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센터 어린이강좌 폐지 논란

도내 한 백화점 문화센터에 붙은 유아강좌 폐강 공고.

주부 이수영(37·창원시) 씨는 5월부터 두 아이가 다니던 백화점 문화센터 예체능 강좌가 폐지된다는 소식에 걱정이 앞선다. 발레와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월 3만~4만 원의 수강료를 내고 문화센터에 보냈는데, 강좌가 없어지면 비싼 학원에 등록하거나 공부를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청소년 강좌가 개정된 학원법에 의해 금지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개정된 학원법에 따라, 만 3세부터 고등학생까지는 반드시 학원으로 등록된 곳에서만 교습이 가능하다. 도교육청은 유아 대상 강좌는 오는 5월 31일까지, 청소년 대상 강좌는 10월 25일까지 행정처분 유예기간을 뒀으며, 그 이후부터는 본격 단속을 한다.

도내 평생교육시설로 신고된 시설은 총 35곳이며, 강좌는 568개, 수강생 수는 1만6000여 명에 달한다.

도내 유통업체 문화센터들이 개정 학원법에 따라 어린이 강좌 폐지를 공지하면서, 이곳에 아이를 맡겼던 주부들이 반발하고 있다.

당장 배우던 교습을 그만둬야 하는 데다, 예체능 학원비가 문화센터 수강료에 비해 2~3배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 문화센터 관계자는 “10년 넘게 아이들을 보내며 다양한 예체능이나 공부를 시키는 주부들도 많은데, 강좌가 없어진다고 하니 항의하는 분들이 많다”며 “법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백화점에서도 어쩔 수가 없고, 문화센터가 수익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개·보수를 통해 학원으로 바꾸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문화센터 강사들 역시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이 앞선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문화센터 강사 양모(29)씨는 “문화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수업이 절반 넘게 사라지면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며 “문화센터의 장점이 어린 아이들이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강좌를 통해 적성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인데, 법에만 얽매여서 일을 추진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법은 2010년부터 시행 중이며, 행정처분 유예기간을 오는 5월, 10월까지 준 것이기 때문에 현재 운영하고 있는 문화센터 강좌도 엄연히 따지면 모두 불법”이라며 “아이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교습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법이기 때문에 혼돈이 있더라도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고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