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 행정타운 조성 지방채 발행 제동

"미확정 공공기관 이전 놓고 부적절"vs"용역비도 지출돼"팽팽

거제시가 경찰서 등 지역 내 분산된 관공서를 옥포동 일대에 집중시키는 행정타운 조성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거제시의회는 지난 13일 제172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상임위를 열고 거제시가 상정한 '지방채발행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이날 표결은 소속 위원 8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4명, 반대 4명이 나와 가부동수 부결원칙에 따라 부결됐다.

이날 상임위에서는 확정도 안 된 공공기관 이전을 두고 시가 나서 지방채까지 발행해 사업을 추진하는 게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위원 간에 찬반토론이 벌어졌다.

특히 반대 위원들은 행정타운 조성사업 시행자에게 사실상 석산개발 이권을 주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찬성 쪽 위원들은 "이미 행정타운 조성을 위한 용역비까지 지출된 마당에 사업 추진을 위한 지방채 발행은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타운 조성사업은 거제시 옥포동 산 177-3일대 9만 6847㎡를 개발해 경찰서·소방서 등을 이전하는 사업이다.

시는 총 사업비를 토지보상비 85억 원, 부지조성비 285억 원으로 예상했다.

시는 토지매입비 85억 원 중 50억 원을 우선 지방채로 확보하기로 계획하고 이번 임시회에 상정한 것이다.

그동안 지역에서는 국가기관의 청사 이전을 위해 지자체가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거제시는 부지를 먼저 마련하고 사업이 준공되는 시점에 토지를 교환하는 방식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리고 교환된 기존 경찰서 및 소방서 부지는 공공용지로 지역 주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었다.

지방채는 자금조달을 위해 금전차입으로 부담하는 채무로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며 원금을 갚아나가는 대출의 개념이다.

시는 지역개발기금에서 연리 3.5％ 거치 5년 상환 조건으로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나머지 235억 원 상당의 소요 예산은 사업부지에서 나오는 토석을 판매해 충당키로 시는 계획했다. 거제시는 부지조성 과정에서 나오는 토석의 가치가 최소 200억 원 이상으로 사업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복안이다.

한편, 행정타운은 권민호 현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거제경찰서와 소방서 등이 이전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