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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백 창원문화원장 vs 김정대 경남대 교수
▲박동백 창원문화원장
박동백 창원문화원장은 조선시대 고지도에 ‘산(山)’자가 붙은 것은 대략 해발 400m 이상일 때라며 고지도에 나오는 ‘봉림산’ 표기는 바로 지금의 정병산이 맞다고 주장한다. 창원컨트리클럽이 있는 야산은 해발 290m로 정식 명칭을 지닐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해발 380m 정도의 ‘반룡산(盤龍山·팔룡산)’이 고지도에 나오는 것은 독립된 산이기에 올려져 있다고 설명한다.
김정대 교수는 일제시대 이전부터 정병산이 등장하는 역사자료를 제시했다. 노경종 선생의 묘비명, 노재수 선생의 봉산초당기(鳳山草堂記), 가락왕릉기, 김재정 선생의 한시 등에서 정병산이 나온다.
박 원장은 이에 대해 “김 교수가 주장하는 가락왕릉기는 정사가 아니다. 산 이름은 확실한 역사지리서에 나오는 것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김 교수가 제시한 근거는 문학적 분석 자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용지(龍池)’가 지금의 창원시청 뒤 용지호수라는 김 교수의 주장에 대해 박 원장은 “예전의 못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풍부한 곳에 조성했다”면서 천선제나 자여제, 불모산못 등을 예로 들었다. 즉 용추계곡에서 내려오는 끝 지점에 용지가 있었지, 마을 중간에 못을 만들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전단산은 부동(府東) 25리 지점’이라는 근거로 이를 대암산으로 본 박 원장의 주장에 대해 김 교수가 대암산은 부를 기준으로 남쪽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박 원장은 “대암산은 용지봉을 기점으로 동으로 낙동강까지 연이어진 산으로 창원도호부(오늘날 창원초등학교) 쪽에서 보면 동에 있다고 한 옛 역사지리학자들의 말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정대 경남대 교수
김정대 경남대 교수는 전통 지리서에 500m도 되지 않는 숱한 산들이 ‘산’ 이름을 달고 등장한다고 반박한다. 김 교수는 경주의 선도산(381m), 명활산(268m), 낭산(108m)은 높지 않거나 낮은 산인데도 지리서에 나온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전통 지리서에 등장하는 산은 우선 높아야 하지만 역사적인 가치가 있을 때는 높이와 상관없이 등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봉림산은 높지 않지만 통일신라시대 구산선문의 하나였던 봉림사(鳳林寺)가 있었기 때문에 지리서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고 봤다.
김 교수는 박 원장의 전단산이 지금의 대암산이라는 주장에 모순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창원읍지에서 전단산 뒤에 ‘우곡사(牛谷寺)’와 ‘자여도(自如道)’라는 곳이 있다. 김 교수는 “박 원장 주장처럼 전단산이 대암산이라면 우곡사와 자여도가 대암산 너머 김해 진례에 있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김 교수는 또 전단산이 창원대 뒷산임을 잘 보여주고 있는 근거로 ‘여지도서’의 김해부지도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김해 하계리 쪽에 전단산이 있는데, 이는 오늘날 진영읍의 일부로 창원대 뒷산이 전단산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대암산은 ‘용제봉’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다”며 전단산과 대암산이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고향은 창원대 본관이 있는 옛 ‘상촌(웃안골)’이라며 이곳은 김해 김씨 단산공파 집성촌이라고 소개했다. ‘단산공파’의 ‘단산’은 전단산에서 전자를 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학수 기자 leeh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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