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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국제음악재단 설립과 운영을 두고 MBC경남이 이를 정면 비판하고 나서 배경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C경남은 지난 4일 '통영국제음악재단 설립과 조직 음악당 운영 관련 MBC경남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통영국제음악당 완공을 앞두고 지금까지 음악당과 국제음악재단 조직과 운영에 관한 준비를 주도해 온 통영시장과 통영시의 비상식적이고도 비효율적인 발상과 독선,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후속 조치에 대한 독단에 심히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통영시는 음악당을 안정적으로 관리·운영하고자 '통영국제음악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영국제음악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지난달 31일 통영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재단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통영국제음악당을 비롯해 통영국제음악제, 시민문화회관, 윤이상기념공원,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을 통합 운영하게 된다.
조직은 시장을 당연직으로 하는 이사장과 국제위원회 이사를 겸직하는 2명의 부이사장, 대표(CEO) 등 1대표 2부 7개팀에 36명으로 구성된다.
신규 채용 인력은 11명이며 한해 평균 소요예산은 48억 원으로 책정했다.
지역언론사인 MBC경남이 통영국제음악재단 설립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선 건 통영국제음악제와 관련 지난 13년간 통영시와 맺은 파트너십 때문으로 보인다.
MBC경남은 통영국제음악제의 태동과 탄생 그리고 성장을 주도해 왔다. 음악제 주관사 및 주관 방송사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음악제를 매개로 윤이상, 박경리, 유치환, 전혁림, 김춘수 등 통영이 배출한 예술인들을 집중 조명해 왔다.
MBC경남은 먼저 기존 재단법인 통영국제음악제를 해산해 통영국제음악재단에 축소·흡수하는 데 대한 반대를 명확히 했다.
MBC경남은 "기존 재단법인 통영국제음악제는 2002년 문화관광부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았는데, 이는 음악제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는 지자체의 부당한 통제나 정치적 논리를 벗어나기 위한 선진적인 장치였다"며 "당시 재단 창립기금 5000만 원은 전액 마산MBC가 출연했으며, 명망 있는 인사들로 이사진을 구성했다. 따라서 기금을 전혀 출연하지 않은 통영시나 시장이 재단의 명운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자격이 없다"고 못박았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임원과 조직 구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시장 중심이고 관 주도의 후진적인 구도"라며 "업무상 비효율이 상징인 역삼각형 구조로서 이미 통영시의회에서 집중적으로 지적한 대로 집행부가 독단적으로 재단을 운영할 우려가 높다"고 비판했다.
MBC경남과 맺은 지난 13년 간의 파트너십 붕괴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MBC경남은 "통영국제음악제 명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통영국제음악재단 설립과 운영에 관해 지역민과 예술단체, 전문가 등 공연장 운영자·사용자와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공청회나 정책토론회 같은 것이 전혀 없던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 13년 동안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해 온 MBC경남의 참여마저 배제했고, 사전이나 사후 논의 내용을 통보해 준 적도 없다. 따라서 통영시가 갈등과 대립을 스스로 자초했음을 명확히 해 둔다"고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통영국제음악당 개관 기념 공연으로 정해진 KBS <열린음악회>에 대해서도 "MBC경남은 주최·주관 약정에 따라 통영국제음악제의 모든 콘텐츠에 대해 재산권을 가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통영시가 경쟁사 서울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 개관 기념 공연 프로그램을 유치하겠다고 부탁한 사실은 사업 파트너에 대한 몰염치의 극치로 보인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열린음악회>는 순수클래식 프로그램이 아닌 데다 대중음악에 반주만 오케스트라가 하는 프로그램으로 김동진 시장의 '통영국제음악당을 명품클래식 홀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호언장담과 거리가 멀다"고도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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