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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진 경남메세나협의회 신임 전무 인터뷰…지자체 돌며 지원 독려
한동진(50) 경남메세나협의회 신임 전무가 정치 인생 20년을 문화 행정에 쏟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11일 경남은행 창원영업부(창원시 성산구) 3층 경남메세나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한 전무는 "책임감부터 느낀다. 개인적으로 메세나 활동에 대해 잘 모른다. 문화예술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온 사람이면 부담이 덜했을 텐데, 메세나 이름 정도만 들어본 터였다"면서 "하지만 내 역할을 잘 안다. 경남메세나협의회의 살림살이를 신경 써야 한다. 부족한 예산부터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에 가깝다.
미국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국회에서 인턴 활동을 시작해 국회의원 비서관·보좌관을 지냈다. 지난 2002년 7대 경남도의원에 당선됐고 올해 6월 지방선거 때 홍준표 현 도지사를 도왔다.
정치와 행정 쪽에 인맥을 두루 갖춘 한 전무는 앞으로 경남메세나협의회 사무국의 대외 업무를 도맡는다.
최재호(무학 회장) 경남메세나협의회 회장은 지난 6월 사무국을 새로 꾸릴 때 경남도와 '사이좋게 어울리는' 전무를 찾았다. 인사 핵심 원칙은 '전문성'이라면서, 문화 소양이 깊은 본부장이 회원사 관리와 내부 업무를 총괄하고 문화계와 행정을 꿰뚫는 전무가 도 예산 확보 등 대외 활동에 전념하는 구조를 꾀했다.
한 전무는 "예산을 분석해보니 경남메세나협의회가 예술 단체를 후원하는 금액은 한 해 7억 원 정도"라며 "하지만 사무국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협의회가 도로부터 지원받는 금액은 연간 7억 5000만 원이다. 이 중 6억 원은 예술단체 지원금으로 쓰고 1억 5000만 원은 각종 행사와 결연식, 찾아가는 메세나 등 사무국 운영비로 사용한다. 적지 않은 예산이다. 여기에다 회원사 205곳의 회비 1억 원이 들어온다. 회원사별로 연간 200만~1000만 원을 부담하고 있다.
특히 기업과 메세나가 1대 1 비율로 부담해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매칭'(matching)이 어렵다.
"메세나 사무국은 기업 한 곳과 예술단체 한 곳을 매칭해 지원한다. 2008년 29곳에서 시작해 지난해 103곳을 연결했다. 매칭하는 기업과 예술단체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1대 1 매칭이 안 된다. 기업이 단체에 100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나서면 메세나도 1000만 원을 지원해야 하지만 예산이 부족하다. 경남도로부터 받은 예산을 쓰는 것인데 기업이 낸 지원금의 70~80%밖에 하지 못한다."
한 전무는 내년부터 국비와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명 '메세나법'으로 불리는 이 법률은 지난 7월 29일 시행됐다.
정부는 문화예술 후원 관련 업무를 하는 비영리법인이나 단체를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로 인증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간 경남메세나협의회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경남도 예산만 지원받아왔다. 각 시·군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법률 근거가 딱히 없었다.
한 전무는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시·군 순방을 시작했다. 시·군들이 다음 달부터 내년도 예산을 고민할 것이다. 메세나 쪽으로 끌어와야 한다. '밀당'이 필요한 시점이다. 바뀐 법률 내용도 알리고, 사무국이 지원하는 다양한 지역문화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재호표' 경남메세나협의회는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원사를 앞다퉈 늘리기보다 내실 있는 문화사업을 추진한다는 기조다. 공연 등에 편중했던 지원도 다양한 장르로 넓힌다.
한 전무는 "최 회장은 메세나 활동을 통해 기업이 경제적으로 나아지길 바란다. 문화예술의 영향력도 커지길 희망한다. 창원 중심인 메세나를 시·군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경남도뿐 아니라 각 시·군 지자체와 대학도 메세나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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