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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통합창원시가 만 3년을 맞이했다. ‘폐치담론(廢置談論)’이 급속히 확산되고 옛 창원과 마산, 진해 주민은 소지역주의에 빠져들고 있다. 민의의 전당에는 ‘폐지법률안’이 등장했다.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할 지방의원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대화도 없다. 심하게 표현하면 적군에 가깝다. 급기야 민주의 성지에 ‘마산 분리 궐기대회’가 개최됐다. “통합명분 사라졌다” “마산은 명칭, 청사, 야구장도 다 빼앗겼다.” 우중에 화형식이 그것도 성황리에 거행되었다. 한마디로 “째자”는 얘기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어찌해야 할까. 지난 3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인구는 110만, 지역내 총생산은 30조4005억 원, 기업체 4109개, 근로자 12만4000명, 무역수지흑자는 150억 달러로 늘었다. 또한 지역별 균형발전과 재정이 튼실해졌다. 이 숫자만 보면 그야말로 통합은 환상적이다. 그러나 최근의 여론조사(창원시 자체 발표)에 의하면 주민이 느끼는 통합의 만족도는 다르게 나타났다. 통합시 이후의 변화가 긍정적이다(32.0%), 통합이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37.1%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시민들은 모세혈관처럼 촘촘한 통합의 편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정치와 행정은 앞질러 가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이 점이 문제이다. 여기에 행정과 정치는 지혜를 모아야 되지 않을까. 주민에게는 그야말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지금이라도 미래 100년을 내다보고 통합창원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그리고 시민에게 충언을 드리고자 한다. 먼저, 중앙정부는 정권과 지역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적 차원에서 조정과 지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 행·재정 운영에 중립성을 부여하고, 차등분권을 실현시켜야 한다. 여기에 지역 국회의원의 통 큰 역할이 기대된다. 일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직통시’나 ‘대도시특례시’도 좋은 방법이다. 일본의 통합도시의 사무특례제도도 좋은 방안이 아닐까. 둘째, 지방정부의 역할이다. 주민 서비스 고도화와 다양화 및 행·재정 효율화 등 통합의 이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솔직히 제시하고 주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또한 주민 개개인에게 어떠한 편익과 서비스를 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행정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다음은, 통합청사 문제이다. 여기에 통합시의 운명이 달려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문제의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양보와 협조가 답이다. 일본의 유후시는 3개 지역이 통합했지만 신청사 위치 결정으로 분열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결국 쌍방양보로 ‘분청사(分廳舍)’방식을 채택했다. 창원시도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시민의 역할이다. 이제는 엘리트와 민주인사, 전문 관료가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지났다. 시민의 힘으로 통치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통합시민의 중지(衆智)를 모아야 한다. 결국 창원시의 운명은 시민의 손에 달려있다. ‘일곱 번 개고 천을 째라’는 속담이 있다. 무슨 일이든 낭패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하여 행동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일본 헤이세이 대통합의 선례를 보더라도 통합의 성과는 최소 10~15년이 지나야 나타난다. 지금 창원시가 겪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110만 창원시민에게 경종을 울리는 금언(金言)이 아닐는가. 안소동(전 보건복지부 장관정책보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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