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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 포슬린 박물관 짓는게 꿈이죠"

작성자
김철수
작성일
2010.12.21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929
내용

"창원에 포슬린 박물관 짓는게 꿈이죠" 
 
[사람in] 한국 포슬린 & 포크아트협회 이순옥 회장

 

 
'포슬린이나 포크 아트를 아시나요?'.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지에서 취미 공예로 널리 알려져 있는 포슬린과 포크 아트. 한국에선 아직까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다.

포슬린(Porcelain)은 우리말로 '자기'를 뜻한다. 고령토라는 흙으로 만든 백색의 자기다. 이러한 백자 표면에 특수안료로 그림을 그리고 굽는 것을 포슬린페인팅이라고 한다. 포크아트(Fork Art)는 백자에만 그림을 그리는 포슬린페인팅과 달리, 가구를 포함한 모든 생활용품에 그림을 그린다.

흔히 독특하고 예쁜 그림이 그려진 접시나 도자기 등을 연상할 수 있다. 유럽 등지에서 왕족이나 귀족의 취미 공예가 '아트(예술)'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러한 포슬린과 포크아트의 한국 협회가 창원에 있다. 한국 포슬린&포크아트 협회 이순옥 회장이 창원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오전 창원시 중앙동에 있는 협회 사무실을 찾았다. 통유리로 된 사무실에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생활자기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고, 몇몇 수강생들이 포슬린 페인팅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포슬린 매력에 빠져 호주 유학…2006년 자격증 따고 협회 설립

이 회장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접시 파는 가게인줄 알고 들어와서 '얼마에 팔아요?'라고 종종 묻는다"며 웃었다. 이 회장은 "그래도 작품들인데 함부로 팔 수는 없지 않겠냐"며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도 여는데, 한 번도 작품을 판 적은 없다"고 말했다. 포슬린 자기들은 빛을 받아도 전혀 변색하지 않기 때문에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는 가치 있는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그렇게라도 관심을 보여주는 게 고맙다고 했다. 협회 사무실을 1층에 통유리로 보이게 한 것도 포슬린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였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이 회장은 포슬린 페인팅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불과 5~6년 전이고, 활성화한 지는 불과 2~3년 전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애초 포크아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우연히 포슬린을 알게 됐다. 이 회장에게 포슬린은 하면 할수록 매력에 빠져드는 작업이었다.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2002년 호주 유학길에 올라 세계적인 포슬린아티스트를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2006년에는 포슬린 국제자격증도 땄다. 그 해 포슬린&포크아트 협회를 만들어 문화관광부 제65호 허가를 받은 한국예원문화협회 소속으로 등록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에는 청자나 백자처럼 전통도자기가 있다 보니 포슬린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생활과 예술을 접목한 고급 공예취미로 희소성과 예술성으로 점점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포슬린을 배우는 데 그림 실력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며 "주로 여성들이 취미로 많이 시작하는데, 실제로 해보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재밌기 때문에 창업 아이템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4년 만에 전국 25개 지부 생겨…지원 부족에 본회 이전 고민

이 회장은 자신도 그림을 전공하지 않은 평범한 주부였다고 했다. 물론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포슬린 페인팅에 독보적인 존재로, 전국을 돌며 수강생들을 가르치고 포슬린 아티스트를 양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몇 년 만에 전국적으로 협회 소속으로 25개 지부가 만들어졌다. 협회는 각 나라 국제교류전이나 대사관 초청 전시회를 열고, 해마다 창원 성산아트홀에서도 전시회를 연다.

이 회장에게 최근 고민이 생겼다. 창원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 회장이 창원에 있다 보니 협회 본회가 창원에 있고, 전국의 수강생들이 자격증 시험을 치려고 창원으로 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강생들도 늘고 국제 교류도 점점 잦아지다 보니 협회 본회를 서울로 옮기자는 요구들이 많다고 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최종 목표는 포슬린 갤러리 박물관을 짓는 것이라고 했다. 이왕이면 고향인 창원 근처에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창원에는 문화정책이나 문화공간에 대한 여건이 안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전시회 때문에 외국이나 다른 지역에서 손님들이 창원에 오면 소개할 만한 곳이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 회장은 "누가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창원이라고 말하는데, 도시의 특색이 없다 보니 길 잘 닦아 놨으니 놀러 오라는 대답밖에 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창원시가 예산 지원은 아니더라도 지역의 문화공간이나 문화활동에 조그마한 관심이나 성의를 느끼게 해줘야 하는데 아예 관심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화정책에 소외돼 있는 저 같은 사람은 지역에 남아 있고 싶어도 보따리를 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창원에 포슬린 박물관 짓는게 꿈이죠"


[경남도민일보] 정봉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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