를 내고 작품을 건 작가들도 분통을 터트립니다. "홍보가 중요한데 체계적인 전략이 없어 이번 아트페스티벌을 아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며 "좌판만을 펴서는 거래행위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노점 상인들도 아는 것인데…"라며 말끝을 흐립니다.
가깝게 부산지역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를 가더라도 행사 전날 전국의 유명 컬렉터, 화상, 평론가, 기자를 초대해 모시고 즉석에서 작품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현장을 접하게 됩니다. 실제 작품판매는 여기서 결정되며 빨간 딱지를 가장 많이 붙이는 시간입니다. 과연 경남미술협회에서 모셔올 수 있는 컬렉터가 몇 명이나 될지 의문입니다.
문제의 근원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미술인 단체인 미술협회에서 작품 판매에까지 개입하겠다는 발상은 선뜻 이해하기 힘듭니다. 생산자단체에서 판매를 한다는 것에서 모순은 시작되었습니다. 미술협회가 판로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단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농사를 짓는 농부가 중간상인의 이윤에 반발해 직거래를 하겠다고 판매까지 욕심을 부리다가 농사까지 망했다는 이야기는 그림 그리는 작가에게도 적용 가능하겠습니다. 지역의 미술시장을 최전선에서 마주하고 있는 화상(畵商)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작품 판매 전문가를 무시하는 일입니다.
문득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란 말이 떠오릅니다. 이를 아트페어에 적용해 본다면 '아트(art)는 작가에게, 페어(fair)는 화상에게'로 바꿀 수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여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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