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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켓 발행인 “이것이 로도스다. 뛰어라!” - 아시아 투어展 을 위해 내한 방문 한 ‘디터 폰 그라펜리드’와의 대담
- 작성일
- 201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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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켓 발행인 “이것이 로도스다. 뛰어라!”
아시아 투어展 을 위해 내한 방문 한 ‘디터 폰 그라펜리드’와의 대담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진 기자]
잡지
Q. 한국은 몇 번 방문했나요?
“한국은 두 번 방문했어요.”
Q. 한국의 발전 방향은 어떻게 될 거라고 보세요?
“한국인들이 컨템퍼러리 아트에 대한 관심이 많기에 감히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한국미술에 대해 배우고 싶은 입장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Q. 전시를 볼 때 주의할 점이나 추천할 만한 점이 있나요?
"이번 전시의 중요함은 다양함과 방대함입니다. 여기에는 모던 시대의 거장들과 잘 알려지지 않은 신예들이 한꺼번에 전시되고 있어, 그들을 탐험하고 체험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마지막 방에 가면 '이것이 로도스다. 뛰어라'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처럼 개인이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로도스’. 이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솝우화가 하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나는 멀리뛰기의 명인이야. 로도스 섬에서는 누구보다 멀리 뛰었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았으니 증인이 되어줄 사람도 많아.” “정말? 그럼,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봐!”
물론 거기는 로도스가 아니었다. 이 문구는 ‘로도스라면 뛸 수 있다’는 궤변을 멋지게 비꼬았던 이야기다. 반면 또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개인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된다. 행동력이 밑바탕 되지 않는 자아비판은 그저 자위일 뿐이다.
전시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파켓이라는 잡지가 나오게 된 과정이 궁금해 졌다.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잡지를 만든다는, 그 독특한 프로세스에 대해 좀 더 물어보았다.
Q. 파켓 잡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파켓 잡지는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 지나요?
“처음에는 에디터와 아티스트가 협업을 해서 글 쓰는 사람을 찾는 게 첫 번째 스텝입니다. 미술에 대해 글을 쓰는 게 어려운데 현대 미술은 더 어려워요. 아직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글 쓰는 사람을 찾는데 주력을 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이런 정립되지 않은 시대이기에 밤에 있다가 아침에 없어지는 게 아닌, 계속 갈 수 있는 것을 쓰는 게 중요해요.”
“그다음에는 작가들과 토론을 합니다.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규격은 정해지지 않았고 매번 다른 방식으로 하지요. 거의 2~4개월이 걸립니다. 그 다음으로 이미지와 텍스트 골라요. 작가가 이미지를 고르고 레이아웃을 합니다.”
Q. 기존 작품과 함께 들어가는 건가요?
“협업에 의한 작품뿐 아니라 작가의 모든 작품집을 통해서 10~15편을 선정해요. 텍스트당 이미지가 들어가고, 모든 작품 중에서 15개쯤을 선별합니다.”
Q. 1년에 8번의 프로젝트를 한다고 했는데 한 번에 한명의 작가만 하는
건가요? 아니면 여러 명을 선정하나요?
“1년에 8명의 작가가 나오는 거예요. 작품까지 해서요.”
Q. 그리고 출판 뿐 아니라 작품까지 내는 방식을 고수하시는데요. 어떤 의도로 작품을 내는 건가요?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작가에 대해 쓰는 게 아니라 작가와 함께 일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이런 것들의 상징으로써 작품까지 하게 됩니다. 특별한 법칙은 없어요.”
Q. 작가를 선정하는 프로세스는?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에요. 한·두 명과 계속해서 할 수도 있고 신예 작가들을 고르기도 하는데, 지금 바로 나온 신예작가는 선정 안합니다. 고르기도 어렵고 그 분들이 작품을 계속할지 여부를 모르기 때문에, 작가 자체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Q. 에디션 소개할 때 가격도 나와 있는데 판매도 하는 건가요?
“성공적으로 한 다음에 돌아보면 재미있는 게 많습니다. 몇몇의 작품들은 처음에는 독자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팔수 있었는데,(지금 전시된 것은 거의 다 판매가 된 것이고)파켓에 소속된 게 아니라 콜렉션에서 하는 것이므로 누구의 소유는 아니에요.”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여기 있는 건 아시아 투어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것이에요. 일본에서 시작 되서 아시아 투어를 했어요. 텀이 있으면 싱가폴에 저장을 해 두는 식이지요.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저장고에 있는 시간이 없이 진행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말을 마치기 무섭게 옆에 앉아 있던 콜렉터가 말을 받았다.
“저는 미술작품 콜렉터입니다. 파켓이 신생되면서부터 함께 했죠. 20년 전에 신생된 파켓의 역사를 돌아보면 현재 거장이 된 작가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렇게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파켓은 꾸벅 인사를 하고 저 쪽으로 사라져갔다. 그의 훤칠한 키만큼이나 그의 생각도 크게 열려 있었다. 그는 현대미술에 대해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는 몇 안 되는 ‘예술가 아닌’ 발행인이었다.
또 현대 미술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를 택하고 있는 역사의 산 증이이었다. 그가 기록하는 이 시대 최고의 현대 미술가들을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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